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입니다.

[연말총결산] 후룰루의 2012 All That P Awards9

등록일 2012-12-25 19:55
조회수 1844

1. 2012 Best Ppomppu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ppomppu&page=0&page_num=&select_arrange=&desc=&sn=&ss=&sc=&keyword=&no=106093&slave=off
내게 있어 올해 구입했던 상품 중 최고의 상품은 바로 '시리즈 누오보'이다.
정가는 무려 56만원정도이지만 6월 한여름에 반값으로 후려쳐서
20만원 초반대에 구입을 하게 되었다.
뽐뿌에서 수많은 제품을 구입했지만
내가 특별히 시리즈 누오보를 최고의 상품이라고 적은 이유는
나에게는 시리즈 누오보와 관련된 슬픈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내게는 집이 잘사는 친구가 한명 있다.
그 녀석은 시리즈, 디퀘, 솔리드옴므 이런 비싼 옷만 입지만
나는 지오다노, 유니클로, 스파오 이런 옷만 입는다. ㅜㅜ
참고로 지오다노는 후려치기를 워낙 잘 해서
정가엔 절대 안 사고 후려칠 때만 사는 편이다.
며칠 전에도 지오다노에서  맨투맨을 싸게 팔길래 하나 샀는데
내가 사고 나니까 이틀 뒤에 가격이 더 내려가서 빡친 기억이 있다.
그만큼 지오다노는 수시로 후려치니 잘 판단해서 구매해야 한다.
지금 글을 쓰다 보니 그 때 빡쳤던 기억이 다시 나서 기분이 좋지 않다.

아무튼 이 친구와 자주 만나서 노는 편인데
작년 겨울에 만났을 때 이 녀석이 엄청나게 예쁜 패딩을 입고 나왔었다.
그 패딩이 바로 시리즈 누오보였다.
나는 시리즈 누오보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하고 말았다.
일반 패딩과는 다르게 슬림하게 잘 빠진 라인과 어깨의 배색부분,
팔꿈치에 있는 패치 등 정말 너무 너무 예뻐 보였다.
하지만 친구한테 얼마짜리냐고 물어본 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걸 알고 짝사랑에 만족해야만 했다.
그 후 뽐뿌에도 누오보 스타일이 예뻐 보였는지
뽐뿌게시판엔 온갖 시리즈 누오보와 비슷하게 생긴
일명 '짭오보'들이 속속 올라왔다.
나는 그중 베이직하우스에서 나온 일명 '베오보'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뭐 아주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냥 가격대비 괜찮아서 입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친구를 만날 일이 있어서 베오보를 입고 나갔는데
이 옷도 많은 녀석이 하필 누오보를 입고 나왔다.
아무튼 만나서 같이 밥 먹고 헤어지려고 하는데
이녀석이 자기 누오보를 한번 보고 내 베오보를 뚫어지게 보더니
씨익 웃으면서 자기 옷이랑 비슷하게 생겼다며 왼쪽 팔뚝에 S라고 쓰고 다니란다.

(시리즈 누오보는 저렇게 왼쪽팔뚝에 S라고 적힌 쇳덩이가 있다.)

친구녀석은 별 뜻 없이 한 말이겠지만 나는 그 날의 굴욕감을 잊을 수가 없다.

아무튼 나는 그날의 굴욕을 되새기며
언젠가는 시리즈 누오보를 갖고야 말리라는 꿈을 키워갔지만
현실은 시궁창이었다.

그러던중 올해 6월 뽐뿌게시판에 반값으로 후려치고 있는 시리즈 누오보를 발견하고
있는 돈 없는 돈 다 모아서 광속구매를 하게 되었다.
친구꺼랑 똑같은걸 사면 따라쟁이가 될까봐 일부러 면재질로 된 제품을 샀는데
받아보니 친구꺼보다 더 예뻐서 대만족 중이다.
아무튼 이제 그 친구를 만날 때마다 주구장창 입어줄 예정이다.
시리즈 누오보도 샀으니 이제 20만원이 넘는 패딩을 살 일은 없을 것이다.

2. 2012 Best Phone
2012년 뽐뿌를 통해 구입한 휴대폰 중 최고의 휴대폰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사실 요즘 신조어인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와 같은 질문이다.
이건 누가 뭐래도 17만원에 풀렸던 '갤럭시s3'이다.
최신기종 최고사양의 갤럭시s3가 17만원에 풀릴지 누가 알았겠는가?
뽐뿌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아직도 '갤럭시s3 17만원 요금제'가 뜨고 있을 정도이다.

