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대학 강당에서 발견된 동학군 유골.
사실,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벌써 10년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알고 계셨나요? 이 사건! 저는 몰랐습니다.
1906년, 일제 통감부 초청으로 진도에 출장왔던 일본인 청년 사토가 수집해 갔다고 합니다.
왜, 왜 동학군 유골이 그의 수집 품목이 되었던 걸까요?
그 대답은 당사자인 사토가 해야겠지만 그 역시 이미 유골이 된 지 오래입니다.
사토가 수집해 간 유골의 주인공, 그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진도의 동학 접주 박중진이었습니다.
그가 소설 속에서 다시 살아왔습니다. 이 부분만으로 벌써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여성동학다큐소설 시리즈 가운데 한 권으로 출간된 <피어라 꽃>.
저는 이 책, 과장 조금 보태서 숨도 안 쉬고 읽었습니다.
그만큼 소설적 구성도 뛰어나고 주인공들이 펄펄 살아 움직입니다.
대학 때 유현종의 <들불>을 읽은 후로
모처럼 동학농민혁명을 배경으로 한 책다운 책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잊고 있었습니다. 우리 역사에 동학농민혁명이 있었다는 것.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함부로 다른 나라를 넘보는 외세에 맞짱뜨고자 일어났던 찬란했던 그 순간과 태양처럼 빛났던 그들.
어느새 내 청춘도 지고, 열정도 식고, 그저 몇몇 사람들과 그저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위로를 삼는 요즘의 나.
괜시리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오늘밤, 이 진지한 질문부터 나 자신에게 던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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