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국민타자’가 두산을 선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보이자 SBS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이승엽(46) 야구장학재단이사장이 14일 두산과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에 감독 계약을 맺었다.
두산은 이날 ‘제11대 감독으로 이승엽 이사장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규시즌 종료 후 속전속결로 감독 인선을 단행한 두산은 강도 높은 팀 재건에 돌입한다.
이 신임감독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두산 팬에게 인사할 예정이다.
총액 18억원은 초보 감독 역대 최고 대우다.
선동열 전 감독이 2004년 말 삼성과 5년 총액 15억원에 계약한 게 종전 최고액이었는데, 이 감독이 18년 만에 경신했다.
감독 연봉 5억원은 팀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KT 이강철 감독과 같다.
이강철 감독은 넥센(현 키움)과 두산 수석코치를 거쳐 2018년 KT와 3년 12억원에 계약한 뒤 지난해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뒤 3년 총액 20억원에 재계약했다.
두산이 역대 최고대우로 ‘국민타자’에 걸맞은 대우를 한 셈이다.
 | 두산 신임감독으로 취임하는 이승엽 야구장학재단 이사장은 KBO 40주년 레전드 TOP 4에 선정된 ‘국민타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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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서 지도자 첫발을 내딛는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 팬들께 큰 사랑을 받았다.
지도자로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산이 손을 내밀어주셨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큰 성원을 보내주신 삼성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웠던 그라운드를 5년 만에 밟는다.
현역 시절 한국과 일본에서 얻은 경험에 KBO 기술위원과 해설로 보고 배운 점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화려함보단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는 야구를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감독 선임은) 급박하게 진행됐다.
팀을 재건해야 하는 상황에 ‘프로 선수는 훈련을 통해 기본기를 다지고 성장해야 한다’는 이 감독의 야구관이 부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감독의 철학을 팀에 녹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폭발하고 환호하는 이승엽. (스포츠서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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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고졸(경북고) 신인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 감독은 2017년까지 KBO리그에서만 1906경기를 소화했다.
현역시절 때려낸 467홈런은 KBO리그 최다 기록이다.
1498타점 역시 역대 1위다.
KBO리그 15시즌 동안 통산 0.302의 성적을 남긴 이 감독은 2004년 일본프로야구(NPB) 지바롯데를 시작으로 요미우리와 오릭스에서 8시즌을 뛰었다.
NPB에서 797경기를 치른 이 감독은 요미우리시절 4번타자로 활약하며 41홈런 108타점 101득점 타율 0.323 맹타를 휘둘러 최고 반열에 올랐다.
2003년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56개) 기록을 세웠고, 최연소 100홈런, 최연소·최소경기 200홈런, 7연속시즌 30홈런 등 홈런에 관한 거의 모든 기록을 세웠다.
10차례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고, 정규시즌 MVP도 다섯 번이나 수상했다.
모두 최다 기록. 2008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일본전)과 결승(쿠바전)에서 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내 금메달 획득을 견인해 ‘국민타자’로 불렸다.
삼성은 2017년 성대한 은퇴식과 유니폼 넘버 36번을 영구결번하는 것으로 예우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외야 내벽에는 이 감독의 대형 초상화가 그려져, 라이온즈의 상징으로 남았다.
그러나 지도자로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17년 은퇴 후 장학재단을 창설해 유소년 지원에 열을 올렸고, KBO 홍보이사, SBS 해설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야구계와 끈을 놓지 않았다.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풍부한 경험과 강한 승부욕, 겸손하고 섬세한 성품 등이 팀 재건을 시작한 두산의 방향성과 맞아떨어졌다.
이 감독은 17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시작하는 마무리캠프부터 팀을 지휘한다.
감독 선임과 함께 진행하던 코칭스태프 개편도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할 예정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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