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코리아는 지난 1월 28일 새벽(한국시각 기준) 영국에서 발표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한국 미디어에 소개하는 자리를 28일 저녁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와 구글 딥마인드의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인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er)가 구글 행아웃 화상연결로 참여해 알파고의 기술적 성과와 의의를 설명했다.

▲ 알파고의 기술적 성과와 의의 설명 이후에, 질의응답이 30분 가량 진행되었다.

바둑은 규칙은 간단할지 몰라도 사실은 굉장히 복잡한 게임으로 정평이 나 있다. 돌을 놓는 위치에 따라 엄청난 경우의 수가 발생하는데, 이는 우주에 있는 원자의 수보다 많으며, 체스와 비교할 때 경우의 수가 10의 100제곱 이상 많은 것으로 데미스 하사비스는 설명했다.

데이비드 실버는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딥마인드가 바둑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알파고(AlphaGo)라는 시스템 성과를 이번주 발표된 과학잡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되었음을 소개하고, 알파고가 최첨단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Monte-Carlo tree search)과 수백만 개의 신경세포와 같은 연결고리를 포함하는 다중 프로세스 레이어를 지닌 두 개의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결합하였다고 부연했다.

‘정책망’(policy network)이라고 부르는 신경망이 다음 움직임을 예측하고 이길 가능성이 높은 수만 고려하도록 탐색 트리의 범위를 좁혀준다. 또한, ‘가치망’(value network)이라고 부르는 다른 신경망은 돌을 놓는 위치별 최종 승자를 예측하여 탐색 트리의 깊이를 줄여준다.

이러한 결합은 알파고가 이전 시스템에 비해 사람과 더 비슷한 방식으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소개되었다. 일례로 체스 대결로 유명한 IBM의 딥 블루(Deep Blue)는 무작위 대입 방식으로 알파고보다 수 천배 이상의 수를 검색하는 형태로 운영된 반면, 알파고는 남은 경기를 상상으로 여러번 두고 미리 예상하며 경기를 진행하고, 이러한 상상 속 경기에서 정책망은 좋은 수를 찾아내고 가치망은 각 수에 대한 승률을 정확하게 평가한다고 소개되었다.

▲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이 예고됨에 따라, 국내 매체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알파고는 12세부터 바둑에 일생을 바친 현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Fan Hui, 3회 연속 유럽 바둑 선수권 제패)를 런던 사무실로 초청하여 대국을 가졌다. 10월 5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5일 동안의 경기 끝에 결국 알파고가 판 후이를 5대 0으로 이겼다. 이는 컴퓨터가 프로 바둑 선수를 이긴 최초의 경기로서 기록되게 되었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알파고는 다음 도전으로 지난 10년간 세계를 제패했던 이세돌 9단과의 경기를 예고했다. 이번 경기는 오는 3월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의 도전을 수락하며 "이번 대회는 컴퓨터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에게 호선으로(대등하게) 도전한 첫 케이스이며 그런 뜻깊은 대국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결과와 상관없이 바둑계 역사에 의미있는 대결이 될 것입니다.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의 실력이 이미 상당하며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제가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은 "구글 딥마인드를 통한 컴퓨터 AI의 발전과 이 인공지능의 이세돌 9단에 대한 도전을 환영합니다. 이번 대국은 전 세계 모든 바둑인에게 흥미진진한 행사가 될 것입니다. 결과에 대해서는, 이세돌 9단이 강력한 컴퓨터 AI와 대결해 본 경험이 없다 보니 AI가 한 두 판 정도 이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컴퓨터가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