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수로 전향하는 SSG 하재훈이 배트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SSG랜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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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먼 길 돌아 제자리를 찾았다.
2019년 세이브왕(36세이브) 하재훈(31·SSG)이 KBO리그 최초의 ‘구원왕 출신 20-20 타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SG는 18일 ‘하재훈이 내년시즌 외야수로 전향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활약하던 지난 2018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 결정을 할 때부터 꿈꾸던 자신의 모습을 3년 만에 이루게 됐다.
하재훈은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던 2009년 외야 유망주로 메이저리그 시카고컵스에 입단했다.
더블A에서는 어시스트 1위에 오르는 등 주목받았지만, 빅리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해외진출 선수는 2년간 KBO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 탓에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스카우트 돼 일본 무대도 경험했다.
장타력을 갖춘 기대주로, 특히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로 1군 무대에 이름을 올리는 등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능력을 지켜본 SK(현 SSG)는 강견이라는 점에 주목해 데뷔 첫해 투수로 전향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로 루키시즌에 구원왕(5승 3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할 때까지만 해도 투수 전향을 유도한 SK의 눈이 틀리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투수 경험이 없던 하재훈은 밸런스가 아닌 힘으로 공을 던졌고, 어깨에 탈이 났다.
수술 대신 재활로 재기를 노렸지만 지난해 13이닝(15경기), 올해 18이닝(18경기)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타자로 성공하고 싶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하재훈은 지난 8월 올림픽 휴식기를 이용해 SSG 김원형 감독에게 야수 전향 요청을 했고, 마무리 훈련 때 결정하자는 얘기를 들었다.
마무리 부재에 시달리는 SSG 입장에서도 구원왕 출신 카드를 바꾸는 게 마뜩잖았다.
그러나 한 번 생긴 염증은 좀처럼 깨끗이 낫지 않았다.
투구하면 재발하기를 반복해 메디컬 테스트 끝에 투수를 포기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재훈은 “외야수 훈련은 (입단후) 처음 해봤는데 그동안 받은 심적 스트레스에 비하면 오히려 기대가 된다.
마무리훈련이 끝난 뒤에도 야수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위해 비시즌을 활용할 것”이라며 “20홈런 20도루를 할 수 있는 외야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입단했을 때 ‘세이브왕’을 목표로 삼았는데 이뤄냈다.
내년에는 홈런왕에 도전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빠른 공을 던지는 선수는 대체로 장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야구계 속설이다.
타고난 근력과 유연성, 몸의 폭발력이 좋기 때문이다.
하재훈은 힘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순발력도 동료 야수들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에서 1루까지(약 28m) 3초 6 정도에 주파하는데, 투 베이스(약 55m)를 6초 9에 끊을 수 있는 주력을 갖고 있다.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수비력으로 인정받았던 만큼 감각만 회복하면 SSG 외야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재활 중인 추신수, 무릎 통증에 시달리는 한유섬 등 SSG 외야수들이 긴장해야 할 수도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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