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T 김병희(오른쪽)가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전 6회말 무사 1루 6번 장성우 타석때 2루도루를 시도하다 안재석에 태그아웃되고 있다.
수원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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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올해 KBO리그는 완연한 투고타저다.
각 팀 감독이 “기동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가 초반 지표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즌 45경기를 치른 12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은 3.0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1)에 비해 1점가량 낮다.
리그 평균 타율은 0.231로, 지난해(0.248)보다 떨어졌는데, 출루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0.301-0.339)했다.
출루율이 떨어졌으니 잔루(60-72)도 줄었다.
볼넷 수가 26-38로 크게 차이나 정상화한 스트라이크존(S존)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
가뭄에 콩 나듯 출루하니 짜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희생번트는 28개에서 34개로 증가해 눈길을 끈다.
반드시 득점해야 할 때는 아웃 카운트와 진루를 바꾼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점은 67개였던 도루 수가 올해 56개로 줄었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표방하지만, 도루 수가 감소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시즌 여덟차례 도루를 시도해 세 번 성공한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도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강조했다.
 | LG 김현수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서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기습번트 안타를 만들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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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 감독은 “우리 팀은 팀 도루 톱3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팀이 아니다.
물론 전략상 도루가 필요할 때가 있지만, 기동력이 좋은 타자들이 불필요한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짧은 안타로도 베이스 두 개를 점령할 수 있는 기동력이 도루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작전야구’를 표방한 KIA 김종국 감독 역시 같은 얘기를 했다.
KIA는 올시즌 네 차례 도루를 시도해 세 번 성공해 비교적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도 김 감독은 “도루보다는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가 팀에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동력 강화는 거포가 부족한 KBO리그 팀들에게는 필수 덕목이다.
야수들의 송구 능력이나 컷오프 플레이가 메이저리그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무모할 정도로 과감한 주루 플레이가 때로는 결승점이 될 수도 있다.
지난 1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홈경기에서 1루에 있던 KIA 포수 한승택이 고종욱의 우중간 2루타 때 홈까지 파고든 게 대표적인 사례다.
 | 롯데 DJ 피터스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히어로즈전에서 내야땅볼을 친후 1루로 전력질주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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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점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시스템화 한 팀이 몇 팀이나 있느냐다.
짧은 안타로 한 개의 베이스를 더 가려면, 이에 적합한 주로(走路)가 있어야 한다.
반 발, 한 발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가 갈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누 간을 최단거리로 달려야 생환 확률을 높인다.
베이스를 왼발로 밟을 때와 오른발로 밟을 때의 차이, 아치형 주로와 U자형 주로의 차이 등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무작정 과감하게 뛰는 플레이는 무모하게 비칠 수 있다.
‘송구 정확도가 떨어지겠지’라는 막연한 근거로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강조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안타 확률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수비시프트가 개발된 것처럼, 팀 색깔을 가늠할 수 있는 주루 매뉴얼도 다양화해야 한다.
발이 느려도 어떤 주로를 뛰느냐에 따라 ‘원 히트 투 런’이 가능하다.
각 팀의 주로 차이를 관찰하는 것도 ‘기동력 강화 시대’의 흥미로운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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