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최민우 기자] 따스한 햇살, 선선한 바람. 가을 야구를 즐기기에 한 없이 좋은 날.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에는 2021년 삼성과 KT의 정규시즌 왕좌의 주인공을 가리는 ‘타이브레이크’ 경기가 펼쳐졌다.
대구 팬들도 6년 만에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라팍을 방문했다.
그러나 이날 삼성이 KT에 0-1로 패하면서,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는 올 시즌 최다 관중이 입장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도권 경기장은 무관중으로 경기가 진행됐고, 비수도권은 30%까지 관중 입장이 허용됐다.
삼성 연고지인 대구 역시 관중석의 70%는 비워둔 채 시즌을 치러왔다.
그러나 타이브레이크 경기에는 일반 관중 30%에 백신 접종자에 한해 20% 추가로 라팍에 입장할 수 있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30일) 오후 10시에 티켓 예매가 시작됐는데 매진됐다.
자정에 열린 잔여 티켓 예매도 4분만에 소진됐다.
총 1만 2244석이 팔렸고, 경기장에는 모처럼 구름 관중이 모여들었다.
물론 50% 빈자리가 있지만, 자리를 띄엄띄엄 앉은 덕에 관중석이 허전해 보이진 않았다.
오히려 라팍의 파란 관중석 의자에 흰 유니폼을 입거나, 관중들이 응원 타월을 들고 흔들자 푸른 바다에 파도가 치는 듯한 인상도 줬다.
관중들은 응원가를 육성으로 따라하지 못하지만, 응원도구를 활용해 기쁨과 아쉬움을 몸으로 분출했다.
삼성은 2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6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진출 티켓을 거머쥔 만큼,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팬들 역시 삼성이 새 왕조를 열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박 모씨는 “경기장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선 모습이 낯설다.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순간이다.
날씨도 경기를 관람하기에 딱 좋다.
모처럼 가을 야구 정취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관중들이 가득 들어찼지만, 아직 야구장의 묘미인 ‘치맥’(치킨과 맥주)을 관중석에서 즐길 수 없다.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1단계 정책에 따라 실외스포츠 경기장 내 ‘백신 접정자 전용 구역’에서 취식이 가능하다.
즉 PS부터 치맥을 하며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씨는 “만약 라팍에서 가을 야구를 한다면, 그 때는 맥주 한 잔 하면서 경기를 관람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경기는 KT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이로써 KT가 창단 첫 정규시즌 1위에 올랐고, 삼성은 2위를 차지하며 6년 만에 PS 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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