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한 수비축구다."

K리그 한 감독이 윤정환(43)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를 향해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그는 "울산이라는 명문팀이 그렇게 수비만 하면 안 된다. 한 골을 넣고 극단적으로 잠그는 모습은 감독으로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강팀인 울산이 하위팀을 상대로도 그러면 K리그 전체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윤정환표 수비축구가 비난의 표적이 됐다. 축구 전문가들 뿐 아니라 K리그 팬들도 극단적 수비전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울산은 성적도, 흥행도 성공 중이다. 리그 4위로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져 7위로 마감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또 지난 시즌 평균 관중 6279명으로 6위에 머물다 1만317명으로 4위에 올라섰다. 그런데도 환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비축구에 발목이 잡혔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수비전술을 펼 수 있다. 하지만 울산은 다르다. 전통의 명가다. 올 시즌 스쿼드 역시 리그 정상급이라 평가 받고 있다. 이정협(25), 한상운(30), 김승준(22), 코바(28) 등 공격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비축구를 하니 비판을 받는 것이다.

특히 한 골을 넣으면 수비의 극치를 드러내는 모습이 압권이다.

윤 감독은 "90분 내내 공격만 할 수 없다. 수비가 안정돼야 공격도 잘할 수 있다. 울산도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수비축구가 아니다"고 항변하고 있다. 윤 감독 말대로 표면적으로는 수비축구가 아니다. 울산은 15라운드까지 177개의 슈팅을 때리며 슈팅수 6위다. 유효슈팅은 100개로 FC 서울(125개), 전북 현대(104개)에 이은 3위다.

그러나 문제는 슈팅수가 아니다. 골을 넣을 때까지 많은 슈팅을 시도하다 1골을 터지면 초지일관 잠그는 것이 핵심이다.

K리그 한 관계자는 "윤 감독이 지난 시즌 신임 감독으로 부임해 하위스플릿으로 떨어져 자존심을 구겼다"며 "그래서 올 시즌 승리와 승점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울산으로서는 성적은 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팬심은 잃을 가능성이 크다. 리그는 토너먼트가 아니라 장기전이다. 수비축구로 이미지가 굳어지면 팬들의 마음은 떠날 수밖에 없다.

올 시즌 팬들을 위해 울산 구단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상주 상무전에는 걸그룹 '여자친구' 초청과 함께 새로운 이벤트 3개를 동시에 준비해 1만8255명이라는 올 시즌 팀 최다관중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경기력까지 팬심을 잡았다면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울산은 1-0으로 승리했지만 슈팅수는 울산이 5개, 상주는 17개였다. 울산의 골이 너무 일찍(전반 14분) 터졌다. 선제골 이후 울산은 수비축구로 일관했다. 최다관중은 실망감을 안고 돌아갔다.

K리그 또 다른 감독은 "울산이 계속 이렇게 나가면 팬들이 등을 돌릴 것이다. 프로라면 승리만 노려서는 안 된다. 팬들에게 재미를 줄 의무도 있다"며 "울산이 승리를 지키기 위해 수비축구를 하다 마지막에 상대에 1골을 먹는 것이 팬들에게는 더 큰 재미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K리그 팬들이 '울산의 골이 빨리 터지면 경기는 빨리 지루해진다'고 표현할 정도다.

오죽했으면 기자마저 전남이 울산 이겼을때 정의구현이라고 기사를 쓰고...

상무감독은 울산 전술에 빡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