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을 끝으로 4년 다닌 직장을 떠났습니다.

대부분의 퇴사 이유인 결국 사람 때문에 퇴사. 그게 참 내가 왜 저 인간 때문에 재미있게 생활했던 정든 직장을 떠나야 하는지에 대한 분노? 아쉬움이 교차하더라구요.

1월에 1차 사직서 제출. 하지만 팀장 기냥 A라고 말할게요. A가 바로 그자리에서 분쇄기로.. 자기가 더 잘하겠다, 더 챙기겠다, 이사 기냥 B.

B와의 관계에서 잘 조율해 주겠다 등등..  결국 저도 한번 더 해보자 마음 다잡았지만...

결과적으로 모 변한건 없더군요. A는 자기가 지시한거 잘못되면 제탓 아니면 모른척. B는 A가 지시한거 알면서도 저에게 질타.

대드는 성격 아니고 상사의 지시는 거의 YES맨 수준입니다. 그 중간에 껴서 그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머리도 많이 빠지고.

다른팀에서 하지 않는 서류, A는 이걸 챙기는게 기본이라며 밤새 서류 준비 해놓으면 B든 그 위 든 그 어떤인간 검토 하지 않는 쓸모없는 서류가 되버리는것도 허다하고.

2월 2차 사직을 준비하며 뒤통수 칠 생각 밖에 안했습니다. 아니 완전 집에 가겠다 라고 생각하니 갈구는게 정말 신기하게 제 감정이 동요 되지 않더군요.

지금까지 못받은 연차비를 받아낼까, 회사내 불법적인 것들은 신고할까, 뒤에서 수긍거리는 인간들 이간질 시켜버릴까 등등..

근데 제가 선택한 뒤통수는 더 큰 동종업 회사로의 이직이었습니다.

단종업종이고 큰 업체는 6곳 정도 됩니다. 매출은 저희가 1위인데 직원수는 가장 적습니다. 그만큼 직원 혹사 한다는 말이지요..

운이 좋았는지 저희 회사의 3배 더 큰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게 되었고 결국 합격을 했네요. 근데 회사간의 관계가 있으니 저희 전무(공장장)한테 이야기는 해놓으라고 하더군요. 자기가 다 풀어주겠다나.

그게 2월 초였고, 바로 사직서 제출. 사직서에는 정확한 날짜 안쓰고 2월말 이라고만 써서 냈습니다. 근데 별말 안하네요.

명절 끝나고 20대에는 그렇게 기를 써도 높디높은 공기업 면접까지도 못가봤는데.. 공기업 계열사 최종에서 미끄덩..

그래도 기분은 좋더군요. 30대 중반에 공기업 최종까지 가봤다 라는 신기함? 설레임? ㅎㅎ

암튼.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보통 하는 흔한 면담 조차 안하더군요. 계속 일만 시켜요. 

그래 어쩌피 면담을 풀 정도였으면 사직서 내지도 않았겠지만.. 나는 사직서 냈고 인수인계 하고 집에 가면 끝인데.. 인수인계 하는 말은 없고.

다른 고참들이 갈곳은 정했냐 라고 물어도 없다고 말했지요.. 그게 B 한테 흘러 들어갔는지. 2월 22일 B의 면담요청.

B : 갑자기 무슨 사직서 냐? 모가 그리 힘들었냐?

나 : 처음은 B 땜시 힘들었는지 결과적으로 A 때문에 떠납니다.

B : 너 업무 많은거 안다. 공사 3개 치고 나가는거 힘든거 다 알고 A랑 얘기해서 분담 시켜줄게. 그리고 팀도 바꺼줄게.

나 : (이미전에도 제가 수차례 요구 했던 부분들 업무분담 및 팀이동) 제가 전에 그렇게 말할땐 듣지도 않으시더니. 전 떠나겠습니다.

B : 갈곳은 있냐? 들리는 얘기는 공기업 지원했다며.

나 : 갈곳은 알아보고 있습니다. 공기업은 떨어졌고, 동종 알아보고 있습니다.

B : 동종은 우리회사 급 정도는 이직 힘든거 알자나. 그리고 너 스팩이면 힘들어 참고 견뎌 그리고 이겨내서 같이 쭈~욱 가자.

나 : (발끈) 더이상 할말 없습니다....

그리고 A에게 가서 26일까지 하고 가겠습니다. 라고 사무실 가운데에서 발표.

A는 인수인계를 4일동안 어떻게 하냐, 왜이리 이기적이냐 등등 헛소리 하더군요.

난 사직서 월 초에 냈고 A가 말한건 알아서 하시라. 인수인계 시간 충분히 있었는데 나 출잘 보내고 외근 시킨건 A 다. 

건설쪽 회사이고 사실 남이 하던 공사 중간에 맡으면 한동안 바보가 되어버립니다. 아니 업무 파악 때문에 몇일, 몇주는 도면 검토를 해야하지요.

우선 내 입장 이해해 주던 고참들. 업무 분담에 있어서 대부분 거절. 우선 팀이 달랐음. A가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자기도 바쁘다고 분담 거절.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아무 인수인계 하지 못한 저는 A4용지에 썼습니다. ㅋ

한 공사당 A4 대략 24장 정도? 나오네요. 그것도 워낙 함축적으로 썼기에.. B가 알아서 해라. 난 더 자세히 쓰는건 무리다 하도 끝.

그리고 대망의 25일..

면담 하자고 부르지도 않던 전무(공장장)에게 가서 *** 회사에 갈려고 합니다. 라고 운을 띄움.

전무는 너 거기 못가. 라고 딱 잘라 말함.

??? 이미 합격 했고, 3월 초 출근 입니다. 그리고 그쪽 부사장이 전무님에게 말하라고 해서 말했습니다..

!!!!!

*** 이놈들은 우리회사 인원 부족한거 알면서 왜 빼가!!!

;;;;; 전무님 저희 인원 부족한거 아시면 더 채용을 해야죠. 그리고 ***은 제가 입사지원해서 면접보고 합격한것이지 거기서 저를 빼간건 아닙니다.

그동안 저희 업종은 이직길은 막혀 있다 라는게 정설이었습니다.

그걸 깬게 제가 처음이었고요. 

전무는 A, B, 저 를 불러 면담을 했고, 어짜피 내일이면 집에 갈 사람이지만, 그래도 결국 이쪽 업계에서는 돌고돌아 또 만날 사람들이기에 욕만 안했습니다.

할 얘기 다 했지요. 11시 집에 가는것도 빨리 간다고 *랄이고, 아무도 관심없고 해야할 이유도 모르는 서류들 왜 내가 해야 하고, 욕도 먹어야 하냐, A가 지시한거 알면서 왜 B는 A가 아닌 나한테 덤탱이 씌우고, 아기 낳아서 3일 출산휴가 신청해서 휴가 첫날에 회사로 불러서 일 시키는건 인간으로서 할짓이냐 등등....

마지막 가는 날까지 인수인계로 늦게 끝난게 아니라 일하다 새벽에 퇴근하며 정 든 직장 마무리 했습니다.

새로운 회사 가면 모 어짜피 별에 별 인간들 다 있겠지요.. 여기나 저기나 별반 차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제가 한 선택이 잘 한건지 못한건지 사실 아직도 잘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