17 갤3는 역대급 대란으로 길이길이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로 남을 것이다.

3. 2012 Best Posting
내가 뽐뿌에서 봤던 가장 인상 깊었던 게시물은
2012년 2월 12일에 '파지줍는 여고생'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humor&no=120245
저 링크에 있는 글이다.
부모님 없이 할머니와 지내는 16살 윤미가
할머니를 도와 파지를 줍는다는 이야기인데...
뽐뿌에는 파지줍는 여고생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지만
사실 여고생이 아니라 여중생이다.
저 글을 읽고 너무나 안타깝고 감동적이어서
영상을 찾아서 봤었는데 코끝이 찡해졌던 기억이 난다.
캡쳐본에는 안 나와 있지만 윤미는 무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할머니를 도와 파지를 주워왔다.
또래친구들은 학교가 끝나면 학원가기 바쁜데
윤미는 차가운 손을 호호 불면서 파지를 줍고 있는 것이다.
저 당시 윤미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었다.
과연 내가 저 나이였을 때 저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윤미처럼 밖에 나가 파지를 주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나였으면 창피해서 못했을 것 같다.
16살이면 여러 가지로 민감할 나이일 텐데
주위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파지를 줍는 모습이
천사가 있으면 바로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윤미를 보면서 윤미보다 훨씬 나은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내 형편을 불평했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웠었고
잠시나마 그동안의 나를 돌이켜보며 반성했었다.
윤미가 지금은 20살도 넘었을 텐데...
제발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저런 대견하고 착한 아이들은 나라에서 좀 적극적으로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참 안타깝다.
아무튼 지금 내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좋은 곳에 취직을 하게 되면
저런 딱한 처지에 있는 아이들을 꼭 도와주고 싶다.

4. 2012 Best Pathos
내가 뽐뿌에서 기억나는 안습, 연민이 녹아있는 게시글은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page=1&sn1=&divpage=414&sn=off&ss=off&sc=off&keyword=%BE%C6%C1%D6+%B8%CA%B0%D4&select_arrange=headnum&search_type=sub_memo&desc=asc&no=1947060
저 링크에 있는 글이다.
저 글은 2012년 9월17일 야식이 생각나는 시간인 오후 10시 30분경에
'탕수육좀 시켜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이다.
저 글의 작성자는 갤3를 신청해서 폰이 배송중인 상황이라 폰을 사용 할 수가 없었다.
번호이동 같은 경우엔 거의 선개통 후배송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배가 고파도 배달을 시킬 수 없는 안습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폰이 끊겨서 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글쓴이는 배가 너무너무 고팠나보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자게에 글을 올려
자기 대신 전화해서 탕수육 짬뽕 세트 좀 시켜달라고 했을까...
너무나 가련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몇몇 뽐뿌인들은 추천을 날려주었고...
그중 한분이 짬뽕을 시켜주면서 일은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특히 그의 게시글 마지막줄에
'짬뽕은 꼭 아주아주 맵게 해서 갖다 달라고 말해주세요'라는 글에서
그의 매운 짬뽕에 대한 갈망과 애절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4번 문항을 봤을 때 딱 떠올랐던 게시물이 하나 더 있어서
추가적으로 쓰자면
'챙피한 장터거래'라는 제목으로 2012년 10월 19일에 올라온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2015841
저 링크에 있는 글이다.
글쓴이는 뽐뿌장터를 통해서 물건을 하나 구입하게 되는데
물건 상태가 좋아서 쿨거래를 하고 집에 가려던 중
갑자기 배가 아파 와서 화장실에 가서 큰일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일을 해결하자 휴지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 얼마나 안습한 상황인가...
이에 당황한 글쓴이는
전쟁 중 큰 위기에 처해 다급하게 지원군을 요청하는 무전병으로 빙의하여
판매자님에게 똥을 쌌는데 휴지가 없다며 헬프를 요청하고
착하신 판매자님도 긴박한 상황을 눈치채고
글쓴이에게 천금과도 같은 휴지를 투척해줘서
급똥을 무사히 해결했다는 글이다.
이에, 훈훈한 뽐뿌인들은 글쓴이의 급똥사건을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폭풍추천을 날려 핫게까지 가게 되었고
어떤 회원분은 글쓴이를 회원메모에 '똥쟁이'라 메모하는 등
글쓴이는 똥쟁이라 불리며 후폭풍을 겪게 된다.
글쓴이의 그 때 그 상황을 나였다고 상상해보면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 판매자분은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며 휴지를 갖다 줬을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