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만 잘 끊어준다면….”
프로야구 키움의 선택이 적중했다.
대체카드로 꺼내든 이승호가 선발투수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의 ‘2022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서 4이닝 1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수 제한이 있었던 탓에 긴 이닝을 소화하진 못했다.
이날 총 투구 수는 48개였다.
분명한 것은 초반 흐름을 확실히 주도하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계획된 등판은 아니다.
당초 키움은 KS 4차전 선발투수로 ‘에이스’ 안우진을 고려하고 있었다.
문제는 부상이다.
PS 내내 손가락 물집으로 고생하고 있다.
가장 마지막 등판이었던 KS 1차전에선 2⅔이닝 2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되기도 했다.
당시 안우진의 유니폼엔 피가 묻어있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 본인은 괜찮다고 하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또 전력 투구 하려 하지 않겠나.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
이승호 등판은 이틀 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이승호는 올해 불펜으로만 53경기에 나섰다.
한 경기 소화한 가장 긴 이닝이 1⅔이닝이다.
최다 투구 수도 27개였다.
앞서 열린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이상 5전3선승제)에서도 각각 1경기, 2경기에도 구원 등판했다.
키움은 이승호의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2019년과 2020년 풀타임 선발로 뛰며 각각 8승, 6승을 거둔 바 있다.
KS에서도 2019년 두산과의 2차전에 선발로 나서 5⅓이닝 2실점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출발은 다소 흔들렸다.
1회 초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폭투와 최정의 적시타로 허무하게 선취점을 뺏겼다.
오히려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을까. 2회부터 이승호는 한층 더 힘 있는 피칭을 선보였다.
4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하긴 했으나 이렇다 할 위기 상황도 없었다.
최고 144㎞에 달하는 직구(38개) 위주로 상대 타이밍을 뺏었다.
KS라는 큰 경기에서 다소 갑작스럽게 투입됐음에도 수장이 바라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며 날개를 펼쳤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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