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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라디오인가?
학창시절 핸드폰 세대가 아니었던분들은 방에서 공부하며 라디오를 듣던 기억이 있을겁니다.
<추억의 라디오 방송들>
TV나 휴대폰같이 거기에 온정신을 다 뺏기는게 아니고, 공부하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었습니다.
-음악이 목적이야? mp3를 들으면 되잖아?
mp3는 내가 아는 범위에서만 찾고,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계속 음악만 나옵니다.
반면에 라디오를 듣다보면 어? 이런 좋은 노래가 있었네? 아. 맞다 이런 노래가 있었지....
와 저사람 오랫만에 나오네. 살아있었구나... 두런 두런 말소리가 정겹고 때론 DJ와 패널의 입담에
피식피식 웃기도 합니다.
배깔고 누워 손가락으로 다이얼을 돌리면 치직- 하다가 어느 순간 맑은 소리가 나는게 신기하지 않나요?
다른 기기나 매체, 게임에서 얻기 어려운 종류의 감성을 푸욱 느낄 수 있지요.
- 왜 라디오 전용 기기인가?
처음엔 요즘 잘나간다는 '효도 mp3' 종류를 샀습니다만, 이내 실망했습니다.
<각종 효도mp3들>
일단 라디오를 들으려면 귀찮습니다. 전원켜고 메뉴 들어가서 라디오 눌러야됩니다.
게다가 mp3기기에 부록처럼 들어있는 라디오기능은 저가형 전자식튜너때문에 디디디디디 하는
미세한 잡음이 부록처럼 따라붙습니다.
작은 크기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고음 성향의 음질도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옛노래 넣어서 부모님 드렸어요. 얼떨결에 진짜 효도 했네요.
다른 mp3기기들 검색하니 라디오 음질에 대한 불만이 꼭 있더군요.
그래서 딱 라디오 기능에 충실한, 음질 괜찮은 라디오를 물색했는데.....
티볼리 라디오가 빈티지스러운 디자인과 좋은 음질이라길래 봤더니 뜨학... 25만원이라니...ㄷㄷㄷㄷㄷ
무서워서 얼른 인터넷창을 껐습니다.
- 괜찮은 라디오의 조건은?
1. 수신률이 좋아야 된다. - 이거 중요합니다. 건물내부는 물론 캠핑장같은 야외에서도 잘 터져야합니다.
2. 긴 배터리 지속시간. - 요즘 전자기기들은 엄청난 고성능때문에 잦은 충전이 필수. 상당히 불안하죠.
3. 간편한 조작성.- 전원스위치 한방이면 바로 라디오가 나와야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날로그식 튜너가 짱.
4. 저렴한 가격. - 잃어버려도 정신적인 타격이 없어야 합니다.
5. 좋은 음질. - 이건 딜레마 입니다. 음질이 좋으려면 스피커 사이즈가 커야되고, 작으면서 좋으려면
고가의 유닛이 필요합니다. 뭐 인생사 대다수 문제의 근원은 돈이죠.
그래서 심사숙고끝에 고른 제품은 소니 ICF - F10
- 특징 : 크다.(소설책크기) 싸다.(만오천원) 음질좋다.(진짜 정말 좋음)
오.. 이런 디자인이라니. 마치 80년대 흔히 볼수 있었던 카세트라디오 같지 않습니까.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 사이에서 라디오 추천 1순위라고 하더군요.
- 외관
1. 일단 소설책 크기와 비교해보니 사이즈가 짐작 가시죠. 휴대용 기기는 아닙니다.
2. 배터리는 R20 사이즈인데, 난방기기나 가스렌지등에 들어가는 큰 배터리중 가장 큰거 입니다.
AA배터리를 옆에 놓으니 비교가 되죠.
3. 아날로그튜너는 부드러운 편입니다. 한손가락으로 슬슬 밀고 당겨서 채널조정할 수 있습니다.
