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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이 연출한 <소레카라>(그후)는 20세기 초반 일본문학의 대표 주자였던 나츠메 소세키의 원작인 <그후>를 영화한 작품입니다.
부유한 집안의 차남인 다이스케는 그야말로 놀고먹는 지식인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날라리처럼 노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삶에 대한 열의가 없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와 절친한 하라오카가 지방에서 도쿄로 올라옵니다. 그 옆엔 과거에 자신이 좋아했던 미치요가 아내로 함께 합니다.
어려운 그들의 사정을 들은 다이스케는 형수와 다른 사람들을 통해 돈을 빌려 그들의 생계를 일부 책임져줍니다. 시간이 지나 하라오카는 일자리를 잡고 서서히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그의 옆에 있는 미치요는 점점 더 외로워 보입니다. 안 그래도 미치요에게 아직 마음이 남아있는 다이스케는 결국 미치요에게 마음을 고백합니다.
20세기 초반 일본 사소설이 한창일 때 원작 <그후>는 이후 다자이 오사무로 대표되는 전후세대의 문학과 사뭇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이야기도 그러하지만 특히 캐릭터가 더욱 더 흡사한 느낌을 줍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무주의에 빠져 있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다이스케 또한 그러한 인물입니다. 좀 더 차이점이 있다면 다이스케의 경우, 다자이 오사무의 인물처럼 죽음에 다다르진 않는다는 점과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다이스케가 미치요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과 이 사실을 하라오카에게 털어놓는 다이스케의 장면 연출이 꽤나 애절합니다. 정확한 결말을 제공 한다기보다는 관객에게 열린 결말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제국주의 시대에 마지막이 다가오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막차를 타고 있는 일본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자연인을 희망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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