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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강북5산종주 산행기 입니다 (사진 없어요) 34
분류: 산행후기
이름: 칼데라


등록일: 2018-11-09 00:01
조회수: 1160 / 추천수: 27





등포 분들 안녕하세요. 그간 눈팅만 해오다 11/2~3일 참석했던 종주 후기 올려 봅니다.
 
우선 많은 인원의 장거리 야간산행에 처음 참석하는 사람도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신 조리퐁님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몇몇 분들이 실감나게 산행기 올려 주셔서 머릿속에 잘 그려지셨을 텐데 쓰다보니 쓸데없이 글만 늘어져 앞서 올려주신 분들처럼 재미는 없습니다.
주관적 경험 위주라 두서 없지만 요 며칠 올라오는 후기에 참석의지를 다짐하고 계시는 초보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된다면 제가 받았던 도움에 미약한 보답이 될까 부족한 산행기 올려봅니다.


0. 불안했던 출발
 본래 계획은 장시간 이동 간 굳었을 몸을 풀기 위해 조금 일찍 역에 도착해 버스대신 도보로 이동해 먼저 오신 분들과 안면도 틀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전날 먹은 게 문제가 됐는지 오전에 화장실을 들락거렸는데 출발 몇 시간 전부터 좀 긴장되더니 산행 생각해 이날 자극적인 걸 먹지 않았는데 출발 시간 즈음해 또 세 번 들락거립니다. 속은 비웠지만 출발도 늦었는데 직전 차편도 놓쳐 버스타도 10분 정도 늦을 것 같았습니다. 공릉역 도착 후 버스에 오르면서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의 솜잠바 입은 분이 먼저 타는 걸 봤는데 나중에 보니 조리퐁님 이시더라고요. 그땐 도착시간 저울질하며 내릴 곳 찾느라 정신없어 당황하다가 한 정거장 먼저 내립니다. 초면인데 다들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실 생각하며 오르막 뛰었더니 땀이 많이 납니다. 좀 지체된 시간 전체인원이 모여 간단인사 및 단체사진 찍고 출발했습니다. 출발이 매끄럽지 못해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경험 많으신 선배님 뒤따라 등산 시작하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등산 경력이 일천하기에 준비물 실수나 부주의, 야간산행으로 인한 제약, 단체 산행의 장단점은 뭘지 생각하며 누적되는 거리간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일반 안내산악회처럼 챙겨드리지는 못합니다' 라고 하셔서 어떤 분위기일까 했는데 예상한 정도였습니다.
비교적 많은 인원이 야간에 움직이고 출발 1분 전 같은 신호없이 자연스럽게 진행하기에 신발 끈 풀고 쉴 정도의 여유는 야간에 없었습니다. 휴식 간 물이나 행동식 먹든가 다리 좀 털고 신발끈 고쳐 매면 다음 휴식 장소까지 줄 지어 이동하므로 오버페이스나 부상에 주의하며 대열 유지에 신경씁니다.
러쎌님 후기에 언급하셨듯 단체산행에서는 개인행동이 아무래도 제약되니 행동식이나 물, 끈조절 등 산행간 불필요한 움직임은 최소화 되도록 준비하는 게 좋겠습니다.

 
0. 복장
풍속(2m/s 미만) 강수확률(5%미만) 보니 기상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데 새벽 최저기온(1도)과 익일 한낮 기온(14도) 차이가 좀 있어서 얇은 티, 운행 간 추우면 걸칠 얇은자켓, 보온자켓에 바람막이에
한번 입으면 조절 힘든 바지는 고민 좀 합니다.
통기성이 커 새벽에 추울 것과 방풍성이 커 낮에 더울 것 같은 것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바람이 없었지만 0도 가까우니 땀흘리고 쉴 때 한기가 들것 같아 후자를 골랐는데 적당할 줄 알았던 야간산행부터 땀이 차더라고요. 경험 부족입니다. 


0. 산행 초반 (북한산 ~ 수락산)
- 휴대폰 문제: 오프라인 지도만 사용하는데 웬일인지 공릉역에서 나온 직후부터 사패산 전까지 휴대폰이 GPS를 못잡더군요. 혹 야간에 길 잃으면 의지해야 할 장비인데 수락산 하산 후 도심 들어서고 나서야 잡혔는데 자전거 탈 때 이따금 써왔던 터라 좀 당황했습니다.
 
