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첫 가을 설악산을 다녀왔습니다.
물론 초여름 여름 설악산은 다녀왔지만 가을 설악은 처음입니다. 이전 공룡산행때 금강문을 지나 철계단에서 마주한 병풍과 같은 1275봉과 범봉의 모습을 보고자 첫날은 백담사~오세암~마등령 올랐다가 수렴동 대피소에서 묵고 다음날 새벽에 오세암~공룡능선~천불동 통해서 소공원으로 하산했습니다. 단풍으로 물든 설악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내국인 외국인 단체로 온 산객들이 참 많었습니다.
* 산행일자
2022년 10월 14일(금)~15(토)
* 날씨
화창/구름약간, 운행중 10~18도, 바람없음
* 산행코스(카카오맵기준)
1일차: 백담사-오세암-마등령3-수렴동대피소:13.5km
2일차: 수렴동대피소-오세암-공룡능선-천불동-소공원:17.4km (중간 400m 알바 포함)
* 교통정보
동서울->백담사입구터미널 (06:50~09:05)
속초고속->동서울 (16:20~19:45)
* 일몰/일출시간 : 1753/0632
* 복장
상의 : 속건 베이스레이어+반팔T
여름 바람막이
속건 긴팔T(예비)
얇은 플리스 자켓(예비)
울트라라이트 패딩(예비)
팩라이트 자켓(예비)
하의 : 여름 짚오프팬츠+여름 타이즈
* 기타
플리스 소재 침낭라이너
해가 좀 더 길었다면 당일 코스 or 양폭대피소에서 묵고 다음날 토왕성/울산바위 방문도 좋을 듯 합니다.
기상청 제공 산악날씨와 윈디 모두 양호한 기상상태를 보여줍니다. (새벽과 능선부는 혹시 모르니 보온의류도 준비해둡니다.)
용대리 백담사입구터미널 >> 백담사 (1km + 7km)
산허리에 걸린 낮은 구름을 보고 물안개나 구름이 살짝 낀 백담계곡을 내심 기대했습니다.
백담입구터미널에서 백담사 셔틀버스 매표소까지 1km 구간을 코스모스와 마편초가 맞이해줍니다.
백담사 셔틀버스는 유료이고 도로사정과 운행시간이 수시로 변하니 공단 공지와 버스 운행정보를 참고하세요
(인제군 버스정보 : https://www.inje-pti.com/index.php?mp=p4 )
성수기이지만 평일이라 그나마 양호한 듯 버스가 출발하면 바로 그 다음 버스가 바로 출발대기를 해서 앞 1대를 보내고 바로 탑승합니다.
초입부터 중간까지 보행로 확장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백담사 풍경
백담사 >> 영시암(4.7km)
숲속길에 들어서자 코끝을 자극하는 달큰한 오미자 향기가 나는데 어떤 나무에서 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영시암
영시암에서 물보충과 화장실을 들릅니다.
영시암 삼거리 >> 백담사 (2.4km)
3번의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축축한 길과 이끼가 정말 많습니다.
쓰러진 거목은 자신의 허리를 내주어 멋진 산길이 되어줍니다.
오세암까지 남은 600m중 400m 정도 마지막 깔딱오 르막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중청과 대청봉
계곡의 허리를 도는 내리막길의 끝은 오세암
오세암과 그 뒤로 공룡능선 나한봉(가운데)
오세암 공양을 드시는 산객들 (가운데 바위에서 식수보충, 오른쪽 건물이 공양 받는 곳 그리고 마등령/봉정암 길과 해우소도 그 방향)
옥녀봉과 서북능선(귀때기청봉 근처), 만경대
오세암 >> 마등령 (1.4km)
꽤 경사도가 있으니 네가 길어봤자 1km라고 맘먹고 올라야 맘이 편하다.
공양 받는 곳을 가로지르면 마등령/봉정암 가는 길 (오래전 출입로인 식수 받는 곳 계단쪽 올라서 오른쪽 건물은 스님들 거처이니 출입금지)
귀때기청봉
이쯤해서 열심히 오를 계단 표지판에는 0.4km 왔다고 하는데 실제 지도상에서는 0.55km인거는 비밀
지천에 널리 도토리/상수리를 수확하는 다람쥐
0.5km 중 200여미터 경사길만 오르면 마등령삼거리까지는 완만한 능선길
마등령 능선부는 이미 가지만 남었습니다.
