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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트래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2016 피크41 등반기(14)-- 등정 43
분류: 클라이밍
이름: nivliti


등록일: 2018-03-29 06:18
조회수: 1530 / 추천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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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 맑음.

06:40 설동 출발--구은수, 유학재

08:54 정상등정

11:20 설동 도착.

 

 

아침 일찍 형님들은 정상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전 등정을 포기한다고 어제 형님들께 얘기했습니다. 가고는 싶었지만 식량도, 가스도 없고 제일 중요한 스노우바(눈에서 쓰는 확보물) 2개뿐이라 나이프리지에 익숙하지 않은 제가 추락할 경우 두 형님들도 같이 추락할 확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라톡북벽과 2년전 이곳 등정실패로 이번에도 등정을 못하면 다음 원정때는 스폰서를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에 무리해서 정상에 가는 대장과, 그 속사정을 알기에 하산을 고집하다 다시 정상을 가자고 했을 학재형님이 점점 멀어지더니 제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유학재의 등반기

 

다음날 긴 잠에서 깨어 정상을 가기 위해 준비한다. 동익이는 전 날 등반을 포기했다. 동상으로 발이 부자연스럽고 떨어진 체력으로 자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지체한다고 생각해서 자진해서 포기한 용기 있는 후배이다. 아침에 일어나 뜨거운 물 한 잔과 우연히 남은 작은 소시지 하나가 구대장과 나의 아침을 대신한다. 그리고 마지막 3개 남은 커피믹스가 각자의 목으로 넘어갔고 나는 커피의 향과 맛보다는 물의 양과 언제 또 물을 먹을지 모르는 마음에 컵에 보통의 양보다 두 배의 많은 물로 차가 아니라 커피 물로 대신했다. 그리고 수통에 반통의 물을 채운다. 이제 가스도 다 떨어져 간다. 등반 후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몰라 그나마 아껴두어야 했다. 그동안 올라온 능선이 벽 등반이었다면 지금부터 이어지는 능선은 아주 각이 센 나이프리지이다. 구대장이 올라가서 나를 빌레이 볼 참이면 나이프리지에 걸터앉아 빌레이를 본다. 나 역시 그가 올라올 참이나 올라가면 나이프리지 위를 걸터앉는다. 여차하면 반대방향으로 몸을 날려 상대방 추락을 막으려는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방법이다. 스노우바와 피켈을 눈에 박고 자기확보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바로 손을 눌러 설치한 확보물이라 견고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그럴 때에는 단순무식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구대장과 나는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말이 없어도 간단한 손짓과 몸짓으로 해결된다. 그와 이런 등반이 처음이지만 서로 다른 곳에서 많은 등반과 경험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 마지막 정상의 10m 구간은 파우더 스노우였다. 구대장이 오르는데 무지 애를 먹는다. 나는 덩달아 빌레이를 보며 떨어지면 반대 방향으로 뛰어내릴 준비를 한다. 거의 1m 깊이 이상의 눈을 걷어내다시피 하며 마지막 구간을 돌파한다. 그리고 나에게 외친다.

형 다 올라 왔어요. 정상입니다 정상

그렇게 27일 오전에 피크41의 정상에 선 것이다. 정상은 둘이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뾰족했다

          

 

 

 

설동에서 아침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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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식량인 소지지 한 개를 나눠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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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만에 따뜻하게 잔 설동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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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DSC0537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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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봉우리 좌측 능선이 우리가 하산해야 할 능선입니다. 저 능선을 따라 클라이밍다운(하강용 장비가 없음)을 해서 2년전 대장이 등반을 접었던 곳까지 가서 그때 썼었던 하강용 장비들을 이용해 북벽을 하강하려는 게 대장의 생각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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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와 로체가 잘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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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리지에 걸터앉아 확보를 보는 건 여차면 추락자의 반대방향으로 뛰어내리려고 그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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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정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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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정후 무사히 귀환한 형님들.  돌아온 대장님은 단장님의 헬기하산을 받아들이자고 얘기합니다. 학재형님도 동의하고. 저야 뭐 반대할 이유가 없지요.  등정후 돌아오며 내려가야 할 능선을 자세히 관찰했을 대장님과 학재형님이 헬기를 타자고 한 건 그쪽으로 하산했을시 우리의 생존확률이 희박하단 얘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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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원이 없었으면 헬기도 못 옵니다.  정상부근에 이런 지형이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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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하얏트호텔. 동상으로 제 발은 퉁퉁 부어 제대로 걷지를 못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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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 우연히 만난 라인홀트 매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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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중 원정대 비용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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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도 2년전 정상을 못 간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다.  제 성향은 등정보단 등로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작년 8월에 당한 발목골절로 올해나 내년에 계획했던 요세미테 벽등반이 물건너 갔다는 것이지요.  모아놓은 돈을 치료비와 생활비로 다 까먹었네요. ㅋㅋㅋ.....  뭐 몇 년 후엔 어떤 벽에 또 매달려 있겠지요.  나이먹고  힘 빠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비행기 탈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관심을 가져주신 등포 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늘 안전산행 하세요!!

[ 주소복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limb&no=93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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