- 헤드랜턴 사용 간 경직:
첫 야간산행시 헤드랜턴 불빛으로 어지럼증으로 고생했다는 후기를 본 적이 있어 조금 걱정됐는데 다른 분들의 불빛으로 주변이 밝아서인지 다행히 멀미 증세는 없었고 선두에서 속도를 내서 개인간 간격이 좀 멀어져 코 앞 좁은 범위로 시야가 한정되자 갑갑한 느낌은 있었지만 주로 무리지어 다닌 탓으로 큰 불편은 못느꼈습니다. 혼등시엔 랜턴이 좀 더 좋은 게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홈통바위에서 조리퐁님의 강한 랜턴 보니 대인원 야간산행간 한 사람 정돈 저런 게 있으면 모두가 안전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에는 볼 수 없는 먼지가 엄청 많이 보인다는 게 의외였습니다.  
 예상 못했던 것은 랜턴 불빛이 음영 생기지 않도록 비추는 가장 편한 각도를 찾아 무의식적으로 목을 숙여서 목이 경직되었는데 (헤드랜턴이 비추는 범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아지니 더 그런 것 같았습니다) 랜턴 각도를 상하로 고쳐가며 고개를 조금 쳐든다는 느낌으로 진행하고 틈나면 도리질 좀 하니 괜찮아졌습니다.
 운정백운님이 헤드랜턴을 분실하셨다고 하는데 야간산행 간 파손분실 대비 하나 더 챙기든지 주의해야 겠습니다. 언급하신 대로 심적으로도 영향이 크겠더라고요. 예전에 산행 중 만난 경력많으신 어떤 분께 본인도 수 차례 와봤던 길도 해떨어지면 헷갈린다고 주의받은 적이 있어서 갖고 있는 랜턴 지속시간을 실내 테스트만 했었는데 실외온도를 고려해 배터리도 여유 있게 챙겨야 할 듯 합니다.
 
- 홈통 바위
조리퐁님께서 장갑은 미끌리면 위험하므로 맨손으로 밧줄 잡을 것과 한 줄에 3명 이상 달라붙지 않도록 안전수칙을 말씀해 주십니다. 계속 장갑 끼고 오다가 제 차례 앞에 두 분이 대기하실 때 장갑을 벗은 것 같은데, 손에 땀은 별로 안났고 바람 영향은 거의 없었음에도 그 짧은 새 굳는 느낌이 듭니다.
역시 추위타는 땀쟁이는 장비가 아니라 체질 개선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 야간 산행간 땀 관리
 환절기라 역시 운행 복장이 다양합니다. 반팔 입으신 분, 다리 걷으신 분, 조끼나 자켓 벗지 않고 주행하시는 분 등. 저는 땀에 젖는 헤드랜턴 끈을 산행 후 어떻게 세탁할지 고민이 됩니다.
 바람이 없자 체감온도는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조금 얇을 거라 생각되는 짚티만 입어서 통기성 있는 얇은 자켓을 운행시 체온조절용으로 가져왔지만 바람막이만 입고 벗습니다. 보온용 자켓은 꺼낼 생각 못하고 휴식 때엔 방풍자켓으로 급작스레 한기 도는 것만 막거나 등에 쌓인 땀을 쉴 때나마 날리기 위해 조금 서늘하더라도 짚티만 입은 채 바람 덜 부는 곳을 찾습니다.
휴식 후 내리막 출발시 바람막이를 입고 있는 게 따뜻했지만 조금 내려가자 금방 상체가 습해집니다. 경험상 지금 벗어야 한다 생각되지만 길이 좁고 단체이동간 여의치 않아 좀 더 갑니다. 예상대로 출발 이후 가장 상체에 땀이 많이 난 상태가 되어 조금 평탄하면서도 널찍한 길이 나오길 기다렸다 한쪽 팔 벗고 가방 고쳐 매는 식으로 자켓을 집어 넣습니다. 출발 전 예보에 당일 풍속이 1m/s 정도로 거의 바람 없는 날씨여서 저런 적이 몇 번이었지, 만약 바람 좀 부는 날이어서 자주 입고 벗고 했어야 했다면 고생 좀 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경우는 오르막 연속인 길이 가장 좋았습니다. 길 잃을 걱정 없이 앞 사람과의 간격만 신경 쓰면서 페이스만 조절하면 됐으니까요.
보통 하산길은 등산 때보다 약간 서늘한 편인데 움직임 하나에 더 신경쓰니 하산길에서도 등에 땀이 나더군요.
(손발이 냉하고 추위타면서 또 땀샘은 쉽게 열리는 체질이라 의류의 투습력에 관심 꽤나 가졌었는데 결국 신나게 움직였을 때 등부터 시작해 상체 전체에 땀이 차는 것을 벗지 않고 해소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고 선배님들 말씀처럼 자기 상태 체크와 입고 벗는 부지런함만이 답이라는 익히 알려진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 신체 신호에 반응
소위 땀쟁이는 몸에 열이 많아 겨울에도 반팔입는 분들을 지칭하는 것 같은데
저는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남보다 추위는 많이 타면서도 땀이 많은 체질입니다. 등산, 단거리 조깅, 자전거를 타보면 활동량이 적은  상체가 저리거나 경직되는 경험이 잦습니다. 적절한 부하라 여겨지는 강도에서요. 해서 비교적 상체가 자유로운 등산시 손 잼잼을  하든가 여유가 되면 상체를 비틀거나 하는데 초반에 이게 도움이 된 것 같았지만 뜬금없이 한쪽 견갑골 쪽이 결려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핏짜님 글 중 동일 근육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는 걸 피하라는 요지의 내용이 떠올라 허리를 숙였다가 폈다가 팔을  털면서 진행하다보니 다행스럽게도 사라졌습니다.
 예상보다 이른 수락산 내리막부터 하산길이 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한쪽 발 딛고 다음 발 내딛는 게 부자연스러워 집니다.


