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작성해주세요. [게시판 이용규칙]
정치와 관련된 글은 정치자유게시판, 질문글은 질문/요청게시판을 이용해주세요.
출산 후기 입니다. 26
이름: 경영디자이너


등록일: 2019-05-16 10:15
조회수: 1403 / 추천수: 11





어제 출산한다고 글 올린 아재입니다.

후기글 갑니다.

와이프의 출산예정일이 23일 남았습니다.

새벽 6시 갑자기 와이프가 저를 깨워요. 양수가 터졌다네요. 급하게 씻고 다니던 병원으로 택시를 타고 갔습니다. 택시 탈때는 방수패드 깔고 걸어서 10분 거리를 타고 갑니다 기사님이 순산을 기원해 주십니다. 

2인 사업체인데 사장님이 출산이 3주 남아서 저랑 상의후에 가족들과 지방 산행을 가신 관계로 업체에 출근해서 뒷처리를 한후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옵니다. 

병원에 도착하니 와이프가 가족 분만실에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도 옆에서 진지하게 손을 잡고 호흡이랑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열심히 도와야 합니다. 대충하면 애기한테 틈이 날때 마다 까이므로  진정성을 보여야 합니다. 진통은 산모와 연결 되어있는 기계에서 근육 수축 수치가 0에서 100까지 나와 있습니다. 와이프는 초산에 조산이기에 유도제가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20에서 40까지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점점 주기가 빨라집니다. 20에서 60까지 가자 와이프가 견디지 못하고 무통 언제 오냐고 울부 짖습니다. 무통은 두시간 정도 효과가 있는데 정말 투여 되자마자 와이프가 진통으로 부터 자유로워집니다. 문제는 수축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통의 기적이 지나가고 다시 진통이 시작되는데 처음부터 다시 진통이 40까지 밖에 진행이 안됩니다. 80까지 가서 와이프가 다시 무통을 주문합니다. 두번째 무통은 첫번째에 비해 효과가 떨어집니다. 다시 문제 발생 처음 무통은 수축이 0이었고 두번째는 20까지 밖에 진행이 안됩니다. 

이때가 6시 정도... 담당선생님이 들어 오셔서 저희랑 결판을 짓습니다. 지금 무통이 7시 반정도에 끝나는데 더 이상의 무통은 시간만 지체해서 산모랑 애기가 위험하다 만약에 무통을 안하면 10시 정도면 애기가 나온다. 고통스럽지만 세번째 무통은 피해 보자 하시고 혹시나 수술을 원하면 내가 퇴근하시전에 수술하고 지켜보고 가겠다 하십니다. 저도 와이프를 설득 합니다. 와이프는 말이 없습니다. 진통을 안 겪고 처음부터 수술하자고 했으면 동의 했지만 진통은 다 겪고 수술하자니 아깝습니다. 무통을 안하기로 하고 합니다 7시 10분이 되자 진통이 시작 됩니다. 와이프가 유도제 좀 끊어 달라고 울부 짖습니다. 유도제가 차단되어도 진통은 계속되고 와이프가 침대 위에서 구르기 시작합니다. 제가 할 일은 진정성을 담아 호흡이랑 침대에서 낙상이 안되도록 침대옆에서 왔다갔다하며 받쳐줍니다. 7시 30분이 되자 수축 수치가 가파르게 100을 찍습니다. 저는 방금까지 수치가 낮아서 아직 준비가 안되었으면 수술 할 생각하고 있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여유있게 침대를 변신시킵니다 순식간에 트랜스포머처럼 분만장으로 변합니다.

저는 쫓겨나가고 선생님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안에서는 희미하게 비명소리가 들리고 저는 촬영 준비를 합니다. 조금 있다가 제가 소환되고 커튼뒤에서 숨죽이며 듣고 있습니다. 힘주세요가 계속되고 보입니다가 계속됩니다. 갑자기 애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제가 안으로 불려 들어갑니다 와이프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시술하는거는 쳐다보지도 않고 탯줄을 자릅니다. 생각보다 질깁니다. 미용사라 가위질 잘하는데 두번만에 다 자릅니다. 괜찮은지 확인하고 아기를 봅니다 조그만한게 꼬물꼬물 거립니다. 그 순간 여리디 여린 와이프는 '위대한 어머니'가 되고 애기는 '귀하디 귀한 애기'가 되고 저는 그냥 '아빠'입니다ㅎㅎㅎ

손가락 발가락 구개열 귀 확인하고 애기는 인큐베이터를 타고 신생아층으로 이동합니다. 저는 또 쫓겨나고 '위대한 어머니'는 마무리 시술을 받고 두 시간 정도 안정을 취한뒤 병실을 옮겼습니다.우리 부부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계속 얘기하며 고생했고 서로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위로하며 늦게까지 잠들지 못했습니다. 아직 면회시간이 안되어서 보질 못했는데 애기가 너무 보고싶네요.어제 댓글로 순산을 기원해주신분들 택시기사님 퇴근시간이 넘었는데도 수술하시고 가시겠다는 담당선생님 처음이라 당황했던 우리 부부를 진정시켜주신 간호사 선생님들 걱정해주신 가족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 주소복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6447545 ]

추천 11

다른 의견 0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댓글은 삼가주세요. (이미지 넣을 땐 미리 보기를 해주세요.)
직접적인 욕설 및 인격모독성 발언을 할 경우 제재가 될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이모티콘  다른의견   익명요구    
△ 이전글▽ 다음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