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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는 어떤 매력을 갖고 있나?
까는 사람들은 뭔 철지난 게임의 재탕 추억팔이를 주제에도 안 맞는 고가로 사냐고 비웃으며,
베타 테스트 단계에서 뭘 그렇게 만족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환불을 인증하기 바빴다.
시나리오 플탐이 그렇게 길지 않고, 난도만 높여서 반복을 한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왜 20년 넘은 컨텐츠가 이렇게 인기일까
이 겜은 시방 모아야 할 것 투성이기 때문이다.
보석, 룬, 장비 등 내 캐릭이 몇렙이든 간에 다 쓸모가 있다.
사파이어, 루비, 자수정은 크래프팅하는데 써야지, 해골은 모아서 다이어뎀 옵션질도 해야 하고
나머지 보석은 바알참 옵션질도 해야 한다.
룬은 말하면 입만 아프다. 시방 내가 20년 전에 룬워드라는 게 있었는지 기억도 가물한데,
그걸 또 무슨무슨 재료 베이스를 구해야 하고 35패캐 맞춘다고 룬을 뺏다 넣었다도 반복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또 넓지도 않은 창고에 꾸역꾸역 이쁘게 잘 모셔놓는다.
완벽한 수집질이다.
노멀, 매직, 레어, 유니크의 등급과 아이템의 가치가 정비례하지도 않는다.
아니 그냥 흰색이네 하고 넘어가질 못한다. 게임을 하며 떨어지는 텍스트의 숨은 가치를 찾는 보물찾기와 비슷하다.
특히 아이템을 집어서 케인 할배께 감정을 의뢰하거나 직접 감정서를 발라서 아이템의 옵션을 확인하는 작업은
판돈이 잔뜩 올려진 섣다판에서 내 패를 까뒤집는 것만큼 두근거림이 있다.
당장 끼지도 않는 유니크지만 그 가치를 검색하고 가늠하여 미리 만들어 놓은 창고 캐릭터에 '언젠간 쓰겠지' 고이 모셔둔다.
아무리 그래도 예전에 이미 다 해본 것들이잖아? 아니 결혼, 이혼 다 해보고 재혼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가?
더군다나 나와 내 애인, 배우자는 나이를 먹어서 외형이 변했지만, 이 게임은 이쁘고 잘생겨져서 돌아왔다니까?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블리자드는 인벤토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제발 부적은 부적 전용 인벤토리로 선회하라.
요즘 가방도 수납성이 엄청 좋은 가방이 많은데,
아무리 옛 게임이지만 주구장창 이스트팩만 메고 다닐 수는 없잖나?
그래도 좋다. 색빠진 이스트팩이라도 좋다.
첫 사랑을 하던 내가 찌질하고 멍청하고 정말 싫었지만, 그 시절로 돌아가기 싫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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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과 득템이 주는 재미가
헬 바알을 잡고서도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하는 원동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