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어플 통해서 만난 남자가 있는데 (여긴 해외) 제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온 지 막 한 달 정도 된 사람이에요.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 카톡으로 하다가 보고싶은 영화가 있어서 같이 보고 치맥 먹고, 그 후로도 주말에 한 번씩은 만나서 같이 시간 보낸지가 벌써 한 달이 넘었어요. 처음 만났을때도, 그 다음 만났을때도, 분위기는 괜찮았었어요! 굉장히 다정다감한 사람이구요.

처음엔 카톡으로 예쁘다 귀엽다, 제 상태메세지 하나만 바뀌어도 캐치해서 물어봐주고 그랬는데 제가 어느 날 실수를 한 거 같았어요.

저는 구남친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이 사람하고 친해지면서 편해져서 그랬는지 구남친 이야기도 좀 하고, 어플에서 만난 어떤 사람과 한 번 만나보려 한다 등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ㅠ 그런 이야기를 하니까 그 후부터는 카톡도 조금 뜸하고 제 상태에 대해 딱히 관심 표현도 안 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주말에는 만나면 다정하고 잘 웃어주고 제가 하는 행동을 따라하기도 하고 (이야기 하거나 운전하거나 할 때) 본인도 신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래요. 카톡은 뜸해지긴 했지만 제가 먼저 연락 안 하는 날은 본인이 꼭 먼저 안부 묻거나 하는등 선톡 보내구요.

근데 제가 얼마전에는 오빠는 그 어플 (소개팅 어플) 을 왜 시작했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아는 사람도 없고 하니까 그냥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시작한거래요. 너는? 이라고 묻길래 나는 아니다, 나는 감정소비할 시간 없고 어플 통해서 만난 인연이 잘 되면 잘 되는거고, 아니면 아닌거라고 생각한다. 친구 만나려고 시작한 어플은 아니다라고 했더니 냉정한 여자라고 그러면서 놀리더라구요...ㅠ 그래서 '아 이 사람하고는 더이상 잘 지낼 필요는 없겠다' 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에는 대답도 안 하고 그냥 연락 안 했어요.

근데 다음날 다시 카톡이 아침부터 오고, 출근 잘 했냐부터 시작해서 평소처럼 톡 하더라구요. 제가 대답도 엄청 늦게 하고 엄청 냉정하게 대답하고 그랬는데도 그냥 평소처럼 다정하게 안부 물어주고 톡 하더라구요 ㅠ 괜히 마음 아프게...잘라내고 싶었는데 그러지도 못하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친구로 지내자 생각하고 요즘엔 만나고 있어요. 그 후로 카톡 주고받을 때는 정말 아는 오빠처럼 대하고 톡 하고 만나고, 나 이제 소개팅 많이 들어올거라고 하면 오빠도 소개팅 그거 한다고 해서 다 되는거 아니라고 놀리고, 제가 "오빠는 이제 이렇게 나랑 주말마다 만나다가 여친 생기면 어차피 딱 떠날 사람이니까 정 안 준다" 고 하면 "너 남자친구 만들기 전까지 자기는 먼저 떠나지 않는다" 고 그래요. 그냥 편한 사이라고 생각하고 만나는 중이에요.

그 오빠가 이번 휴일에 가보고 싶은 놀이동산이 있다길래 같이 가자고 약속했는데, 제가 남자사람오빠가 멀리서 놀러와서 세 명이서 같이 가면 어떻겠냐 물었더니 원래는 단답 'ㅋ' 이런거 안 하는 사람인데...그래. 좋아. ㅋ 이렇게만 딱 보내더라구요. 너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으려 하는데 여태까지 정말 'ㅋ' 이거 한 번 보낸 적은 정말정말 없었기에 괜히 또 마음쓰이고...늘 카톡은 단답형이 아닌 장문형이었거든요...웃는것도 저렇게는 안 했었는데;;

그리고 어제는 같이 주말에 놀았는데 제가 길 가다가 껌을 밟았어요...근데 물티슈 꺼내서 제가 없애려고 했는데 자기가 한쪽 무릎까지 꿇고는 발 밑에 붙은거 다 떼어주고...ㅠㅠㅠㅠ 괜히 설레게...전남친도 그렇게는 안 했는데 ㅠㅠ 고소공포증 있어서 벽 잡고 계단 걸어다니니까 손이라도 잡아주냐고 물어보는데 제가 됐다고 철벽치고 ㅠㅠ 헷갈려서 괜히 마음을 뺏기고 싶진 않더라구요. 그리고 오빠가 가끔 어깨가 뭉쳐서 안마를 잠깐씩 해 달라고 해서 한 두번 해 준 적이 있는데, 어제는 그 오빠 자취방에 놀러가서 맥주 한 병이랑 밥 같이 먹었거든요. (아무 일은 없이 정말 예능 보면서 밥만 먹고 나왔어요. 한 시간 딱 머물고 제가 집에 가야하는 상황이었어요.) 먹고나서 안마 한 번 또 해 달라 그래서 해 줬는데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아 했으면서 막 간지럽다고 그러고 -ㅅ-;; 

아직까지 스킨쉽은 손금 봐 준다고 손 만져본거랑 영화볼 때 빨대 하나로 같이 음료수 마신거랑 안마해준거랑 사람들 많은곳에서 어깨 잠깐 감싸준거랑 그 정도에요 ㅎㅎ 이거는 스킨쉽도 아닌거죠 뭐..

암튼 이 사람하고는 그냥 주말에 심심하면 만나는 정말 남자사람오빠로 지내야 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딱 잘라내야 하는건지 (간 보고 이용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정말 조금이라도 제게 마음이 있는건지 잘 모르겠고 답답해서 글 올려봐용. 주말에 심심하니까 정말 주말 친구로 생각만 하고 있는건지...왜 다정한건지 ㅎㅎ 여동생이 있거나 현재 여친이 있는 사람도 아니거든요. 물론 연애 경험은 좀 있는 거 같지만.

글을 쓰다보니 길어졌네용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