이게 뭥미? 내설악과 외설악의 날씨가 이렇게 차이 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구름 : 응~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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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등령삼거리 >> 오세암 >> 영시암갈림길 >> 수렴동대피소 (1.4km + 2.4km + 1km)
오세암 근처 급경사 내리막길
하산길에 오세암으로 템플스테이 하러 오르는 외국인들과 신자들과 마주합니다.
수렴동대피소 가는 계곡길에 만나 유난히 붉었던 단풍
수렴동대피소 앞 구담과 뒤로 봉우리는 옥녀봉
대피소 취사장
총 수용인원 최대 18명중 현재는 8명까지 예약가능, 주로 봉정암이나 오세암방향으로 하산하시는 분들이 머무는 듯 합니다. 새벽녘 출발을 위해서는 방해가 되지 않도록 취침전 준비를 다하고 최소한의 물건만 꺼내놓고 기상후 바로 밖으로 나와서 정리를 합니다.
운치있는 데크에서 발열도시락으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수렴동대피소 >> 오세암 >> 마등령삼거리 (1km + 2.4km + 1.4km)
02:47 출발전 온도체크 : 9.5도 / 에너지젤 흡입하고 Start!!
스님 주무시는데 죄송하지만 빛 좀 비추겠습니다.
구름낀 하늘에 오리온 자리와 달빛이 참 멋있었습니다.
04:00 새벽 오세암 풍경 / 식수보충과 빵조각을 먹고 출발합니다. 신자중에 일부는 오세암에서 주무시고 출발준비 하는 모습도 보이더군요.
낮에는 위만 보고 걸으니 보이던 것이 밤에는 보이지 않고 밤에는 바닥만 보고 걸으니 낮에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구나....알바했다는 소리죠.
백담사에서 나와 바로 있는 갈림길에서 그만 봉정암 방향으로 진행 중간에 내리막길이 있어 이상하다 싶어 지도를 확인해보니 200m정도 알바.. 부엉이가 비웃는듯 우네요.
04:30 알바를 하니 마등령 오르는 길에 비로소 보이네요.
1000m 고지를 오르니 서북능선에 종주 불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등령삼거리 >> 나한봉 >> 큰새봉 >> 1275봉(공룡중간지점)
05:29 마등령삼거리(온도 10도), 비선대를 통해 오르는 불빛들이 장관입니다. (6월달 처음 비선대~마등령 통해 올랐을때 이쯤해서 헛구질나서 에너지젤 먹고 겨우 기력 회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은 블루투스 이어폰 한쪽과 모자를 재물로 삼아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잠시 수분보충과 에너지젤를 먹고 기차의 앞대가리가 되어야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나한봉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1275봉 지날때까지 중간 중간 병목구간이 있기에)
05:55 중간마다 속초방향 여명을 감상합니다.
대청봉과 중청봉 그리고 소청불빛
20년만에 공룡을 타신다는 분, 잠에서 깨어나기전의 큰새봉
나한봉 내리막
큰새봉
굿모닝~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 / 끝청
06:40 큰새봉 내리막길에 마주한 늦은 일출(?), 타이밍이 딱 좋았습니다.
화채능선 위로 오르는 태양
일출 직후 / 일몰 직전의 햇빛의 컬러는 참 고급집니다.
세존봉과 울산바위
큰새봉 -> 1275봉 가는길
킹콩바위, 처음 왔을때는 못보고 오늘에서야 봅니다.
냉장고 바람이 분다는데 오늘은 바람조차 없습니다.
250~300미터의 오르막길, 한큐에 오르면 좋은데 저는 아직 등력이 딸립니다.
커다란 하나의 바위의 질감이 다른 행성에 온 듯합니다.
