뽐뿌

독서/e-book 입니다.

책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입니다.
<밴드 오브 드래곤스>제1화..이무기(2)
분류: 자작글
이름: 이카루스2


등록일: 2019-05-16 04:42
조회수: 129 / 추천수: 0





<밴드 오브 드래곤스>

1..이무기(2)

 

그는 학교 옆에 딸린 창고에서 책상을 고치고 있었다.

삐그덕 거리고 높이가 맞지 않는 책상과 의자를 톱으로 자르고 망치로

두들겼다.

나무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저씨, 민둥산에 안 가세요?”

아저씨는 망치질을 하다말고 나를 흘깃 쳐다봤다.

아이가 볼만한 광경은 아니지.”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사람들이..? ? 이무기를 죽이나요?”

아저씨는 잠시 땅을 내려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이무기를 묻은곳을 100일 후에 파보면 황금이 나온단다.”

금이요..?”

그래...”

아저씨는 잠시 일손을 놓고 빗줄기가 점점 세지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김씨 아저씨.

학교에서는 아저씨의 이름을 몰라 다들 김씨 아저씨라 불렀다.

김씨 아저씨는 수위이며 소사였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학교 옆에 딸린 관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학교의 이것저것을 고치고 쓸고 닦았다.

보거라. 저 번개를 타고 용이 오르는 모습을..”

아저씨는 가늘게 눈을 치뜨며 내게 말했다.

커다란 하얀 빛줄기 하나가 검은 구름을 뚫고 하늘에서 땅으로 꽂히고 있었다.

정말 용이 번개를 타고 하늘로 오른다 말인가?

내 눈에는 그저 하얀 번개만이 보일 뿐이었다.

. 나가자. 이무기가 용이 돼서 하늘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마.”

아저씨는 손을 털더니 나와 함께 운동장으로 나섰다.

빗줄기가 쏴아..쏴아 소리를 내며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썼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금방 흠뻑 젖고 말았다.

운동장의 한 가운데에 서서 아저씨는 땅을 노려보며 무언가를 읊조리기 시작했다.

칼 아르..칼 하트..가이아의 숨이여 모습을 보여다오.”

아저씨의 손목에는 굵은 황금 팔찌가 차여 있었고 삼각형 두 개가 거꾸로 포개진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황토색 땅이 크게 일렁였다.

흙탕물이 튀는 땅을 가르며 무언가가 꿈틀거렸다.

커다란 뱀이었다.

전에 봤던 아나콘다같은 거대한 뱀이 요동을 치며 땅에서 솟아 나오기 시작했다. 뱀은 점차 딱딱한 비늘로 몸을 감싸면서 머리에 뿔이 나기 시작했다.

다리가 네 개 달렸는데 앞쪽은 컸지만 뒤에 달린 발은 작았다.

순간 어마어마한 번개가 땅으로 내리 꽂혔다.

용이 번개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사라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거짓말처럼.

비는 여전히 내렸고 아저씨와 나는 말이 없었다.

우리는 창고로 돌아와 마른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

도대체..이 아저씨는 정체가 뭘까?

아저씨는 다시금 망치를 들고 책상을 두들겼다.

놀랐는냐? 용을 보니..”

그럼요..전 처음봐요. .”

그렇지. 용을 직접본 사람은 잘 없지.”

민둥산에서 와아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저씨는 얼굴을 찌푸렸다.

황금이..용을 죽이는구나.”

용이 아니라 뱀이던데요..?”

그렇긴 하지..하지만 그냥 나두면 용이 돼서 하늘로 올라 갈텐데..”

아쉬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저씨를 뒤로 하고 민둥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굵은 빗줄기 사이로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커다란 뱀이 여기저기 피를 흘리고 뉘어져 있었다.

한 쪽에는 벌써 구덩이를 파고 묻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장씨 아저씨가 침을 퉤뱉으며 말했다.

봤지. 오늘도 내가 놈의 숨통을 끊는것을!”

그래..그래..장씨가 제일 수고했어.”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장씨를 칭찬했다.

장씨는 흐믓한 표정으로 뱀을 내려다 봤다.

+++

 

가을이 왔다.

고추 잠자리가 맴을 돌더니 가만가만 날아올랐다.

장마도 그치고 마을은 평온을 되찾았다.

봄부터 지붕을 수리하느라 부산을 떨더니, 가을이 오자 다시금 겨울을 대비해

이곳저곳 수리가 한창이다.

숲에는 한 창 도토리며 밤이 뚝뚝 떨어졌다.

달이 밝은 밤이었다.

은밀한 소근거림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수확의 계절이었다.

사람들이 손마다 랜턴을 들고 민둥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조용히 집을 빠져나온 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쁜 표정이 숨겨지질 않았다.

들뜬 표정이 역력한 얼굴로 다들 흥분한 모습이었다.

등에는 배낭을 메고 손에는 가방을 쥐었다.

달이 밝아 랜턴도 필요없었다.

거칠 것 없는 민둥산을 오르자 학교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도인이 한 곳을 가리켰다.

땅에는 나무로 된 표지가 하나 있었다.

사람들이 삽이며 곡괭이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차츰 땅이 파헤쳐지자 사람들이 마른 침을 꿀꺽꿀꺽 삼키기 시작했다.

달빛에 노란 빛이 눈에 띄었다.

정말 금이었다.

뱀의 몸통만큼 커다란 금이 주먹만한 덩어리로 땅속에 뉘어져 있었다.

도인이 나섰다.

. . 욕심내지 말고 분배하자구.”

도인은 희끗한 백발에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머리는 희었지만 의외로 얼굴은 젊었다.

장씨가 제일 수고했고, 다친 사람들은 좀 더 주고.”

떡두꺼비 여자가 말을 받았다.

. 여기만 있는것도 아니고.”

도인이 금을 분배했고, 사람들은 그저 기쁜 마음으로 손을 내밀었다.

그날 밤. 다섯군데를 파고 모두의 배낭과 가방에..손에 금을 가득 담고 쥐었다.

마을은 기쁨에 들떠 환희에 휩싸였다.

검은색 스타렉스가 동네에 모습이 보였고, 키가 크고 험상궂은 사내들이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파라솔을 피고 입간판을 내걸었다.

<금 삽니다>

금은 시세의 반 값에 팔렸다.

출처를 알수 없는 금이기에 사람들은 토를 달지 않았다.

그저 기쁜 마음에 금을 팔았고, 장을 보았다.

집집마다 새로 살림살이를 장만하고, 고기를 볶고 과일을 베어 물었다.

<파산,회생>의 전단지가 모습을 감췄고, <,적금 특판>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람들의 입에서 금리가 더좋네, 수익률이 더 높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장씨 아저씨는 낡은 트럭을 팔고 삐까뻔쩍한 외제차를 뽑았다.

철물점의 간판이 바뀌었다. <용 사냥꾼>

사람들은 우리 마을을 <용마을>이라고 불렀다.

계절은 겨울을 지나고 봄이 왔다.

그리고, 조금 있으면 장마가 진다.

마을은 이상한 기대감으로 흥분하기 시작했다.

구름이 검어질수록 사람들은 기뻐했다.

드디어, 여름이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된 여름 말이다.

본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2019-05-16 04:58:07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1회)


[ 주소복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book&no=8449 ]

추천 0

다른 의견 0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댓글은 삼가주세요. (이미지 넣을 땐 미리 보기를 해주세요.)
직접적인 욕설 및 인격모독성 발언을 할 경우 제재가 될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이모티콘  다른의견   익명요구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