0. 회룡역 부근에서 정비
- 용품:
넥게이터. 기모장갑: 사용 시간은 10분도 안됐습니다. 그런데 잘 챙겼다고 생각합니다. 한기가 들면 추위 잘 타면서 땀도 많은 체질은 그 한번이 위험한 걸 경험해서요. 한번 체열 떨어지면 오름질하지 않는 이상 회복이 잘 안되서 주의하는 편입니다. 금번 산행간 워낙 날씨가 호의적이었던 탓이지 습했거나 휴식간 바람이 평상시처럼 불었다면 컨디션 난조를 겪었을 듯 합니다. (참고로 추위타며 땀도 많은 제가 한기 느꼈던 때는 수락산 하산 후 편의점 오갈 때였고 다음이 도봉산 하산 후 10시 되어가는 밝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체질 때문에 어떻게든 누적되는 땀을 줄이려고 신경이 쓰입니다)

장갑: 저는 산에 갈 때 거의 코팅 장갑을 챙기는데 암릉도 맨손으로 오르시는 분이 많아 놀랐습니다.
무게를 되도록 줄이라 하셨는데 먹을 게 무게가 좀 나가 갈아입을 여벌의 상의나 양말 등을 뺐는데 무릎보호대를 빼지 않은 건 정말 잘한 결정이었고 양말을 뺀 건 실수였습니다. 발에도 땀이 많은데 나중에 누적된 이동거리에 해가 뜨자 발등까지 젖어 축축해지더군요.

 
 -식수 및 화장실 이용
식수량:
 - 500ml*2 휴대 후 수락산 하산까지 700ml 쯤 마심
 - 사패산 전 편의점에서 소형컵라면만 취식 후 500ml 보충
 - 이후 북한산 오르기 전 아침식사하며 500ml는 넘게 마셨고 다시 500ml*2채우고+콜라500(denny님 감사합니다) 휴대. 이때 배낭이 출발 전보다 약간 더 무거워졌네요
최종 하산 후 딱 한모금 남았으니 3.5L 쯤이 제겐 적당량일 텐데 중간 휴식 때 귤, 감, 바나나 같은 과일도 먹었습니다. 개인차가 클 테니 참고만 하세요.

화장실 이용은 1.수락산 하산 후 있던 이동식 2.도봉산 하산 후 식당 3.백운산장 들렸습니다.
화장실도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 세 곳만 들르고 급한 일은 없었습니다. 아침식사 후 북한산 오르자 조금 뱃속이 출렁거리는 기분과 화장실 생각이 잠깐 났지만 땀 많이 흘리자 백운산장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본인 체질에 맞게 필요한 적정량을 확인해 수통 크기 및 급수계획 세우시면 될 듯 합니다.

