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올해 첫 실전부터 강렬했다.
치열하게 비시즌을 보냈고 캠프에서도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한 것을 고스란히 이어갔다.
LG 필승조 정우영(23)이 다짐했던 평균 구속 148㎞를 향한 시작점을 찍었다.
순식간에 1이닝을 지웠다.
정우영은 지난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평가전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팀 승리를 완성했다.
평가전인 만큼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날 보여준 모습은 과정과 결과 모두 더할나위 없었다.
겨울 내내 벌크업에 집중해 약 10㎏를 증량한 긍정적인 결과가 뚜렷하게 보였다.
구단 자체 방송으로 진행된 평가전이라 모든 공의 구속이 찍히지는 않았다.
그래도 강렬한 무브먼트의 투심이 150㎞를 찍었다.
과제였던 슬라이더 제구 또한 보다 향상된 모습이었다.
정우영은 캠프 기간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더 야구를 잘 하고 싶다”고 비시즌부터 굵직한 땀방울을 흘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연히 꾸준히 구속도 오르고 싶다.
그런데 구속을 신경쓰면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팔에 피로도 많이 쌓인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했고 김용일 코치님과 증량을 결심했다.
힘을 키우고 건강한 몸을 만들면 구속이 오르면서도 피로도 덜 쌓일 것으로 기대한다.
목표는 평균 구속 148, 149㎞다”고 밝혔다.
신장 193㎝으로 마냥 길쭉했던 정우영은 체중도 93㎏까지 늘리며 단단한 체격이 됐다.
신체 조건과 구위 모두 특급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3년 동안 리그를 대표하는 사이드암 투수이자 셋업맨이 됐지만 정우영의 야구 욕심은 끝이 없다.
정우영만 강렬했던 게 아니다.
신인 중 유일하게 1군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이드암 최용하(20)와 평가전 기간 2군에서 1군 캠프로 합류한 신인 우투수 허준혁(23)도 이날 삼성전에서 잠재력을 뽐냈다.
정우영을 롤모델 삼아 프로 선수의 꿈을 키운 최용하는 정우영이 3년전 그랬던 것처럼 첫 평가전을 완벽하게 보냈다.
4회말 등판해 투구수 9개로 타자 3명만 상대했다.
모든 타구가 내야 땅볼이었고 두 번째 타자 김동엽의 타구에 이영빈이 에러를 범했지만 이후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더블플레이로 이닝을 마쳤다.
구속 또한 정우영의 신인 시절처럼 140㎞ 이상에서 형성됐다.
또다른 땅볼 유도형 투수의 등장을 알렸다.
이미 지난 2년 동안 1군 경험을 쌓은 선발투수 이민호(21), 정우영과 함께 필승조를 구축하는 이정용(26),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이번에 처음으로 1군 선수들을 상대한 강효종(20)까지 다채로운 조화를 이뤘다.
이민호는 꾸준히 스트라이존을 공략하면서 지난해부터 구사하기 시작한 체인지업이 이상적으로 떨어졌다.
이정용은 절묘하게 상대 타자 몸쪽을 공략했고 강효종은 밸런스는 아쉬웠으나 첫 실전부터 148㎞를 찍었다.
최근 LG는 신예들이 프로 입단 후 1군 선수로 올라서는 과정이 그 어느 팀보다 빠르고 안정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영건 돌풍의 시작점은 정우영이었다.
2019년 입단과 동시에 1군 캠프를 소화했고 평가전, 시범경기, 그리고 정규시즌 단 1경기를 거쳐 셋업맨이 됐다.
이후 고우석이 마무리투수로 올라섰고 이민호가 선발투수, 이정용은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영건이 하나 둘 자리를 채워가며 마운드에는 에너지가 넘친다.
올해도 새로운 얼굴들이 도약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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