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아시아 포수는 왜 0-2만 되면 바깥 코스를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공 하나 버리는 것 아닌가.”
2018년 SK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트레이 힐만 감독 얘기다.
미국과 일본 야구를 두루 경험한 힐만 감독은 한국과 일본 포수 리드에 물음표를 던졌다.
안 그래도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시절. “포수와 투수가 더 적극적으로 타자와 맞서야 오히려 실점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던 힐만 감독이다.
물론 야구에 100% 통용되는 정답은 없다.
상황에 따라서는 볼카운트 0-2에서 속구 하나를 빼는 게 필요할 수 있다.
그래도 돌아보면 십중팔구는 무의미하게 공 하나를 소모하는 결과를 낳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바깥쪽을 요구한 공이 반대투구 실투가 돼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지난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경기가 그랬다.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6회초 2사 1, 2루. 볼카운트 0-2 김성욱 타석에서 포수 박동원은 투수 김진성에게 바깥쪽 속구를 요구했다.
KBO리그에서 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포수의 투수 리드. 김진성도 관성처럼 고개를 끄덕인 후 박동원의 미트를 보고 공을 던졌다.
하지만 공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이 아닌 안쪽으로 들어왔고 김성욱은 이를 놓치지 않고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LG 입장에서는 흐름을 빼앗기는 치명타. 5회말 2점을 뽑아 4-2로 역전했지만 김성욱에게 적시타를 맞고 4-4 동점이 됐다.
이후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하며 4-5. 경기 후반에도 접전은 이어졌으나 5-7로 LG의 3연패. 반대로 NC는 3연승을 달렸다.
3일 LG 염경엽 감독이 바라본 포인트도 마찬가지였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전날 6회초를 회상하면서 “의미가 없는 볼을 요구하다가 맞았다”며 “결과적으로 반대투구 실투가 됐지만 제대로 들어왔어도 그냥 볼카운트 1-2다.
김성욱이 그 공을 칠 리가 없지 않나”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안 그래도 불길했다.
포크볼 두 개로 스트라이크를 선점했으니까 하이볼, 아니면 한 번 더 포크볼이 들어가는 게 맞다고 봤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하이볼 하나 던지고 이후 포크볼 세 개만 내리던져도 삼진이 가능했다.
위기일수록 적극적으로 가야 하는데 포수 리드가 아쉬웠던 순간”이라고 고개 숙였다.
더불어 감독으로서 운영 실수도 전했다.
염 감독은 “(최)원태를 내리는 타이밍을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 생각은 박건우를 상대하기 전에 바꾸는 것이었다.
하지만 원태 공이 워낙 좋았고 승리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며 “그래도 바꿨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투구수가 많아지고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
감독의 운영 실수”라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불펜 붕괴로 고전하고 있는 LG다.
염 감독은 “다시 승률 5할이 됐다.
올해는 개막이 빨랐다.
보통 4월초에 개막하니까 오늘부터 다시 시즌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겠다”며 마음을 다잡고 다시 출발선에 설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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