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바라본다.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 고교야구대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기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이름을 바꾼 이 대회는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고교 선수들이 가장 기다리는 대회,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최다인 93개 팀(2640명)이 참가했다.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 해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첫 메이저대회다.
전 경기 SNS 채널로 중계되며 16강부터는 TV로도 볼 수 있었다.
◆ 더 세심하게
정용진 SSG 구단주의 야구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통 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아마추어 야구에도 마찬가지. 총 1억 원 상당의 상금과 부상(피칭 머신, 야구용품 등)을 내걸었다.
고교야구 대회서 상금을 주는 것 자체가 신세계 이마트배 대회(지난해 1회부터)가 처음이다.
올해는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 썼다.
우승팀을 위해 챔피언 점퍼를 마련한 것은 물론, 시상식도 성대하게 열렸다.
선수들에겐 또 하나의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요소다.
잊지 못할 기억도 선사했다.
기본적으로 결승전에 오르면 SSG랜더스필드를 누빌 수 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꼽힌 외야수 백준서(덕수고)는 “미래에 우리가 뛸 곳이라고 생각하니 설레더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SSG 1군 선수들이 사용하는 클럽하우스를 둘러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SSG 라커룸은 리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선수들은 추신수, 김광현 등의 이름표가 붙은 자리로 몰려가 살펴보며 신기해했다.
◆ 더 다채롭게
볼거리도 다양했다.
대표적인 부분이 로봇 심판이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했다.
판전 공정성을 제고하고 입시 비리를 줄이고자 하는 취지다.
16강전부터 결승까지 로봇 심판이 스크라이크-볼 판정을 내렸다.
결과는 이어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주심에게 전달된다.
몇몇 변화구 판정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오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현장에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양 팀 모두 똑같은 조건이다 보니 많은 감독들이 좋아한다”고 밝혔다.
경기 내용 또한 쫄깃했다.
결승전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끝에 덕수고가 1점차(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준우승에 그치긴 했으나 강릉고 역시 두 명의 에이스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박수를 받았다.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낸 선수들도 많다.
겨우내 얼마나 구슬땀을 흘렸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백준서는 “훗날 이번 대회를 떠올리면 눈물이 날 것 같다.
모두가 정말 고생하며 준비했다”고 전했다.
◆ 더 단단하게
한국 야구의 ‘경쟁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제대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국가들과의 격차가 커졌음을 몸소 느껴야 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초부터 탄탄히 다져 나가야 한다.
정 구단주는 이번 대회 기념사를 통해 “대한민국 야구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겠다”면서 “이마트배서 뛰는 어린 선수들이 한국 야구의 현재가 되는 순간을 기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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