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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루스 노부스(진중권 지음.아웃사이더)
이 그림을 어떻게 읽으시겠습니까?
진중권은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 서민은 유치함에 울분을 토했습니다.
파울 클레의 1920년도 작품 "앙겔루스 노부스(새로운 천사)"입니다.
앙겔루스 노부스는 월간 <인물과 사상>을 매개하여 기이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인문잡지에는 매달 서민교수의 권두 칼럼이 실립니다.
기생충학자라 웬지 가까이하기엔 찜찜하지만^^ 그의 글쓰기는 내공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는 이번 5월호에서 앙겔루스 노부스에 대해 처음엔 초등학생이 그린 줄 알았는데 세계적명화라는 사실에
놀라고,사자인줄 알았는데 천사라는 사실에 두번 놀랐다는 얘기를 합니다.
이어 덧붙이기를 진중권이 쓴 동명의 책을 읽고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분노가 가라앉았다고 고백합니다.
제가 이책을 읽게된 계기입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와 <미학 오디세이>를 읽어봤지만 <앙겔루스 노부스>란 책도 있다는 건 금시초문이었는데.
알고 보니 2003년도에 나왔다가 절판됐고,이후 독자들의 복간 요청으로 2013년에 재출간됐답니다.
미학 에세이 형식으로 앙겔루스 노부스를 비롯해 10여편을 실었습니다.
진중권은 발터 벤야민에 경도되어 있는 듯합니다.이 그림에 대한 진중권의 해석은 <역사의 개념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벤야민이 쓴 감상평을 늘려 놓은 것이었습니다.
벤야민은 앙겔루스 노부스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천사의 몸은 과거를 향하고 있다.끊임없이 폐허 위에 폐허를 쌓아가며 그 폐허들을 천사의 발 앞에 내던지며
펼쳐지는 파국을 본다.그는 그 자리에 머물러 죽은 자를 깨우고 패배한 자들을 한데 모으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난폭한 바람이 파라다이스로부터 불어와 날개에 부딪히고 바람이 너무 강해 날개를 접을 수가 없다.
난폭한 바람은 천사를 그가 등을 돌린 미래로 날려보내고 그의 눈앞에서 폐허는 하늘을 찌를듯 높아간다
우리가 '진보'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 폭풍이리라"
진중권은 우리가 저항한다고 현실은 바뀌지 않지만 그래도 저항을 포기할 수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합니다.
몇번이나 읽어 보아도 잘 이해가 안갔는데 그림 해석은 감상자의 몫이라는 일반론을 수용해 제 나름대로
풀어봤습니다.
"천사는 하느님의 섭리만 관철되는 천국에서 반기를 들고 지상으로 내러갑니다.
관념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현실적인 고통에 함께하며 인간이 겪어온 처절한 흥망성쇠의 여정에서 구원의
단초를 찾으려하지만 천국에서 용인하지 않습니다.
폭풍을 일으켜 미래로 밀어부치는 건 '현세의 천국은 없다.미래에 대한 암시만이 인간을 굴종시킬 수 있다는
신의 지배이념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천사의 두눈에는 무력한 자의 절대고독이 서려 있습니다.
천사는 혹독한 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진중권의 나머지 미학에세이들은 그런 종류의 글들이 대개 그렇듯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문명,소크라테스,플라톤등
그시대의 탕아들(?)의 얘기로 가득합니다.별로 재미없습니다.
화나는 대목도 여러 곳 있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글입니다.
"예술은 현존재 속에서 우연성과 외면성에 의해 오염된 것을 예술의 참된 개념과 조화시키는 가운데 현상 속에서 개념과
일치하지 않는 모든 것을 버린다"
진중권의 언설이야 세상이 다 아는 바이지만 그는 글을 쉽게 쓰는 법도 터득해야합니다.
독자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바로 그 모른다는 점에서 개 돼지와 매한가지가 된다는 불편한 진실을 곳곳에서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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