07:29 1275봉
1275봉 오르는법은 블로그/유튜브를 통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오늘도 패스합니다. 이제 곧 양방향 교행이 이루지기 때문에 빵조각과 에너지젤을 먹고 잠시 쉬다가 날이 너무 좋아서 바지의 다리부분도 분리하고 출발합니다.
1275봉 >> 몇 개의 고개 >> 신선대
1275봉의 급경사 돌계단과 암릉 하산길
1275봉 하산이 끝나고 오르기 시작하는 이곳부터 반대쪽 산객과 교행하는 횟수가 늘어납니다.
뒤돌아 본 1275봉과 달
오른쪽 천화대 범봉 / 멀리 달마봉과 울산바위
Q.스테고사우루스 등골판같은 저 암봉들 아는 분 있나요?
08:25 공룡능선의 마지막 목적지 신선대가 보입니다.
08:35 뒤돌아 본 스테고사우르스 등골판 같은 암봉들
Q.1275봉 이후 신선대 사이에 인상적인 고사목이 있는 두 고개 이름 아는분 있나요?
천화대 범봉
속초바다와 달마봉, 권금성, 집선봉, 칠성봉
09:51 신선대에 사람들이 많어서 오르는 중간에 공룡의 모습을 담고 빠른 하산을 결정합니다.
09:19 기차 꼬리칸 탑승
09:30 마지막 병목구간도 무사히 통과합니다.
무너미고개 >> 양폭대피소
09:57 무너미고개에서 시작하는 천불동계곡 내리막이 꽤 길지만 가을에는 단풍덕에 피곤하지 않습니다. 하산 시작전에 계곡에 헬기로터 돌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려옵니다. (기사로도 나왔지만 화채능선 양폭쯤에서 추락한 사람 수색하는 소리였습니다.)
공룡타신 분들, 대청봉에서 내려오시는 분들, 신선대만 보고 내려가는 분들로 천불동 계곡쯤해서는 많은 하산객들이 보였습니다.
하산길 첫 폭포(무너미고개 경사 내리막의 끝)
10:31 천당폭포, 역광이라 사진이 찍기가 힘듭니다.
10:40 양폭대피소 앞 풍경
늘 한가했던 양폭대피소가 만원입니다.
양폭대피소 >> 귀면암 >> 비선대 >> 소공원
유난히 맑아 보였던 천불동 계곡물
11:00 양폭대피소에서 10분쯤 내려왔을때 구조헬기가 돌아와 호버링하며 수송준비 합니다. 대피소에 있다가 내려온 다른 분 이야기로는 아침에 추락했는데 계속 수색하다가 이제야 찾았다고 합니다. 들은 이야기도 있지만 기사에도 없는 내용이기에 사진만 올립니다.
이후에도 수색요원들 픽업인지 비탐구역 감시하는지 헬기소리가 여러번 들리더군요.
11:07 오련폭포 상단, 철계단으로 내려가는 구간이라 단풍구경하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11:42 귀면암, 하산의 중간지점에 만나는 저 계단길은 정말이지 악마와 같습니다.
멀리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이 보이면 천불동계곡 하산의 끝
12:25 장군봉, 형제봉, 적벽
멀리 세존봉
13:07 소공원에도 단체/가족단위 단풍객들로 가득합니다.
속초 >> 서울
터미널 근처 사우나에서 씻고 고속터미널에서 햄버거 흡입후 서울행 버스에 오릅니다. 몇 번을 다녀가도 속초바다는 버스안에서만 구경합니다.
16:43 오색구간과 대청봉, 금,토요일 모두 오후에 외설악이 구름에 덮히는 모습입니다. 대청봉에서 내려보는 공룡운해가 멋있었을듯 합니다.
* 돌아오는 버스에서 카카오맵에서 오세암 검색이 안되길래 버스라 네트워크가 불안한가 싶었는데 등산복귀중에 세상이 바뀌었더군요.
수렴동대피소에서 출발해서 생각보다 크게 밀리지 않고 설악산을 다녀왔습니다. 어쩌다 공룡이나 하산길에 마추쳤을 등포분들 반가웠고 많은 사진과 긴 후기를 읽어주신 분들 감사하고 항상 안전산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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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멋지고 필력도 좋으셔서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과찬이십니다요. 집중해서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