4. 스위치는 OFF - AM - FM 의 3단입니다.
5. 어디에 걸어두거나 들고 다니라고 스트랩을 주는데... 많이 허접스럽습니다.
- 성능
1. 왜 캠퍼들 추천 1순위인지 바로 알겠습니다. 음질 아주 좋습니다. 소리도 엄청 크고.
맑고 깔끔한 성향의 소리입니다. 어지간한 저가 PC스피커보다 나아요.
2. 안테나를 뽑으면 60센터 정도까지 나옵니다. 지리산 오지에 가도 라디오는 잘 터질거 같습니다.
3. 멀티메타로 소비전력 측정해보니 작은 소리 12mA 중간 18mA 큰소리 25mA 정도 먹네요.
R20배터리가 5000mA 용량이니 작은소리는 5000/12= 416시간 이네요... 와.
큰소리 5000/25= 200시간. 배터리 한번 꼽으면 언제 꼽았나 까먹을 정도 같습니다.
- 단점
1. 너무 기본 기능만 있고 너무 크다.
2. 이어폰잭이 모노다. 심지어 이어폰 끼우면 한쪽으로만 들린다.
3. 다른 배터리나 어댑터를 사용할 수 없다.
- 여기서부터는 번외팁.
# 이 라디오는 크기가 커서 그런지 내부 공간도 널널합니다. 따라서 개조하기가 수월한 편입니다.
인터넷 검색하니 이어폰 단자를 외부입력단자 AUX 로 개조하는 팁이 있더군요.
어차피 있어봐야 쓰지도 않을 이어폰 단자이니 AUX단자로 바꾸는게 훨씬 활용도가 높겠죠.
소리 빵빵한 외부스피커로 재활용 할 수 있습니다.
cxa1019s 라는 라디오IC칩을 사용했다나 뭐래나.. 하여간 21번핀을 GND로, 24번을 DET OUT으로 연결하면
된다고 합니다.
일단 나사를 두개 풀면 분해됩니다.
내부 기판은 간단하네요. AM전용 검정 막대 안테나도 보이구요.
다른 분들은 이어폰잭을 기판에서 완전 분리를 하고나서 연결을 하던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기판의 이어폰단자에 연결된 회로를 칼이나 못으로 그어서 단선시키면 되죠 뭐....
왼쪽 그림의 녹색 두 지점을 서로 연결 해줘야 됩니다. ( 안그러면 이어폰이 꼽힌줄알고 라디오 소리가 안납니다. )
IC칩 다리에 직접 납땜하고나서.... 이어폰잭에 극성에 맞게 납땜해주면 됩니다.
21번은 A 지점과, 24번은 B 지점을 연결해주면 됩니다.
@ 이왕 개조하는김에 어댑터 입력잭도 붙여보겠습니다.
2단 스위치를 준비하구요, 위로 올리면 DC 어댑터 전원으로, 아래로 내리면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 칩셋이 원래 2 - 9v 까지 입력가능하다고 하더군요. 5v 로 시험해보니 안정적으로 잘 작동하네요.
혹시 모르니 5v 이상 어댑터는 사용하지 마시길 권해드립니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작업이 케이스에 네모구멍 뚫기였습니다. 두껍네요.... 드릴로 구멍 뚫고 칼로
파내야 쉽게 만들수 있습니다.
또, 이왕 만드는김에 AA배터리 끼울수있는 케이스와, 18650리튬이온전지를 끼울 수 있는 케이스도 만들어봤습니다.
리튬전지는 특성상 2볼트 이하로 내려가면 내부 셀이 붕괴되어 다시 쓸수 없습니다.
그래서 보호회로 PCM 이 필요한데요, 구형 핸드폰 배터리 분해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뭐 만드는 방법 궁금해 할 사람이 있겠습니까만, 라디오 전원단자 - pcm회로 - 18650전지 순으로 연결이 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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