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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시계를 되살리자는 취지에 빈티지 시계를 재작업하여 차시거나 파시는 분들이 해외에나 한국에나 꽤 계시죠. 다만 시계의 가치를 생각해봤을때 시계의 본질을 변질시키는 것은 시계인들 사이에서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고가의 제품은 라이트 폴리싱 조차 하지 않는 편이죠.
저도 이에 동의합니다만 최대한 회손을 적게 그리고 사용되지 않는 무브를 손목 시계로 만드는것은 충분히 좋은 취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든것은 아니지만 이베이를 통해 이태리에 좋은 셀러가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시계입니다.
Perseo라는 브랜드로 빈티지 시계를 좀 아시는 분이라면 아시는 Cortebert의 이태리 상호명입니다. 제 짧은 지식으로는 Cortebert는 그 기술력으로 워낙 유명해 한떄 롤렉스에 무브를 납품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당시 이태리의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이탈리아식 이름인 Perseo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습니다. 당시에도 비교적 저렴한 시계였지만 이탈리아 공식 철도 시계로 오랫동안 사용었을 정도로 인정받는 시계였죠.
이 시계의 무브는 회중시계 무브 중 가장 유명한, 그리고 지금도 파네라이와 여러 명품 핸드와인딩 제품에서 애용되는, Unitas 6498이 들어간 시계입니다. 에나멜 다이얼과 바통 핸즈, 그리고 무브를 모두 살린 커스텀 시계로서 세월의 흔적은 조금 있지만 그렇기에 뭔가 더 끌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에나멜 다이얼의 경우 유리와 비슷한 재질로 수십년이 지나도 변색이 되지 않는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유니타스 무브 또한 가장 튼튼한 무브 중 하나로 알려져 간간히 서비싱을 해주는것으로도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합니다 - 이 시계가 그 방증 중 하나겠지요
예전부터 회중시계를 손목에 올리려는 시도는 많았지만 제가 이 제품을 산 이유는 43mm의 너비, 12mm의 높이라는 비교적 감당할 만한 사이즈에 있습니다. 하얀색이기에 실제크기보다는 조금 커보이긴 하지만 18cm의 제 손목에 큰 이질감없이 맞습니다. 무엇보다 빅 크라운으로 인해 수동 와인딩 하는 맛은 글로 형용할수 없을 정도입니다.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밥주는 맛이 쏠쏠합니다. 또한 전면부는 사파이어 크리스탈, 후면부는 미네랄 크리스탈로 무브를 보일수 있게했습니다.
아쉬운점이라면 같이 보내온 가죽밴드도 수제라 매우 허접한 점 (이태리 사람이 만든거 맞을까 생각이 들 정도) 그리고 크라운이 약한 힘에도 뜨기때문에 생활방수조차 힘들수도 있다는점이 있습니다. 물론 줄은 제가 갖고 있는 스웨이드줄로 바꿔주어 훨신 고급스러워졌고 방수는 그냥 조심히 차고다니면 될거 같습니다.
여러가지로 매우 만족하는 제품입니다. 그간 10개 정도의 시계를 거쳤지만 이것만큼 재밌는 시계가 없었습니다요. 모던한 시계에 질리셨다면 가끔 이렇게 "탈선" 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은거 같네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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