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버스: 기묘행>은 세 번째 롯데시네마 아르떼 단편시리즈로 이번에도 5편의 단편들을 모은 작품입니다.

첫 번째 작품은 <에케호모, 이 사람을 보라>인데 굉장히 짧은 단편인데 한 인터넷 방송 bj가 한 여성을 어떠한 공간 가두어놓은 모습을 중계합니다. 이 방에 참여한 사람들이 bj에게 돈을 주고 요구를 하면 그 상황을 여성에게 지시하는 방식의 방송입니다. 재작년에 벌어졌던 텔레그램 사건이 떠오르는 단편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불편한 감정이 드는 작품이었는데 아마도 이 정서를 감독이 노린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조안>이라는 단편이었습니다.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가 떠오르는 작품이었습니다. 스마트폰 ai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 이 이야기는 조안(실제 이름 한결)이라는 여성을 통해 지금 시대의 스마트폰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익명성이 중요한 키워드인데 그 익명성이 드러나는 경우에 인간관계에 대한 의심도 함께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세 번째 작품은 <포세일>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한 중년남성이 우연히 커피자판기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오백 원을 넣고 삼백 원짜리 커피를 뽑고 거스름돈을 꺼내는데 이백 원이 아니라 오백 원짜리 두개가 나오는 것입니다. 혹시나 하는 맘에 다시 반복하니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남자는 여러 번 반복하다가 그 동안 뽑아놓은 동전을 모두 넣고 동전 반환 버튼을 누릅니다. 아마도 '기묘행'에 딱 맞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록 그 결말이 어둡더라도요.

네 번째 작품은 <분실물>이라는 단편이었습니다. 분실물센터에서 일하는 한 남자가 딸을 잃어버리고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평행우주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반성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 반성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내가 나인지 과거에 있는 내가 나인지를 헛갈리는 상황 속에서 분실물 센터라는 공간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작품은 <세이브 미>입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환자들을 돌보고 청소까지 하는 이 남자는 밤만 되면 괴로움을 달래려고 술에 취합니다. 그리고 꼼짝도 못하는 환자들에게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면 환자의 몸에 글자가 하나씩 새겨집니다. 그리고 이내 이 글의 내용이 환자들이 쓴 것을 알고 패닉에 빠지는데 이후 환자들은 자신의 소원을 하나씩 씁니다. 그런데 그 소원은 모두 같은 것이었습니다. 기묘행의 마지막으로 너무 처연한 감정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기묘행이라는 부제에 맞는 이야기고 있고 단순한 판타지물인 작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과 독특한 느낌과 정서를 제공하는 작품들이라 만족스러웠고 특히나 단편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 더욱 더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