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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 페미니즘 관련 심층 여론조사 결과 18
이름: 모나미팬


등록일: 2019-04-15 16:17
조회수: 3882 / 추천수: 10





















강력하게 내재된 ‘반(反)페미니즘’

이번에도 20대 남자는 예외다. “남성에게 불리” 응답이 절반을 넘는53.6%다. 30세 이상 남성은 26.7%만 이렇게 생각한다. 20대 남자는 기성세대 남자보다, 법 집행이 남자에게 불공정하다는인식이 두 배 높다. 남녀 간 공정성 문제를 다룬 모든 문항 중에서, 법 집행에 대한 태도가 가장 극적으로 갈렸다. ‘20대남성 현상’의 핵심은 남성이 차별받는다는 인식이고, 이 인식이 가장 두드러지게 확인되는 주제는 법의 집행 영역이었다. 초·중·고교교육제도, 대학 입시제도, 재산과 소득 분배, 연애와 결혼시장 등 어느 영역에서든 20대 남성은 대체로 튀는 응답을 내놓는다.하지만 그중에서도 ‘법 집행’ 문항에서 튀는 정도가 유난히 컸다.

20대 남성들은, 연애·결혼 시장이건 국가정책이건간에, 게임의 법칙이 불공정하다고 인식한다. 분노의 핵심은 남성 차별이고, 차별론의 핵심은 (‘이기적인 여자들’이 아니라)게임의 법칙이 왜곡되어 있다는 인식이다.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은 게임의 법칙을 왜곡하는 원천이다. 그러므로 단호하게 반대한다.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을 “매우 잘못하고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남성에서 54.2%로 단연 높다(<표4-2>). 다음으로 높은 성별·세대는 30세 이상 남성인데, 22%에 그친다.



숫자는 일관되게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이것은 권력의 문제다. 20대 남성은 여성에게 화가 나 있다기보다는 권력구조에 화가 나있다. 우선 정치권력에 화가 나 있지만(“문재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못 한다”는 의견은 응답자 전체에서 48.8%인데, 20대남성은 62.9%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정치권력은 권력구조의 한 갈래일 뿐이다. 20대 남성은 결혼시장과 같은 사회문화적권력관계에서도 남자가 약자라고 느낀다(<표 3-2>). 법 집행은 정치권력의 노선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권력관계를반영하기도 한다. 페미니즘 물결 이후로 법 집행이 “남자에게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20대 남성들에서 폭발했다. 이른바 ‘곰탕집성추행 사건’으로 대표되는 ‘남성 차별적 법 집행’에 대한 분노가 20대 남자들 사이에 쌓여가고 있다.

이렇게 해서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새로운 현상인 ‘남성 마이너리티’ 자의식이 탄생했다. 기성세대에게 ‘역차별’이라는 말은 남성 우위 사회에서펼치는 여성 우대 정책이 과하다거나 선을 넘는다는 정도의 의미였다. 그러니 역차별이란 남성 우위의 권력구조를 전제로 쓰는말이었다. 이게 20대 남성의 인식세계로 오면 근본적으로 뒤집힌다. 남성은 약자다. 재능과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20대 남성은업무 능력이나 사회생활에서 남성이 더 유능하다고 응답했다), 권력의 문제다. 그러니 지금 벌어지는 현상은 역차별이 아니다. 그냥차별이다.

권력의 문제이므로 권력 게임의 상대, 즉 ‘주적’이 있을 것이다. 유력한 후보가 있다. ‘페미니즘’이다.“페미니즘은 남녀의 동등한 지위를 이루려는 운동이다”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에 대체로 부합하는 문장을 제시하고 찬반 의견을물어봤다(<표 5-1>). 모든 세대·성별에서 동의 의견이 절반을 넘겼는데, 20대 남성은 정확히 반대로 움직였다.“동의하지 않는다”가 62.3%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는 강한 거부가 44.5%였다.



20대 남성에게 페미니즘은 무엇보다 권력의 문제였다. 이들에게 페미니즘이란 남성을 권력의 약자로 만드는 기획이다. “페미니즘은여성 우월주의를 주장한다”라는 문장을 제시하고 찬반 의견을 물었다(<표 5-2>). 20대 남자는 78.9%가동의했다. 30세 이상 남자(57.1%)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페미니즘이 여성 우월주의 기획이라는 것은, 페미니즘이 남성차별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낸 주역이라는 의미다.



