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남자아이가 어제 오전 8시 20분쯤 동네병원에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뭐 이 과정이나 진료에 아쉬움도 많고 할 얘기도 많지만 최대한 객관적인 과정만 적어보려 합니다.

저희 부부는 보건소 PCR을 받기위해 진단서를 요청해 바로 보건소로 이동했습니다.

9시쯤 검사를 마치고 일단 시골 집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아이가 40도 가까운 고열에 가래로 인해서 호흡도 불편해해서

119에 전화를 거니 관할 군 보건소 재택치료 상담번호를 알려주더군요.

그곳으로 전화를하니 대면 진료가 가능한 인근 대전 지역 병원 이름을 알려주면서 직접 전화해보고 방문을 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아이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입원가능한 병원 위주로 전화를 걸었지만 병원과 통화는 불가능했습니다.

대전에 사는 아이 고모에게도 알아봐달라고하면서 통화를 시도했지만 통화를 할수가 없습니다.

더이상 지체할수가 없어서 119 출동을 요청했습니다.

대전 병원이 한시간 거리이기때문에 이동하면서 연락을 해야할것 같았습니다. 면지역이고 아이가 코로나 확진자라서 119 지역대 출동이 좀 걸립니다.

그렇게 119 구급차를 타고 출발은 했는데 119대원이 보건소와 연락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얘기했던 입원이 가능한 병원이 아닌 가장 가까운 진료 병원으로 이송지가 변경이 되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서도 대기환자가 많다보니 기다려야했고

간단한 호흡 치료를 받았지만 호흡을 힘들어하니 의사선생님이 입원할수 있게 소견서를 써주셨습니다.

다만 충남대 응급실에서도 어느정도 대기해야한다는 말씀도...

급하게 119로 이동을 했는데 충남대 병원은 알아서 가야하는 상황에 당황스럽더군요. 솔직히 어쩔수 없이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고 택시를 불러서 응급실로 이동했습니다.

소견서 보여주고 접수를하고 응급실 호출 벨을 눌렀는데 코로나 확진자는 응급실에 들어올수 없다고 보건소에서 안내 받으라고 하는 겁니다.

군 보건소에 전화를 하니 아직 동네병원에서 확진서류가 안넘어와 접수가 안된다고... ㅠ.ㅠ

진짜 눈물이 났습니다. 이게 대한민국이라니...

제가 의용소방대 대원이고 119지역대 구급대원과도 안면이 있어서 시골 집에서 10시 출발할때부터 얘기를 했고 구급대원도 보건소 직원과 통화를 하면서 병원에서 서류 받으면 될거라는 얘기를 수차례 했는데 12시까지 전산처리가 안되어있어서 안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대전에 지인 있으면 대전 주소로 등록지 변경해서 도와주겠다라고해서 저는 그럴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전으로 등록지 변경하고 하는 말이 이젠 대전 동구 보건소로에서 연락 받으시면 된다고 이전 절차 마무리됐으니 이젠 이쪽으로 전화하실 필요없다고...

당연히 대전 동구 보건소에서 연락이 오지도 않고 전화통화도 되지 않습니다. 

네 그렇게 응급실 앞  간이 막 앞에서 아픈 아이를 안고 한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차도 없었고 확진된 아이를 데라고 갈곳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매형이 일을 마치고 도착했고 대전시 콜센터를 통해서 보건소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럼에도 입원 병원은 직접 찾는게 빠를수도 있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통화가 되는 병원이 없어서 안내받은 병원으로 무작정 이동을 했고 다행히 한참을 기다리긴했지만 다행히 입원을 할수 있었습니다.

병원 도착 시간이 대충 1시 30분 정도였고 2시 30분쯤 진료를 받는데 이렇게 심한 아기는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엑스레이 찍고 겨우 입원을 할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제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진짜 아이가 잘 못견뎠다면 큰일이 날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지금 아내가 아이와 함께 있는데 다행히 열은 내렸다고 하네요. 하지만 아직도 가래때문에 숨쉬는건 힘들어한다고 하네요.

영상통화로 부모님도 안심을 시켰고 지금은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만 이게 우리나라 현실이구나 생각하니 슬프네요.

TV뉴스에 가끔 나오는 슬픈 내용이 내 얘기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수액 맞고 조금만 관리받으면 바로 괜찮아질수 있는데...

사실 훨씬 많은 얘기들과 감정들이 있지만 지금도 충분히 긴 글이네요.

나름 진정됐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아이에 대한 미안함에 눈시울에 붉어지네요. 나이먹은 탓이겠죠.

대학병원 응급실은 그렇다치더라도 아이 진료때문에 연락을 했을때 보건소 직원은 알아서 연락하라고 병원 이름만 알려줘놓고 119 불러서 이동하는중에는 왜 개입을해서 진료 병원을 변경한걸까요? 저는 이미 입원 생각해서 짐도 챙겨온 상황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의사는 배제됐고 그렇다면 이후에도 끝까지 도와줘야하는게 아닌지...

큰소리로 화도 안내고 믿고 따랐던 제 잘못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