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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단순상속한 미성년 상속자 성년 되어도 새로이 특별한정승인 할 수 없어”
기사작성: 2020-11-22 08:12:05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 3월의 제척기간이 경과하는 등으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면,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렀다고 해도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하여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난 이상 상속인 본인의 새로운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부적법하다는 기존 대법원 견해를 유지한 판결이다.
특별한정승인이란 상속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모르고 단순승인한 경우에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월 내에 다시 한번 한정승인을 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지난 19일 “특별한정승인 규정의 문언과 체계, 대리 제도의 기본 원칙과 제척기간의 본질, 법률해석의 원칙과 한계 등을 종합하면, 상속인이 미성년인 동안 법정대리인이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고 3월이 지나는 등으로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면,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렀다고 해도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A씨가 여섯 살이던 1993년에 아버지가 사망하자 A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했다.
상속한 재산에는 A씨의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B씨에 대한 1200여만 원의 약속어음금 채무가 포함돼 있었다.
B씨는 A씨가 미성년자였던 1993년과 2003년에 1200여만 원 상당의 약속어음금 채권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여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에 A씨의 어머니가 A씨의 법정대리인으로 상속포기를 하지 않았고, 소송에서도 A씨를 대리했다.
2003년에 제기한 B씨의 승소판결문이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리게 될 위험에 처하자 B씨는 2013년 A씨에 대하여 승소판결문의 시효연장을 위해 소송을 제기하였고 공시송달로 또다시 승소판결을 받았다.
B씨는 2017년 8월 경 2013년에 받은 A씨에 대한 판결을 근거로 A씨의 은행예금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실행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곧바로 법원에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하고 B씨의 2013년도 승소판결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청구이의 소송이란 채무자가 판결에 따라 확정된 청구에 관하여 새로운 법률적 사실이 발생하여 다툼의 요인이 있는 경우에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여 해당 판결의 집행력을 없애는 것을 말한다.
이는 민사집행법에 규정되어 있다.
A씨의 청구이의 소송에 대하여 1심과 원심은 “민법상 특별한정승인의 요건은 A씨 본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므로, A씨의 한정승인 신고는 유효하다”며 “상속인이 한정승인 신고를 하면 피상속인의 채무에 대한 한정승인자의 책임을 상속재산으로 한정된다”고 판결했다.
1심과 원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B씨가 2013년에 받은 A씨에 대한 승소판결문으로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하였다.
그러나 상고심에서는 민법에서 규정한 특별한정승인을 인정하는 데에 있어서 미성년 본인과 법정대리인 중 누구를 기준으로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된 때’를 해석해야 하는지 문제가 되었다.
기존의 대법원 판례(2012다440)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알게 된 때’를 법정대리인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대법원은 △ 대리의 효과는 본인에게 귀속한다는 대리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고, △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한 제척기간의 본질에 반하지 않으며, △ 현행 민법상 미성년 상속인의 특별한정승인만을 예외적으로 취급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으므로, 상속인이 성년에 이르더라도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더하여 대법원은 “법원이 미성년자를 후견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당위성만을 중시해 이러한 특별한정승인을 허용하면 현행 민법에서 정하지 않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과 같아 허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하여 일부 대법관은 “성년에 이른 상속인이 채무초과 사실을 알고 특별한정승인을 하려고 해도 이미 제척기간이 지나 상속채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며 “이러한 해석은 상속인의 재산권과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정승인 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채무를 상속한 미성년을 제도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민법상 미성년자의 특별한정승인만을 예외적으로 취급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이러한 해석을 한다는 것은 법원의 법의 해석을 넘어선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대법원 제공]

 
 
 

최우석 기자 wscho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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