다음 문항의 응답은 더 극적이다. “페미니즘은 한국 여성의 지위 향상에 기여해왔다”라는 문장을 제시하고 찬반 의견을 물었다.이것은 페미니즘에 대한 찬반이나 호불호를 묻는 질문이 아니다. 페미니즘이 끼친 영향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이다. 그러므로 페미니즘이남성 차별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낸 힘이라고 믿는 20대 남성은, 이 문장에 가장 많이 동의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틀렸다.20대 남성은 이 문장에 가장 많이 반대한다. 64.8%가 동의하지 않는다(<표 5-3>). ‘전혀 동의 않는다’는강한 응답도 41.6%로 단연 많다. 이 숫자는 보기보다 더 묘하다. 페미니즘을 싫어하기로 치면 30세 이상 남자도 크게 뒤지지않는다(“페미니즘에 거부감이 든다” 20대 남성 84.1%, 30세 이상 남성 64.2%). 그런데 30세 이상 남자들은페미니즘이 여성 지위를 향상시켰다는 데 57.1%가 동의한다.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을, 그 어떤 긍정적인 표현(‘여성 지위 향상’)과도 연결시키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분석을 총괄한 한국리서치 정한울 연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반(反)페미니즘이랄까, 그런 인식이 강력하게 내재화되어서, 어떤질문을 받더라도 그걸 기준으로 일관되게 답하는 집단이 20대 남성 중에 두드러져 보인다. 20대 남성의 응답이 튀는 젠더 관련문항 거의 대부분은 이 집단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 집단에 젠더 문제는 거의 자동 스위치처럼 작동한다. 이를테면20대 남자는 “지하철 임신부석은 비워둬야 한다”라는 문장에 반대하는 비율도 가장 높다(전체 평균 38.2%, 20대 남자47.3%).

20대 남성 중 일부는 ‘마이너리티 정체성’이 형성된 단계까지 나아간 징후가 있다. 정체성이형성되었다는 것은, 이 집단이 앞으로도 한동안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과 연대의식과 여론 주도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의미다. 이슈에따라가는 여론 반응은 일시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정체성은 장기 지속한다. 이번 조사가 포착한 20대 남성 현상의 가장 두드러진특징은 이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이다.

정치적 보수화의 징후는 없다



이번 조사는 20대 남성 현상을 설명하는 다른 대안 몇몇을 기각했다. 20대 남성이 정치적으로 보수화되었다거나, 유난히 여성혐오성향이 폭넓게 퍼졌다거나, 공정성에 대한 애착이 커서 작은 손해에도 민감하기 때문이라는 등의 설명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조사에서 이런 태도가 20대 남자의 유난스러운 특징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시장 개방에 대한 태도,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에 대한 태도, 복지국가에 대한 태도 등 정치 성향을 보여주는 여러 질문에서 20대 남자는 정치적 보수화의 징후를 보여주지않았다. 20대 남자들이 연애·결혼 시장에서 여성의 태도를 평가하는 관점은 기성세대 남성과 차이가 없다. 공정을 중시하는 것은20대 남성 특유의 정서가 아니다. 이 정서는 전 세대·성별이 공유하고 있다. 20대 남성 여론이 유일하게 일관되고 뚜렷하게차이를 보이는 분야는 젠더와 권력이 만나는 영역이었다. 20대 남성 현상의 특징은 젠더도 권력도 아니다. 둘의 결합이다. 둘 중하나만 사라져도, 여론지형에서 20대 남성의 특수성이 따라서 사라진다.

이제 우리는 겨우 반환점을 돌았다. 남성마이너리티 정체성이란 문제의 답이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문제 그 자체다. 기성세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런 독특한 정체성이 어떻게성립할 수 있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남성이 실제로 약자가 되었기 때문인가 그저 허위의식인가? 만약 남성이 실제로 약자가되었다면, 그것은 재능과 노력에서 여성에게 뒤졌기 때문인가 부당한 권력이 작동해서인가? 만약 허위의식에 더 가깝다면, 그런허위의식은 왜 어떤 경로로 이토록 공고하게 형성되었나? 젠더 권력 문제를 넘어서는 이 문제의 기원이 존재할까?


이런 질문들에 답하는 가설도 그동안 여럿 제시되었다. 우리는 같은 방법을 쓰기로 했다. 그냥 전부 물어봤다. 208개 문항 중  이번 기사에 등장하지 않은 나머지 대부분은 이 현상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더듬더듬 탐색하는 시도였다. 제605호에서 그 결과를  검토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24857

본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2019-04-15 16:29:07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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