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언팩]'애플워치6'...'틀린그림찾기' 업데이트
기사작성: 2020-10-18 21:16:24

매주 일요일, 블로터 기자들이 체험한 IT 기기를 각자의 시각으로 솔직하게 해석해봅니다.


심심하다.
일정한 궤도에 오른 카테고리의 신제품은 설렘이 없다.
특히 최근 애플 제품이 그렇다.
폼팩터 변화 없이 내부 성능에 변화를 주는 '틀린그림찾기'식 업데이트가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애플 제품은 리뷰가 어렵다.
좋긴 한데 전작과 사용자 경험이 크게 다르지 않아 덧붙일 내용이 많지 않다.
탁월한 OS 업데이트 덕에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대부분 전작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마치 산수유의 효능을 설명하는 것 같은 심정으로 기사를 쓰게 된다.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
최근 출시된 '애플워치 시리즈6'도 마찬가지다.


애플워치는 3년째 한결같은 모습이다.
2018년 '애플워치4' 이후 디자인은 변하지 않았다.
변화의 폭은 '애플워치5'보다 좁다.
화면이 꺼지지 않는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AOD, Always On Display)’ 기능이 추가됐던 전작과 달리 이번 제품이 내세운 건 혈중 산소포화도(SpO2) 측정이다.
호흡기 질환 등 일부 질병의 초기 증상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당장의 쓸모는 없는 기능이다.
애플이 애플워치를 통해 앞으로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지만, 당장 내 삶에 크게 보탬이 되진 않을 거 같은 소소한 업데이트들이 이번 애플워치6에 적용됐다.


새로운 'S6' 프로세서, 상시감지형 고도계가 탑재됐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은 그대로지만 충전 속도가 빨라졌다.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가 최대 2.5배 밝아졌다.
이 밖에도 아이폰11에 들어간 UWB(Ultra Wideband, 초광대역통신) 기술이 적용돼 디지털 열쇠 등 각종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게 끝이다.
애플워치4를 약 1년 8개월 동안 사용한 내가 굳이 애플워치6를 사야 할 이유는 없었다.


애플워치4, 5와 구별하는 방법

애플워치6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네모난 디자인을 유지했으며 40mm, 44mm 두 가지 크기를 제공한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시계를 흉내 낸 둥근 디스플레이의 스마트워치와 비교했을 때 같은 크기에 더 많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애플은 이 점을 살려 네모난 디자인을 계속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애플워치4, 애플워치6

4, 5와 구별할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제품 뒷면이다.
애플워치6는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을 위해 센서를 새로 탑재했다.
이 때문에 후면 센서 배열 모양이 다르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레드, 블루 등 새로운 색상 모델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이외에는 겉모습으로 애플워치6을 전작과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다.


(왼쪽부터) 애플워치6, 애플워치4

블루 색상 모델이 추가됐다.


개선된 성능, 빨라진 충전 속도

애플워치6는 개선된 성능을 제공한다.
‘아이폰11’ 시리즈에 적용된 ‘A13 바이오닉’ 기반의 ‘S6’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애플에 따르면 전작보다 최대 20% 빨라졌다.
하지만 실제 성능 향상을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미미했다.
배터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는 시간을 포함해 하루하고 반나절 정도 유지된다.
활동량이 늘어나면 운동 추적 기능이 활성화돼 이보다 더 적은 배터리 시간을 제공한다.


가장 크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빨라진 충전 속도다.
애플에 따르면 1시간 반 이내 완충된다.
실제 충전 속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간에 전작은 80% 정도 충전됐다.
수면 상태 측정을 위해 자는 시간에도 애플워치를 착용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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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6는 새로운 ‘워치OS7’을 통해 7가지 새로운 시계 페이스를 제공하며, 수면 추적, 손씻기 자동 감지, 댄스를 포함한 새로운 운동 유형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개인 아이폰 없이 이용할 수도 있다.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한 가족 설정 기능으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수업시간 모드 등을 제공한다.
이 같은 기능은 애플워치4, 5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혈중 산소포화도..."아직은 연구 중"

애플이 내세운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은 아직 애매한 기능이다.
혈중 산소포화도는 혈액이 신체에 산소를 얼마나 잘 운반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적혈구 속 산소와 결합한 헤모글로빈의 비율을 나타낸다.
코로나19 환자들이 저산소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혈중 산소포화도를 활용한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은 가능성을 찾는 연구 단계에 불과하다.
애플워치6를 통해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제 측정 방법은 두 가지다.
수동 측정과 실시간 측정이 있다.
수동 측정을 할 때는 손을 평평한 책상에 대고 15초 동안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측정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건강한 사람의 산소 포화도는 95~100% 수준이며, 90% 이하는 저산소증으로 분류된다.
다행히 수치가 95% 이하로 표시되진 않았다.


애플이 가고자 하는 길

애플워치6는 애플이 가고자 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길을 보여준다.
바로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애플은 애플워치4부터 더욱 정확한 심박 측정이 가능한 ‘심전도(ECG)’ 기능을 탑재하는 등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해왔다.
또 ECG 기능을 통해 생명을 구한 사례를 지속해서 홍보하고 있다.
애플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이 의미를 갖는 건 병원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실제 진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애플은 의료 영역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가져갈 수 있다.


워치OS7에서 추가된 수면 추적 기능

또한, 애플은 이번 애플워치6와 함께 애플워치 중심의 피트니스 서비스도 발표했다.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TV 등을 통해 화면을 보면서 트레이너의 동작을 따라 하는 홈 트레이닝 서비스에 애플워치를 연동한 구독형 서비스다.
하드웨어와 서비스,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는 애플의 제품 철학에 딱 들어맞는 형태의 서비스다.


하지만 이 같은 부분은 아직 국내에서는 체감하기 힘들다.
원격의료에 대한 규제가 강한 국내 의료 환경 특성상 애플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은 자가 측정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ECG 기능도 아직 소문만 무성할 뿐 국내에서는 비활성화 상태다.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는 올 연말 미국 등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국내 서비스는 미정이다.


애플은 지속해서 하드웨어를 그릇 삼아 서비스를 파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그렇고 애플워치도 마찬가지다.
큰 메이저 업데이트 후 소소한 마이너 업데이트를 반복하며 새로운 이용자층을 유입시키고 있다.
애플워치6는 이 연장선에 있다.
애플워치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폰 사용자라면 애플워치6는 최고의 스마트워치 옵션 중 하나다.
하지만 애플워치를 이미 쓰고 있는 사용자라면, 앞서 열거한 업데이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금 그대로도 좋다.
새 제품을 파는 것보다 플랫폼 안에서 서비스 이용을 늘리는 것. 그게 애플이 가는 길이다.


장점

  •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시계'
  • 워치OS의 탁월함
  • 빨라진 충전 속도

단점

  • 4, 5와 구분되지 않는 디자인
  • 4, 5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용자 경험
  • 수면 추적에 벅찬 배터리

추천 대상

배터리가 죽어가는 애플워치3 사용자


[ 블로터 | 이기범 spirittiger@bloter.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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