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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그리고 사장님의 눈물 1
이름: 바람논객


등록일: 2020-03-25 22:15
조회수: 560 / 추천수: 1




코로나 그리고 사장님의 눈물


참으로 힘든 겨울이었지요?


그나마 겨울 끝자락에 끝났다면 나았을 것 같은데 봄의 초입에 들어선 오늘도 그렇고 언제 끝났지 모를 작금의 현실, 아침에 문을 열며 오늘 하루도 예전의 호황을 기대해보지만 간판 불을 내리고, 포스의 일일 정산서를 뽑으며 여전히 토막난 매출에 땅이 꺼질 것 같은 한 숨과 함께 나도 모르게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퇴근을 하며 내일을 기약 해봅니다.


생각해보면 자영업을 하면서 늘 불경기 였습니다.


이상하게 다들 장사가 잘된다는데도 불경기라고 라고 그러고 안되는 사람 보다는 장사가 잘 유지되거나 잘된다는 사람이 더 많은데 항시 불경기라고 그러니 그런것들이 참 이해가 되지 않고 원래 자영업 경기는 이런건가? 라는 의구심을 갖고는 했는데 지금들어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불경기 라기 보다는 자영업 지옥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마치 ....


마치 빠져나올수 없는 늪에 빠져 나오려 해도 더 깊숙이 들어가는 늪 같은 지옥처럼요.

 

장사 6년차


한 겨울 추위는 작년보다 안추웠던 것 같은데 몸과 마음 그리고 매출까지 얼어버린 요즘입니다.


매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어느순간 토막이 나고 이제는 그 토막난 매출마저 익숙해져서 한가할 때 가게청소를 하지만 더 이상은 청소할 곳 마져 남지 않아 가게 한 구석에서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리는게 일상이 되버린 요즘



얼마전 간만에 한때 핫했던 연남동 상권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 왔을 때 보다 많이 바뀐 가게들


예전보다 작아진 인파


웨이팅이 일상이었던 가게들 마저 이제는 한적함이 돌고, 주말 저녁이라곤 볼 수 없는 광경에 요새의 현실을 느끼며 연남동 골목길의 한 가게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사장님 혼자 운영하시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단촐한 메뉴의 작은 가게


벽면에 붙여진 숱한 포스트잇과 많은 연예인과 찍은 사진들이 맛집임을 암시하고있기에 제가 들어갔을 때는 어느정도 손님이 차있었는데 어느순간 손님이 우르르 빠지고, 제가 먹는 테이블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들어온 한 손님이 사장님과 친분이 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굳이 듣고싶지 않았지만 작은 가게라 부득이하게 귀동냥을 하게되었는데...


1월이후 코로나가 생긴 후 적자를 이어가고있다고합니다.

1월 적자, 2월 적자, 3월에 현재까지 판 매출이 고작 100만원......

장사이래 손님이 한테이블도 안온 날도 있다고 하니 같은 요식업을 하는 입장에서 그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고, 왠지 모르게 가슴 한켠 짠하기 합니다.


이상하다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데 그럴수가 있나? 라는 의구심을 갖지만 상권의 특성도 있고 현재의 시국이 이렇다 보니 먹먹한 마음을 안고 식사를 마친후 계산을 하면서 특유의 오지랖이 발동했는지 사장님께 조심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장님 저도 요식업 장사하고있는데 요새 매출이 토막이 나서 말도 아닙니다.”

부득이 하게 사장님 하시는 말씀을 들었는데 음식이 이렇게 맛있는데 저도 참 마음이 아프네요

힘내셔요


같은 업을 하고 있기에 동병상련을 느끼며 부린 오지랖에 사장님께서....


코로나 대출도 알아보니 기일도 너무 오래걸리고 그 대출 받기전에 가게가 폐업할 것 같다는 말씀과 기 대출도 있기에 대출도 안나올 것 같고 이 가게로 생계를 이어가고있는데 처자식이 있는 입장에서 생활이 안되 적자를 이어가고있고, 하다못해 당연히 답장이 안올거를 아는데 대통령한테 까지 메일을 보내며 지푸라기 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냈지만 오랜기간을 버티기는 힘들 것 같다고 합니다.


연남동이라는 당시에 한참 핫플레이스로 뜨고있던 상권

이면도로지만 수 많은 유동인구가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이 당연히 올거라 생각지 않고 덥썩 비싼 권리금을 주고 들어와 지금은 회수조차 할 수 없는 금액의 권리금과 나날이 쌓여가는 적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장님의 눈가에 왠지 모를 눈물을 흘리실 것 같은 촉촉이 젖은 눈가를 보니 제 눈마져 눈물을 흘릴 것 같았습니다.


....힘들죠.


저도 이번에 코로나 대출을 알아봤는데 그나마 작년에 내놓은 신메뉴로 인해 전년 1, 2월보다 매출이 올라서 대출도 안되고 동네 어귀 조그마한 가게에 당장에 딸린 직원들이 4명인데 매출하락을 이유로 5년 넘게 함께 일한 이모님들을 쳐내기엔 이 분들도 생계가 있기에 제가 덜 벌고 가게에서 이윤이 남지 않더라도 이 분들을 끌어가겠다는 마음인데 혹시나 저도 처자식이 있었다면 생각을 달리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결혼은 안했지만 집안 생계를 이어가는 그 책임감의 무게는 잘 알기에 지금 앞의 사장님의 말씀이 참 가슴 한켠을 후빕니다.


차라리 내가 어떤 잘못을 했더라면...

나로 인한 이유로 매출이 떨어졌다면 다시금 타산지석으로 열심히 하다보면 희망이 보이겠지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대외적인 이유로 사회전반의 분위기를 이기기엔 우리네 가게는 하염없이 작기만 합니다.


또 혹시나 이 시국에 내가 잘된다 하더라도 매일 오는 긴급문자의 그 동선에 내 가게가 있지 않을까? 괜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커뮤니티에서 보고, 뉴스에서 보던 자영업자의 현실

40년 이상된 지역의 명물이 된 백년가게도 휴업을 한다하고, 마수걸이도 못하고 영업을 종료 한다 하고, 폐업을 고려한다는 말들이 이슈를 만들기 위한 조금 부풀려진 뉴스가 아닌가 했는데 이런 현실을 막상 들어보니 훅 체감이 옵니다.


어쩌다가 우리네가 이렇게 되었는지


IMF와 신종플루, 메르스를 모두 맞아본 장사하는 분들 이야기로는 이번이 최고중의 최고이고 기약이 없기에 너무나 답답하다고 하는데 어여 이 사태가 끝나고 다시금 예전으로 돌아갔음 하는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요


마스크를 쓰지 않고 편히 다닐 수 있고, 모임을 하며 웃고 떠들고 한잔 술과 함께 희노애락을 즐기고, 그냥 평소와 같은 일상들이 너무나 그립기만 합니다.



자영업을 하는 모든 분들이 비슷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힘들지만 함께 힘내고,

젠가 웃을 날이 올때까지 그날까지 함께 버티고 지난 오늘을 회고하며 퇴근길에 웃으며 소주한잔 할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습니다.


 

본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2020-03-25 22:17:04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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