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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캐비닛 문건', 우병우 재수사 '스모킹건' 되나?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이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할 이른바 '캐비닛 문건'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 배정됐다. /문병희 기자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이 개입했다는 것을 입증할 이른바 '캐비닛 문건'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로 배정됐다. /문병희 기자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캐비닛 문건' 관련 검찰 수사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청와대가 공개한 박근혜 정권의 민정수석실에서 발견된 '캐비닛 문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 같이 전망했다. 특히 검찰이 이번 사건을 특수1부에 배정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이 문건들이 국정농단 사건의 또 다른 실체를 밝히는 '스모킹건(범죄의 결정적 증거)'이 될 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7일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된 전 정권 민정수석실 문건은 청와대와 특검을 거쳐 특별수사1부로 넘어왔다"며 "특검 기간이 종료돼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일부를 이관받는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4일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민정수석실이 모종의 역할을 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포함된 이른바 '캐비넛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자필로 작성됐으며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조사'란 제목으로 △삼성 경영권 승계 국면 → 기회로 활용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뭘 필요로 하는지 파악 △삼성의 당면과제 해결에는 정부도 상당한 영향력 행사 가능 등이 적시돼 있다. 규모는 약 3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캐비넛 문건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재수사를 가져 올 '스모킹건'이 될 수 있을까. 법조계와 정계에선 문건 작성이 민정수석실에서 이뤄졌으며, 메모 작성 시점(2014년 8월 추정)이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임하던 시기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우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재수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경우 캐비닛 문건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 재수사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해석을 <더팩트> 취재진에 밝혔다. /이덕인 기자

박종흔 법무법인 신우 대표변호사는 17일 <더팩트> 취재진에 "통삭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한 번 수사한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하는 것은 다시 위험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에 (재수사는) 맞지 않다. 특별한 자료가 있으면 모르겠지만…"이라면서도 "'캐비닛 문건'에 대해 (제가) 정확한 내용은 파악하고 있지만 않지만, 해당 문건이 우 전 수석과 관련해 새로운 내용이 맞다면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확보한) 다른 증거가 있기 때문에 재수사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비닛 문건과 관련 우 전 수석이 기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원칙 즉, '한 번 처리된 사건은 다시 다루지 않는다'는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얼마든지 재수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정권 '캐비닛 문건'과 관련 우병우 전 수석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혜련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검사 출신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정권 '캐비닛 문건'과 관련 우병우 전 수석은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혜련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검사 출신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재수사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백 의원은 "(우 전 수석 재수사는) 캐비닛 문건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가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 청와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을 포함해 국민연금 의결권 관련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 부분은 수사가 될 것이고, 사건 내용이 다르면 (우 전 수석 재수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일사부재리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일단 청와대가 공개한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고 300건의 문건이 어떤 내용인지, 작성자가 누구냐에 따라 수사는 천차만별 달라질 것이다"면서도 "우 전 수석은 당시 책임자였기 때문에 (수사 대상이) 될 것이지만, 작성했던 사람과 결제자 순으로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

'캐비닛 문건' 공개에 대한 정치권의 공세도 이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캐비닛 문건과 관련 우 전 수석을 직접 언급하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에서 전 정권의 국정농단 자료를 대량 발견해 충격적"이라며 "청와대가 법률적 검토를 마치고 검찰에 이관한 만큼 검찰은 공소유지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문서 내용 보면 왜 박근혜 정권이 마지막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압수수색을 막았는지 그 이유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국정농단 주범과 공범이 구속된 상황에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2차례 기각됐다. 압수수색 방해로 결정적 증거가 안 나왔기 때문이다"며 "국민의 상식과 법 감정으로는 이해가 안 된다. 적폐 5범 중 특검과 검찰이 오르지 못한 마지막 봉우리 우병우에 대한 전면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캐비닛 문건과 관련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새롬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캐비닛 문건과 관련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새롬 기자

한편 '국정농단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우 전 수석은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해 '캐비닛 문건 존재에 대해 아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언론보도를 봤지만,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청와대 재임기간에 생산된 문서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물음에 "이미 답변을 드렸다"고 단답한 후 법정으로 들어갔다.

bd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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