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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겨우내 얼어붙은 극장가에 봄이 올까.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된 영화관의 오후 9시 이후 영업금치 조처가 해제됐지만 수일내 예년의 관객수를 회복하기란 역부족이다.
중소규모 영화부터 인기 재개봉작 등 다채로운 작품이 3월 극장가에 불을 밝힐 예정이다.

첫 주말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한국영화는 지난달 개봉한 '미션 파서블' 뿐이었다.
1위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이 연출한 '미나리'가 지키고 있으며, 2위부터 5위까지는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포진해있다.
짙게 배 나오는 아쉬움 만큼 신작을 향한 갈증도 커진다.
3월 봄바람을 타고 크고 작은 규모의 다양한 영화가 온다.
지난 3일 개봉해 굳게 뿌리내린 '미나리'부터 이준익 감독의 신작 '자산어보', '태극기 휘날리며'와 '원초적 본능'이 재개봉해 다시 관객과 만난다.
달콤한 로맨스로 설렘을 더할 외화 '그녀가 사라졌다'를 비롯해 뮤지컬 실황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 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연출작 '자산어보'가 오는 31일 개봉한다.
배우 설경구·변요한이 호흡을 맞췄으며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감독이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을 조명한다.
첫 사극에 도전하는 설경구는 흑산도로 유배된 후 바다 생물에 눈을 뜬 학자 정약전으로, 변요한은 흑산도를 벗어나기 위해 글공부를 하는 청년 어부 창대를 연기한다.
이정은·민도희·차순배·강기영 등이 출연한다.
영화는 2019년 10월 31일 촬영을 마쳤으나 코로나19로 지난해 개봉일을 잡지 못했다.
러닝타임은 126분이다.

중소규모 영화 여러 편이 봄바람을 타고 온다.
비교적 다채로운 작품들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새롭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파이터'는 복싱을 통해 자신의 삶과 처음 직면해 비로소 삶의 동력을 얻게 된 여성, 진아의 성장의 시간을 담은 작품이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2020)에서 넷팩상과 올해의 배우상(임성미)을 받았으며, 칸과 베니스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권위 있는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Generation) 부문 14플러스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지난해 전 여자친구의 폭로로 불거진 사생활 논란으로 오는 29일 입대하는 그룹 엑소(EXO) 찬열(박찬열)이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더 박스'가 24일 개봉한다.
영화는 박스를 써야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박찬열)과 성공이 제일 중요한 프로듀서 민수(조달환)의 기적을 그린다.
찬열이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박스를 써야만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지훈을 연기한다.
빌리 아일리시, 콜드플레이, 퍼렐 윌리엄스, 머라이어 캐리 등 풍성한 사운드가 삽입됐다.

작지만 강한 작품 두 편도 개봉한다.
우리 사회와 성 소수자의 거리를 바라본 영화 '정말 먼 곳'(감독 박근영)이 18일 개봉한다.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은 진우에게 뜻하지 않은 방문자가 도착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배우 강길우·홍경·이상희 등이 출연한다.
배우 장광, 이원종 등이 출연하는 범죄 액션 영화 '아수라도'(감독 윤여창)가 같은 날 나란히 극장에 불을 밝힌다.
영화는 법과 원칙도 통하지 않는 악명 높은 제3교도소에서 제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악인들이 펼치는 전쟁을 그린다.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실제 교도소에서 촬영됐으며, 수위 높은 범죄 액션을 담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140년 동안 260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 어린이들을 꿈꾸게 만들었던 동화 카를로 로렌치니 작가의 '피노키오의 모험'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1883년 완성된 동화실사판 '피노키오'가 18일 국내 개봉한다.
목수 제페토 할아버지가 장작을 깎아서 만든 인형이 갑자기 말하고 움직이자, 그는 피노키오라고 이름을 지어주고는 아들로 삼는다.
하지만 호기심이 많은 피노키오가 말을 듣지 않고 말썽을 부리며 벌어지는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다.

봄과 잘 어울리는 로맨스 데이트 무비 '그녀가 사라졌다'가 17일 개봉한다.
영화는 환영과 환청을 겪는 데본(브렌튼 스웨이츠)이 마법 같은 데이트를 함께한 다음 날, 꿈처럼 사라져버린 루시(릴리 설리반)를 찾아 떠나는 로맨스를 그린다.
할리우드 얼굴 천재라 불리는 배우 브렌튼 스웨이츠의 매력과 로맨스가 기대를 모은다.

90년대와 2000년대를 뜨겁게 달군 영화 두 편이 재개봉해 새롭게 관객과 만난다.
샤론 스톤 주연 '원초적 본능'이 특별판으로 18일 개봉한다.
영화는 범죄 소설가 캐서린 트라멜(샤론 스톤)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녀를 취조하는 형사 닉(마이클 더글라스)이 그녀의 위험한 게임에 빠져들며 벌어지는 섹슈얼 스릴러. 1992년 개봉해 약 30년 만에 다시 극장에 선보인다.

장동건·원빈 주연 '태극기 휘날리며'가 17년 만에 다시 극장을 찾는다.
영화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엇갈린 형제의 비극적인 운명과 희생당하는 가족사를 그린 드라마. 2004년 개봉 당시 '쉬리'의 강제규 감독과 최고의 대세 배우 장동건, 원빈의 만남으로 주목받았으며 전국민적인 신드롬을 불러 모았다.
특히,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실미도'에 이어 두 번째로 천만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서막을 열었다.
CGV가 2000년대 전후 개봉한 한국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개봉하는 시그니처K 상영관의 첫 작품으로 17일 관객과 만난다.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175년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알렉상드르 뒤마(Alexandre Dumas)의 ‘몬테크리스토 백작(Le Comte de Monte-Cristo)’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사랑과 복수, 용서를 그린 소설의 전개와 정의감, 통쾌함, 인정미가 돋보이는 대중적 공감 요소들을 아름다운 넘버에 담아 선보인 작품이다.
국내 최초로 8K 시네마틱 카메라 14대를 동원해 온-스테이지 밀착 촬영을 통해 완성한 '몬테크리스토: 더 뮤지컬 라이브'는 무관중 촬영과 유관중 촬영을 각각 진행 후 최적의 조합으로 완성됐다.
남녀 주인공은 카이(정기열)와 린아(이지연)이며, 몬데고 역에 배우 김준현, 파리아 신부 역에 배우 이종문, 루이자 역에 배우 김영주 등이 출연한다.

한 극장 관계자는 "관객을 모으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재개봉 특별전 등 다양한 기획전을 준비 중이다.
좋은 반응이 있길 바란다"며 "신작이 많지 않은 건 아쉽지만 지난 3일 개봉한 '미나리'가 누적 30만 명을 모으며 미미하게 나마 얼어붙은 극장가에 숨 통이 틔었다.
이달말 개봉하는 이준익 감독 신작 '자산어보'가 영화관 정상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