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북한 체제형성 초기에 김일성이 발표한 글을 중심으로 하여 그 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하였는가를 살핀다. 해방 후 북한 지역 에서 민주주의 담론은 과거의 봉건적 정치사회질서를 폐지하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제시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적 사회적으로 실현하고 발전시킬 사회적 조건이 충분하지 않고 제한된 상황에서 정치 엘리트에 의한 정치적 동원 및 국가권력의 정당화의 수단으로 제시되었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 민주주의는 그 개념 속에 내포된 제 의미들은 외적인 주장과는 필시 정치적， 사회적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정치적 수사에 그치거나 선언적 형태로만 남게 되었고 정치 엘리트의 통치수단으로서의 의미만 많이 가지게 되었다. 해방 후 김일성이 가졌던 민주주의 개념은 이제 희석화되어 오늘날 북한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는 더 이상 적절하지 않으 며 또한 북한의 미래와 변화를 위한 지침으로서도 한계가 있다.

1945년 해방 후， 남한과 북한에서는 상이한 이념을 지향하는 두 국가가 수립되었다. 남과 북은 추구하는 이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 민주주의” 체제 라는 것을 표방하였다. 비록 남한과 북한 모두 건국 이후 초기에 민주주의의 이상 을충실히 따르지는 못하였지만， 특히 북한체제는 해방 직후부터 김일성이 계속 집권하면서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는 민주주의의 이상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갔다.

이는， 초기에 표방하였던 민주주의의 이상이 현실에서 실현되지 못하였음을 의미한다. 본 글은 북한에서 생산된 초기 자료들을 참고하여， 북한정권을 수립하고 또 오랫동안 통치를 한 "김일성"이 애초에 “민주주의”에 대해서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 는가를 규명하고자 한다. 즉， 왜 “민주” 또는 “민주주의”란 용어를 사용하였는지，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위해서 그랬는지， 그 개념 속에 어떤 정치적 목표를 담고 있었는지， 민주주의의 제도적 측면 및 경제적 측면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지， 민주주의에서의 정치권력에 대해서 어떤 견해를 가졌는지 등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정치지도자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이상이나 이념은 체제나 정부의 성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데， 북한처럼 최고지도자가 오랫동안 권력을 장악하여 사회의 모든 영역과 모든 인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북한과 같은 체제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김일성은 국내에 아무런 정치적 기반이 없었지만 해방 직후부터 소련의 지원을 받아 권력을 장악하고 계속 통치하였다. 그의 권력장악과 권력지속은 그의 정치적 능력과 수완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목표달성을 위해서 제시한 “민주”의 이념은 그 자체로서도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는 중요한 개념이지만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수단적인 의미도 가진다. 따라서 본 내용을 통해서 김일성의 정치적 가치， 특히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견해를 잘 이해하는 것은 북한의 지도자 뿐 아니라 북한정권 초기의 성격을 이해하고 나아가 이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 연구작업으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북한에서의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본 글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가지고 논의를 전개한다. 

해방이 되었을 때 한민족은 민주주의적 통치의 경험을 가지지 못하였고 민주주의를 성립시키기 위한 사회적 조건들이 충분히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한민족은 조선 왕조 시대가 쇠퇴하면서 근대적 국가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오히려 근대화가 앞선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통치를 받게 되었다. 해방이 되었어도 남과 북이 나누어져 각각 강대국의 강력한 영향을 받게 되었고 한민족 내부에서의 국민 국가 형성 노력은 제약을 받았다. 따라서 해방 정국의 상황에서 민주주의 담론은 외생척인 것으로 주어졌다. 조선왕조 시대의 통치， 일제 강점기 통치에서 조선민족은 스스로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하였고 또한 서유럽에서처럼 새로운 민주주의 정치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현실화시키는 힘을 가진 시민사회의 형성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

        이상..   02에서 계속~~

128끝1)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