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부터 저의 숙원중에 하나였던 명성산 정상 방문을 어제 드디어 이뤘습니다 작년부터 거의 다달이 산정호수 주변의 펜션을 애용하고 있는데 여자친구와 3번을 갔었고 그중 두번을 억새밭 까지만 다녀와서 정상에 대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체력과 흥미상 억새밭까지 같이 와준것 만으로도 고맙고 체력의 한계가 있는 상대방에게 정상은 너무 큰 무리이기에 아쉬운 마음은 혼자만의 마음속에 넣어두고 미련없이 하산을 했었습니다 

원래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면 산행을 일체 하지않는데 올해는 제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기온이 오르는 날에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틈틈히 다니려고 합니다

집에서 나서서 구리~포천 고속도로를 타고 차가 거의 안막혀서 산정호수까지 한시간 십분 정도만에 도착했습니다 항상 볼때마다 마음에 드는 문구에서 셀카를 찍었습니다 이날 셀카를 많이 찍어서 사진들의 얼굴 부위에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놨습니다 보기 불편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주차후 식당과 펜션가를 지나 계곡이 나오는 등산로 초입에 바로 나오는 책바위 코스로 진입합니다 책바위로 오르는건 이번이 3번째네요 일반 오름이나 계단이 경사가 심해서 고소가 있으신 분들은 피하시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3~40분 오르다보면 왼쪽으로 구간구간 산정호수의 멋진 풍경들이 펼쳐짐니다 산정호수의 왼쪽엔 망봉산이고 오른쪽 봉우리는 망무봉입니다 산행이 힘들어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한번씩은 올라가 볼 만한 곳이에요 밑에서 보는것과 위에서 바라보는 산정호수는 느낌이 다르거든요ㅎ 산정호수를 가시는 분들은 한번쯤 올라 보시는걸 추천 드립니다

경사가 심해서 저도 매번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끼기에 오를땐 항상 상체를 숙이고 손잡이를 부여잡고 올라갑니다 어지러움에 휘청이거나 발을 잘못 디뎌서 구르기라도 한다면 분명 죽을거란 느낌이 들거든요

여기는 명성산인데 웬 금학산 리본이ㅎ 그래도 가본 산이라고 이름만봐도 반가웠습니다

책바위의 왼쪽 책장의 모습입니다 처음엔 왜 책바위일까 생각했었는데 몇번 방문하면서 바위의 모습을 보니 그제서야 왜 책바위인지 이해가 가더라고요 억새밭 쪽으로 크레인인것같은 물체가 보여서 혹시나 싶었습니다

자라나 거북이같아 보이는 바위와 망봉산과 망무봉이 둘러싸고있는 산정호수의 모습이 참 멋짐니다

억새밭으로 가는중 3코스인 자인사 쪽에서 올라오는 방향입니다 경사가 심한데 너덜 바위 지대라고 모든 분들이 추천하지않는 코스입니다

또다시 나오는 급격한 계단길을 오르니 제가 지나온 책바위 능선과 여우봉 사향산 그리고 뒷편에 국망봉도 살며시 인사하네요

혹시나 싶어서 다가가 보는데 이것이 뭔지 긴가민가 합니다 억새밭까지 듬성듬성 이어져 있습니다

아직 조금 남아있는 억새밭에 도착해 항상 사진을 찍었던 가짜ㅎ 정상석을 또 담아봅니다

혹시나 싶었던게 역시나 였네요 명성산 억새밭에 케이블 카가 만들어 짐니다 이 공사가 끝나면 산에 오기 힘들어서 억새를보고싶어도 못 오시던 분들에겐 좋을것 같네요 가격만 괜찮다면 저도 나중에 하산길만은 타고 내려가고 싶습니다

1시 방향으로 운천쪽 각흘봉도 보이네요 각흘봉에서 빙 돌아서 망무봉과 망봉산까지 산행하시는 분들이 있으십니다 각흘봉도 가봐야 하는데 아직까지 못가봤어요

오른편 산정호수와 왼편으론 승진 훈련장과 국망봉 그 뒤로 화악산이 보입니다 전차 훈련장인지 전차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꽤 보입니다 열심히 나라를 지켜주는 이들이 있어서 저는 이렇게 한가로이 여가를 즐길수가 있다는 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억새밭에서 정상으로 가는 능선은 오르고 내리고 하는 구간도 많지만 사진처럼 마음이 편해지는 길도 많습니다 지금은 좋지만 여름엔 엄청 뜨거운 길일것 같아요 바로 옆으론 깍아지른절벽이 안전시설없이 그대로 있기에 좁은 길에선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딱따구리가 신나게 나무를 쪼는 소리가 들려서 멈춰서 한참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신나게 쪼는 모습을 볼때면 언제나 우스꽝 스럽기도하고 재밌어서 저를 웃음짓게 만들어주는 친구에요 눈에 찍힌 발자국도 어느 새의 발자국 같습니다

저 봉우리들중 하나가 정상일텐데 어디일까 조금은 걱정이 되네요 시간만 된다면 끝 봉우리까지 가고싶은데 시간이 늦었거든요

예보엔 5시부터 약하게 온다던 눈이 3시 무렵부터 흩날리기 시작합니다

이날은 까마귀의 비행을 많이도 봤습니다 까마귀가 좀 큰 새인건 알고 있었는데 이날 본 까마귀들은 꽤나 거대해 보였습니다

삼각봉에 도착했습니다 거리상 바로앞의 봉우리가 정상입니다

다시 돌아가야 할 능선을 배경으로..

명성산의 정상이 포천인줄 알고 있었는데 경계도 아닌 오직 철원의 땅입니다 삼각봉은 이름과 어울리는 모습이네요

4시 약간 못미처서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상 인증사진 찍고 간식을 후다닥 먹은 후 하산을 시작하는데 눈발이 거세지네요

눈이 위에서 내리는게 아니라 골짜기를 타고 위로 날아옵니다

조금은 거센 눈보라를 뚫고 다시 억새밭으로 돌아와서 미리 정해놓은 1코스 너덜 바윗길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눈사람을 한개 만들어놓고 내려갑니다

50계단쯤 내려갔을때 문득 생각이 들더라고요 생명이 없는 친구이지만 이 추운 눈내리는 산중의 겨울 밤을 혼자서 지새우게 하는게 맘에 걸렸습니다 다시 올라가 친구를 만들어주고 다시 내려갑니다

아직은 남아있는 억새가 멋지게도 보이고 쓸쓸하게도 느껴짐니다

눈이 점점 더 쌓여가는 너덜길을 조심조심 내려갑니다 챙겨간  아이젠을 낄까말까 했는데 그냥 내려왔어요

거의 다 내려와서 평평한 등로를 20분정도 야간 산행을 했습니다 1코스는 길이 워낙 넓고 명확해서 야간에도 길을 잃을 걱정은 없습니다 6시가 넘어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 요금을 받는 요금소 직원도 퇴근을해서 주차비 2천원이 굳었습니다ㅎㅎ

이날의 산행 기록입니다 생전 처음 눈내리는 산을 제대로 걸어봤습니다 춥지않은이상 눈 내리는 겨울도 다닐만은 하더라고요 귀만 살짝 아펐는데 두께별로 두개를 챙겨간 넥워머로 버틸수 있을 정도의 날씨 였습니다 영하의 날씨에는 안가겠지만 이젠 날이 풀릴땐 간간히 조금씩은 다녀보려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눈덮힌 산이 시작될텐데 모든 분들 안전하고 행복한 산행 하시길 바랄께요 이만 마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