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후, 분가해서 살고 있는 30대 초중반 남자입니다.
오늘 아버지 자동차 보험관련해서 짜증나는 일을 겪어서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씁니다.
저희 아버지는 자영업을 하시는데, 일 때문에 1톤 포터 1대랑 개인용으로 쓸 대형 세단 1대씩 2대의 차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두대 모두 동부화재에 오프라인으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해서 썼었는데, 재작년부터 애니카 다이렉트로 갈아태워 드렸죠. 그덕에 1년에 20~30만원씩 보험료를 아낄 수 있었구요.
지난 5월 2일에 본가에 인사드리러 가면서, 올해도 보험 만기일이 다가왔으니 애니카로 보험료를 산출해봤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자영업용 트럭이 작년에 대인사고 1건과 자차보험처리 1건이 있어서 한 20만원 정도 할증이 되었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 정도 만기일이 남았으니 할증이 붙은건 아쉽지만 결재를 하려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동부화재에서 보험료 안내를 받았는데 삼성화재보다 만원 정도 비싼 수준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부모님 두분 모두 꽤나 오랜 기간동안 자영업을 하셨던지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금액차가 크지 않으면 가능한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사주는 편이라, 아버지 심증을 이해한 저는 '그럼 오프라인에서 영업사원 통해서 가입하세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당연히 오프라인에서 영업사원을 통해 자동차보험 갱신을 하시겠구나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몇 일 전, 블랙박스 할인을 받으려면 설치된 사진을 찍어야 된다고 하면서 영업사원이 아버지를 찾아와서 차량 사진을 찍으러 왔다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기가 얼마 전에 자차보험처리했던 내용을 모르고 보험료를 계산했었는데, 사고 내역을 추가해서 보험료를 다시 계산해보니 10만원 정도 더 나올 것 같다고 했다더라구요. 그래서 아버지는 영업사원이라고 해도 사람이니 일하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고, 블랙박스 할인해준다고 집까지 외근 나와서 사진찍어주는 수고를 해줬으니 그 정도는 우리도 감수하겠다고 대답하셨답니다. (이 내용도 오늘에서야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오늘 터졌네요. 오늘 밤 9시 조금 넘어서 집으로 퇴근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에게 급하게 전화가 오더라고요. 인터넷으로 보험을 들어야겠는데, 집으로 와서 가입 좀 해달라고요. 저는 5월 2일에 동부화재 영업사원을 통해 당연히 보험가입을 하셨다고만 알고 있었기에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일단 본가로 갔습니다. 오늘이 보험 마지막 날이라 오늘까지 보험을 가입하지 않으면 내일부터는 하루당 벌금을 물어야 되는 상황이었거든요;;;;
아무튼 본가로 가서 인터넷 다이렉트 보험을 가입하면서 아버지께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가관이 아니더라고요.
오늘 밤 9시에 보험 영업사원에게 전화가 왔는데, 자기가 보험료 계산을 잘못해서 30만원 정도가 더 나올 것 같다고 했답니다. 아버지는 당연히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었죠. 오늘이 보험 마지막 날인데다, 일주일 전에 보험료 뽑아준 것을 몇 일전에 수정해서 10만원을 올리는 것까지도 인정했었는데, 갑자기 밤 9시에 전화를 해서 30만원을 더 내야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고 했으니 말이죠!!
그나마 양심은 있었는지, 30만원 정도 더 나오는데 자기들 실수가 있던걸 인정해서 20만원 정도만 더 받고 나머지는 자기들이 감수한다고 했다네요 ㅡㅡ;;;;;;;;;;;;
그래서 아버지께서 아니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낮 시간에 통보도 가능했을텐데 밤 9시 넘어서 연락해주는게 무슨 경우냐고 따져물었더니 영업사원 왈 "낮 시간에는 바쁘실까봐 연락 못드렸습니다" 라고;;;;;;;;;
이게 말인지 똥인지....!!
그래서 급하게 인근에 사는 아들에게 급하게 연락해서 인터넷으로 보험을 들어달라고 말씀하셨던거죠;;;
여기서부터는 제 소설입니다.
동부화재 영업사원의 전략은 이런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우선 최근 여기저기 인터넷을 통한 다이렉트 보험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으로 자동차 보험을 가입(갱신)하는 사람이 줄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다이렉트만큼 낮은 가격을 제시해서 관심을 끄는거죠. 여기서 몇몇은 '그래 인터넷보단, 상담사 (혹은 영업사원) 통해서 가입하는게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히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더 그러시겠죠.
그렇게 관심을 끌어내는데 성공한 영업사원은 2차 작전에 들어갑니다. 보험료를 살짝 올리는거죠. 큰 금액이 아니라면 '좋은게 좋은거지' 라며 인정해주는게 우리나라 인심이니까요. 그 점을 이용해서 보험료를 살짝 올리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작전입니다. 보험 갱신 마감일 밤을 노려 가입(혹은 갱신)을 하려면 추가금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폭탄 선언을 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ARS 혹은 다른 오프라인 보험사들과 연락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고, 가입을 하지 않으면 하루에 15000원씩 (사업자의 경우엔 4만원씩이었나 그렇죠;;) 벌금을 내야하고 무보험이라 차 사용도 어렵게 되니 고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제 값 다 주고 보험을 가입하게 됩니다. 다이렉트에 비해 20~30만원을 더 받아내는 샘인거죠.
아마 저희 아버지도 본가에서 가까운 곳에 인터넷으로 다이렉트 보험을 가입해줄 수 있는 아들내외가 살고 있지 않았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보험 가입을 하실 수 밖에 없었겠죠;;;
환갑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어르신들이 보험 만기 3시간을 남기고 인터넷으로 다이렉트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확률은 결코 높지 않을테니 말이죠;;;
물론 정말 보험 영업사원은 최선을 다했는데, 부득이하게 2번의 실수로 보험료를 잘못 산출하고, 진짜 낮에는 바빠서 연락하면 방해될까봐 밤 늦게 연락을 한 것일 수도 있긴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런 아름다운 실수의 확률보단 제가 쓴 소설이 더 현실감이 있어보이는건 저희가 피해자가 될뻔했기 때문인걸까요??
오늘 9시부터 10시까지 갑자기 인터넷으로 보험가입하면서 짜증냈던걸 다시 생각해보니 지금도 짜증나네요. 아, 진짜.. 이런 영업사원에게 제대로 클래임을 걸고 싶은데, 방법도 모르겠고...
아무튼 짜증나는데 어디 하소연이라도 해야 풀릴 것 같아서, 자포에 두서없이 썰을 풀어봤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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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에도 금감원에 클레임거는게 가능한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