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한국타이어, 불난 집에 부채질?…'경영난' 금호타이어 연구인력 영입 논란
한국타이어가 경쟁사이자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인 금호타이어의 전문 인력 영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타이어 측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1위 기업의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라고 주장하고, 한국타이어는 '헤드헌터를 통해 영입을 제안받은 상황이고, 채용으로 이어지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금호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가 경쟁사이자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인 금호타이어의 전문 인력 영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타이어 측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1위 기업의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라고 주장하고, 한국타이어는 '헤드헌터를 통해 영입을 제안받은 상황이고, 채용으로 이어지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DB, 금호타이어 제공

"국내 1위 기업의 너무한 처사" vs "채용해도 문제 될 부분 없다"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 1위 한국타이어가 경쟁사이자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인 금호타이어의 전문 인력 영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타이어 측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금호타이어 측은 '상도덕'을 거론하고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유능한 인물이 더 좋은 대우로 이직하는 건 일반적이고, 개인적인 일이다"는 목소리와 '설령 정당한 영입이라 해도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한국타이어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다'는 아쉬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경영 문제와 노사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자사 전문기술 인력 유출에 유감을 나타냈다. 내부 연구원들의 제보로 한국타이어의 영입 소식을 접했고,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회사를 떠난 몇몇 연구원들이 암암리에 한국타이어 측의 제안을 받고 이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 정상화에 모든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전문인력 빼가기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더팩트>와 전화통화에서 "한국타이어의 기술 인력 영입은 기사화가 되기 전에 알고 있었다. 내부 연구원들의 제보가 있었다. 헤드헌터를 통해 연봉 등에서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원들의 경우 기술 유출과 관련해 '퇴직 2년간 동종업계 이직 또는 창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 또한, 암묵적으로도 동종업계에선 상호 간 연구원을 영입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서 "법적인 문제는 확인해야 될 부분이다. 대개 경쟁사로 이직은 어느 정도 심각한 기술 유출이 되지 않는 이상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본인이 퇴사를 결정하고 이직하는 경우와 경쟁사에서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다르다. 최근 회사가 힘든 상황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특정 연구팀에 모두 영입 제안을 한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금호타이어 측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헤드헌터를 통해 거절할 수 없는 대우로 자사 연구원들을 유혹하고 있다. 돈의 논리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깊은 한숨만 내쉴 뿐이다.

금호타이어는 내부 제보자로 인해 한국타이어 측의 전문인력 영입 소식을 접하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더팩트 DB
금호타이어는 내부 제보자로 인해 한국타이어 측의 전문인력 영입 소식을 접하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더팩트 DB

반면, 한국타이어는 '직원 이직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더팩트>에 "연구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헤드헌터를 통해 연락이 왔고, 검토를 하고 있다. 현재, 인터뷰나 채용으로 연결된 것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동종업계 상호 간 연구인력 영입 제한에 대해선 "구두 협약이나 문서화 된 것도 없을뿐더러 법적인 문제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가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고 그쪽(금호타이어) 직원분들이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문의했고, 저희는 헤드헌터를 통해 제안을 받은 것이다"면서 "동종업계 이직 역시 비교적 많은 편이다. 기밀 사항이나 대외비 정보 유출을 목적으로 이직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이번 사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저희쪽 직원들도 경쟁사에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한국타이어 측에 따르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금호타이어의 전문 인력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니며, 인력 충원 과정에서 헤드헌터를 통해 금호타이어 연구원 영입을 제안받았다. 헤드헌터 쪽에 금호타이어 상황을 문의한 상황이고, 아직 단 한 명의 직원도 면접이나 채용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검토중'이고, 설령 금호타이어 연구원을 채용하더라도 문제될 부분이 없다라는 게 한국타이어 측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는 채용 과정에서 헤드헌터의 제안이 왔고, 아직까지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은 상황이며 이직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한국타이어는 채용 과정에서 헤드헌터의 제안이 왔고, 아직까지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은 상황이며 이직은 개인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 역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업계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경쟁사 간 이직은 많은 편이다. 국내 타이어업체가 3군데인데, 사실 내부적으로 인력풀이 많지 않은 편이다. 금호타이어가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전문 인력 유출에 대해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사실 '업계에서 상호간 연구원 영입을 하지 말자'는 협약은 들어보지 못했다. 타이어 업계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유능한 인물이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단순히 '누가 옳다', '나쁘다'라는 판단은 개인들의 몫이다. 다만, 회사를 옮기는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볼 때 냉정히 말하면 이번 논란에 대해선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기본적으로 동종업계 상도덕이 깔려 있다고 본다.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금호타이어로선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하는 상황에서 국내 1위 기업으로 인력 유출은 달갑지 않은 것은 명확하다. 그렇다고 자사 직원이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것을 막무가내로 막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면서 "설령 정당한 영입이라고 해도 위기에 처한 경쟁사의 기술을 노골적으로 빼오려는 모양새로 비칠 수도 있는 조심스러운 상황인 것은 맞다.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한국타이어는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상황이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sungro51@tf.co.kr

[ 주소복사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news_pol_eco&no=28779 ]

추천 0

다른 의견 0

  -목록보기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댓글은 삼가주세요. (이미지 넣을 땐 미리 보기를 해주세요.)
직접적인 욕설 및 인격모독성 발언을 할 경우 제재가 될 수 있습니다.
- 미리보기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