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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건축학교②] "좋은 건축사는 '똑똑한' 건축주가 만들죠"
기사작성: 2020-10-26 16:28:26
지난 24일 행복건축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행복건축학교의 2회차 수업이 진행됐다.
지난 17일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1회차 수업이 있었고 24일 본격적인 강의가 이어졌다.
이날 강의에서는 △한 번에 끝내는 계약 및 견적 △건축사업 자금조달 등이 다뤄졌다.
해당 강의는 실거주 또는 임대를 목적으로 직접 건물을 지으려는 '예비 건축주'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1월 1기 수강생을 배출한 데 이어, 현재 8기 수업이 진행 중이다.
"좋은 건축사는 똑똑한 건축주가 만드는 것"
 

김경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사진 = 윤지은 기자]

1교시 수업을 맡은 김경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은 건축설계 계약부터 사용승인까지, 건축사업의 처음과 끝을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했다.
설계계약 체결 땐 '좋은 건축사(설계사)'를 만나는 일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
받은 금액 이상으로 일하고 맡은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건축사를 만나려면 '똑똑한' 건축주가 돼야 한다고 김 소장은 강조했다.
그는 '충북 충주시 연수동 근생 신축공사 설계 공정표'를 예로 들며 "매주 1회씩 건축주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이런 식으로 해야 건축사 마음가짐이 달라진다"고 했다.
 또 "건축주가 받아야 할 자료와 설계공정을 파악하고 있음을 건축사에 인식시켜야 한다"며 "건축주가 지식이 있어야 건축사가 그만큼 서비스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전문가 수준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 설계도를 볼 줄 알아야 한다"며 "도면이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추후 시공오차가 커진다"고 경고했다.
기존과 달라진 법규도 다수 언급됐다.
'건축설계의도구현계약', 유료 도면 등이 대표적이다.
김 소장은 "최근 서울시가 건축주를 보호하기 위해 '건축설계의도구현계약' 작성을 의무화했다.
계약서를 가져와야만 착공신고를 내린다"며 "건축사가 설계에만 관여하지 않고 사용승인 때까지 현장을 들여다보도록 한 것"이라고 알렸다.
김 소장은 "과거에는 건축사가 영업 차원에서 도면을 무료로 그려 보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비용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돈을 받고 그려야 책임도 지는 것이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볼 변화"라고 강조했다.
 

김경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소장[사진 = 윤지은 기자]

설계자와 감리자를 선정한 후 시공업체와 계약을 앞둔 때가 가장 머리 아픈 구간이라고 김 소장은 말했다.
그는 "무조건 저렴한 업체라고 선정할 일이 아니다"며 "면허대여가 아닌지, 대표와 현장소장이 건설면허를 보유했는지, 이력은 어떤지 두루 따져야 한다.
특정 공사가 제외돼 견적이 저렴한 것은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면허대여는 종합건설사가 동네업자에 면허를 대여하는 연대시공을 뜻한다.
그는 "연대시공 시 건축물에 하자가 생겨 현장이 서버리면 책임을 물을 곳이 마땅치 않다"며 "대응이 늦어질수록 건축주의 손해가 불어난다"고 전했다.
한 수강생은 건축사가 특정 시공사를 추천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문제가 없는지 질의했다.
이에 김 소장은 "건축사가 시공사를 추천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면서도 "무조건 특정 시공사랑만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건축사와 시공사가 어떤 관계인지, 함께 한 프로젝트가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조언했다.
공사가 끝났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는 전언이다.
김 소장은 "별 문제가 없으면 신청 일주일 만에 사용승인이 떨어진다"면서도 "특검요구 등 변수에 따라 행정처리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영끌'하더라도, 적정선 지켜야"
 

김영빈 '포켓핀테크' 대표[사진 = 윤지은 기자]

이어진 2교시 수업에서는 김영빈 '포켓핀테크' 대표가 자금조달이 사업성공의 첫 단추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공사와 계약해 땅을 파기 시작하고 골조를 올리다가 갑작스레 자금이 부족해지면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영끌'을 하더라도 적정선을 지켜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 대표는 "최악의 경우 물건이 경매에 부쳐지고 급여까지 압류당할 위험이 있다"며 "수익률만 보면 가급적 내 돈을 하나도 안 들이는 게 좋지만, 리스크까지 고려하면 적정 타협을 봐야 한다.
최소 20%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일종의 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 건축주가 일으킬 수 있는 대출로 △토지담보대출 △시설자금대출 △기성보대출(기성률과 매칭해 쪼개서 대출하는 형태) 등을 소개했다.
이른바 사채로 불리는 4금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20억원짜리를 팔아 30%를 남길 수 있다면 금융비 5억원을 부담해도 1억원이 남는다"며 "이 때문에 고금리 상품을 활용하는 분들이 있는데, 준공 후 빠르게 갈아타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수업에서는 대출상품을 적재적소에 활용,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건축주의 사례가 다수 소개됐다.
이 밖에 실패사례도 나왔다.
성공사례만 보고 장밋빛 꿈에 부풀기보다, 실패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조언이다.
김 대표가 언급한 성공사례는 대체로 자기자본 비율이 높았다.
자기자본 비율이 높아 추후 발생한 변수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경기 파주시 하지석동의 모 사례를 예로 들며 "총 사업비가 20억원가량이었고 자기자본이 10억원으로 50%에 달했다.
토지담보대출을 5억원가량 일으켰고 p2p대출로 4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일부는 시공사 외상으로 벌충했다"고 했다.
이어 "준공 후 시세는 23억원으로 현재는 거의 매각됐다"며 "자기자본 비율이 높았음에도 비(非)서울 전원주택이라 수익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실패한 케이스는 '시공사' 리스크가 주된 패인이었다.
시공사가 약정한 외상비율을 지키지 않거나 사용승인을 무기로 사업비 증액을 요구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주류였다.
자기자본이 받쳐주면 그나마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자기자본 비율이 낮았다.
김 대표는 "경기 이천의 모 사례는 사업비 88억원 중 자기자본이 7억원에 불과했다"며 "시공사가 약정한 외상액이 줄며 10억원이 펑크났고 사업비 부족에 준공이 미뤄졌다"고 했다.
또 "시공사가 준공이 임박해 '사업비가 늘었으니 올려달라'고 요구했고, 증액하지 않을 시 외상을 해줄 수 없다고 압박한 사례도 있었다"며 "시공사는 건축주가 사채까지 끌어오도록 만들었다.
결국 해당 건물은 경매에 부쳐졌다"고도 했다.

윤지은 기자 ginajana@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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