 
 러쎌님과 따라와바라님이 중탈 판단을 하시고 헤어졌습니다. 저도 일전에 관악산에서 발목덮는 등산화를 신고 바위 틈에 발이 끼어 발목을 약간 접질린 채 일몰 가까워져 고생한 경험이 있어 부상에 예민한 편입니다. 몸 상태가 나빠지면 중탈하면 되지만 날머리까지는 무사히 갈 수 있을 여건을 만들어야 겠죠. 차후 참가하시는 분들도 체력 이상으로 본인의 상태 판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0. 산행 중반(사패산 ~ 도봉산)
 좀 추웠기 때문에 열심히 오름질 합니다. 다행히 체열이 금방 올라 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써 본적 없지만 장거리 산행시 큰 차이가 난다고 하여 들고갔던 스틱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제 무릎 상태로는 필요했지만 안전상의 이유로요. 사실 혼자만 다니던 탓에 다른 분들 스틱쓰는 걸 제대로 관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내리막에서 다른 분들 스틱 사용하시는 걸 보니 굴곡진 내리막 순간적으로 짚어야 할 위치판단과 천천히 신체를 내리기 위한 팔 동작 등 일정수준 이상의 숙련도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사패산 내리막 즈음부터 필요성이 느껴졌지만 미숙하게 사용하다 부상이라도 입을 시 대단한 민폐가 예상돼 제게 익숙한 최대한 손을 쓰는 방식으로 산행하였습니다.
계단을 따라선 난간 구조물은 사람 손이 타면서 헐거워 진 것도 있어서 놀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주먹보다 두꺼운 두께의 나무는 짚었을 때 약한 반동은 있을지언정 잠시 체중을 분산하는 정도는 안정감 있게 버텨주었습니다. 나무한테 좀 미안했는데 살아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르막에서 왼쪽 고관절 쪽 이물감이 두 번 듭니다. 이럴 때 제 방식은 과격하지 않게 움직이겠다는 기분으로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힘을 살짝 덜 주며 마음에 있었던 조급함을 덜어 냅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더 적은 힘으로 부드럽게 할 수 있는 동작을 들떠서 몰아붙이는 식으로 했을 때 발생하는 것 같더라고요. 다행히 이후로는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전한 강도의 근력이나 관절범위를 가늠하며 동작이 많아지더라도 작은 동작으로 움직이며 부상방지에 최대한 주의하며 진행하였습니다. 무릎 쪽이 점점 신경쓰여서 팔을 좀 더 썼습니다.
산행 후 이게 당시 제게 맞는 산행방식이라 느낀 것이, 등산시 큰 쓰임이 없던 상체를 Y계곡에서 사용하고 나니 체력이 이상하게 저하된 기분이 들었고 일출 대기한다고 움직임이 적어지자 처음으로 약간 졸음이 오고 피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다행히 내려와서 아침밥 먹었더니 조리퐁님 말씀처럼 회복되더라고요).

사진 장비 챙겨 오르신 분들은 촬영하기 시작하십니다.
신선대 근처 봉우리에서 전문 장비 가지고 삼각대로 일출대기 하시는 어르신께 언제 오르기 시작하셨는지 여쭈니 4:30 경이란 답을 받았습니다. 어디서 온 산악회냐 물으셔서 말씀드렸더니 잘 모르셨는데 저희 일행도 찍으시더라고요. 레드제우스님 이신듯 한데 빨간자켓 입은 사람과 풍경이 잘 맞는다고 하셨는데 움직이셔서 구도가 잘 안나온단 말씀을 하시더군요^^;

날 밝고 헤드랜턴 벗을 수 있게 돼 조금 부담이 줄었습니다. 도봉산 하산 후 영하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다리 밑 작은 개울에 생긴 얼음을 볼 수 있어서 좀 놀랐습니다.
 
 
0. 북한산
 식사 후 나온 거리의 인파에 주말임을 실감합니다. 전 이 시간에 무척 졸릴 줄 알았는데 다행히 졸리진 않았습니다.
 발목관절 유연성이 별로 좋지 못하다 여겨 조심한다 했는데도 북한산 경사진 흙길 오를 때 발등이 많이 접히는 각도로 움직여 우측발 뒤꿈치가 찌릿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위험 신호였고 뒤에서 좀 답답하게 생각하더라도 더 나눠 움직이고 보폭을 높게 해서 힘을 줘야 하는 순간엔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백운봉암문까지 오르막은 심적으로 편했으나 향후 내리막에서 무릎상태가 점점 나빠져 뒤쳐지기 시작합니다.
 이후 산행은 놀이공원에서 엄마 놓칠까 걱정하는 어린이 심정으로 여러 인파 속에서 일행에 합류했다 이탈했다를 반복하며 대장님의 배려로 무사히 힘든 하산을 마칩니다. 미끌리는 모래바위가 많은 족두리봉부터는 고역이더군요.
 

0. 소감
(언젠가 동네 산에서 조심히만 다니다가 갑자기 답답해서 달려내려오고 싶은 마음에 20m 정도 쯤 되는 짧은 흙길을 마음놓고 쿵쾅거리며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요. 그게 원인이라고 생각되진 않지만 그 이후 즈음부터 불편함이 점점 커지긴 했습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양반다리 좀 하면 아프고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이따금 아픈데 점점 심해지는 듯해서 병원 가보니 무릎에 염증이 좀 있고 신경이 압박하는 게 있다고 하나 몇 달 주사맞고 물리치료에도 별 차도가 없어 중단하였습니다. 나쁜 습관이 있다면 무릎통이 생기기 전까진 계단만 보면 2개씩 오르고 내려오곤 했는데 이게 좀 문제였던 것 같아 요즘은 급한 일 없으면 한계단 씩 다닙니다. 큰 외상이 없이 시작된 통증이었기에 반 년 넘게 산행은 안하고 자전거만 좀 타면서 예전의 90%쯤 되었길 바랐는데 운동은 안하고 욕심이었나 봅니다. )

 금번 장기산행간 무릎이 약해진 건 알았지만 내리막에서 계단 두개 정도의 높이를 내딛을 때의 반동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릎에 부하가 온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후반 하산길에 고생 좀 해서 내심 걱정했는데 푹자고 냉찜질했더니 예상보다 빨리 좋아졌습니다. 분명 족두리봉에선가 조리퐁님이 건네주신 식염포도당이 빠른 회복에 큰 도움이 됐을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현재는 장시간 산행과 무릎보호대 착용으로 생긴 무릎 주변 통증과 한번 찌릿했었던 발뒷꿈치 후유증 외엔 괜찮아졌는데 언제 쯤 다시 산행을 해도 될 지 모르겠네요. 장거리가 재미는 있는데 막판 고역이었던 하산길 생각하면 정상화 되기위해 산행보단 근력운동이나 해야하는 건지..


 북한산 한 번 관악산 몇 번 가보고 야간 산행 경험도 없었지만 함께 동행한 선배님들과 함께해서 장거리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그리고 인솔간 후미를 맡아주신 대장님의 배려로 길 잃지 않고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한두 번 그길 아니란 말 들었는데 제지 안 해 주셨으면 아마 계속 갔을 겁니다). 관악산 가 본 길도 헷갈려하고 초행길은 산길샘 보고 가다보면 어느 샌가 주등로에서 멀어져 자꾸 혼자가 되는 수준이라 산행로 분석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거든요. 제겐 그런 걱정없이 장시간 걸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건데 덕분에 심적 부담은 최소화 한 채 속 편히 걸었습니다^^;
 
 전 멋진 풍광보다 걷는 행위에서 얻는 즐거움이 등산의 주된 즐거움인 사람이지만 등산경험이 늘면 동식물이나 지명 유래 등 알아가는 재미도 알게 되겠죠.
 엄청 잘하셔서 손쉬운 분들은 예외겠지만 운전은 저강도 몰입상태라고 합니다. 그리 어려운 활동은 아니지만 사고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주 편한 상태로 의식수준이 내려가지는 않는 저강도 몰입상태에 이를 수 있단 점에서 등산을 좋아합니다. 동물은 좋아하는데 산행스타일상 잘 안보이더라고요. 이번에 황구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 까마귀 몇 마리 말곤 산에서 볼 법한 곤충도 못봐 그게 조금 아쉽습니다.

 혼자였다면 몇 번을 알바하며 감당해야 했을 심리적 부담에 체력적으로도 더 힘들었을테지만 함께해서 지루하지 않게 산행할 수 있었고 함산의 즐거움을 알려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무거운 장비챙겨 사진, 영상 촬영하고 편집해 주신 닉클님과 짱구님 고생 많으셨고 그 외 모든 분과 대화 나누지는 못했지만 초면임에도 살갑게 대해주셔서 감사했고요. 등포분들이 올바른 산행문화 정착에 강한 의지를 갖고 계신 걸 알기에 언젠가 한 번 함께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고생 좀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영양가 없이 길어진 산행기 마칩니다. 사진도 없이 길기만 해서 가독성이 떨어지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안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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