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야구에서 경기 전 시구는 하나의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메이저리그 팀들은 셀러브리티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서 우승한 선수 또는 지역을 방문한 정치인들에게 시구할 기회를 준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로저스센터에서 시구를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야구 시구는 매우 어렵다.
단시간에 연습한다고 볼을 제대로 던질 수 없다.
심지어 운동한 농구 선수들도 시구가 형편없는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농구 명문 켄터키 대학 출신으로 2010년 NBA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워싱턴 위저즈에 지명된 포인트가드 존 월은 워싱턴 내셔널스에 초대돼 시구를 한 적이 있다.
원바운드로 던져 역대 NBA 선수 최악의 시구로 남아 있다.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작고)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멋진 시구를 해 팬들의 드거운 박수를 받았다.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 최고의 시구는 조지 W 부시다.
2001년 9.11 테러로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뉴욕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 시구했다.
마운드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는 유일한 리틀리그 선수 출신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도 역임한 야구인이다.
22일 다저스타디움과 양키스타디움의 시구가 화제가 되고 있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LA 다저스 불펜투수 브루스다르 그레테롤의 모친 이스밀라, 양키스타디움에서는 ESPN의 스포츠 해설가이면서 비판 전문인 스티븐 A 스미스가 던졌다.
그레테롤과 모친은 지난 20일 7년 만에 재회했다.
베네수엘라 태생의 모친에게 미국 정부가 비지를 발급하지 않아 메이저리거로 성장한 아들을 볼 수 없었다.
그레테롤은 “내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때, 결혼할 때도, 첫 딸을 낳았을 때도 엄마는 내 곁에 없었다”며 기자들 앞에서 울먹거렸다.
시구 전부터 아들과 몸을 푼 이스밀라는 예사롭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아들을 향해 힘차게 볼을 뿌린 시구는 역대 여성으로는 최고의 피칭이었다.
기자실에서는 “와우~”하는 탄성이 터졌다.
여성으로는 2018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구장에서 수녀의 스트라이크 시구 이후 처음이었다.
그레테롤의 모친은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고 아들은 그녀의 DNA를 물려받았다.
그레테롤은 162km(100마일)의 속구를 던진다.
양키스타디움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고 마운드에 오른 스미스는 원바운드 시구로 멋쩍어했다.
양키스 전담방송과 인터뷰에서 “메스껍다(disgusting)”며 자신의 시구에 불만족을 표했다.
스미스는 유명해설자다.
오타니 쇼헤이가 영어를 못해 MLB 활성화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발언했다가 팬들의 뭇내를 맞고 사과하기도 했다.
NFL, NBA 해설이 주전공이다.
해설만으로 연봉 800만 달러를 받는다.
시구 후 팬들로부터 “시구도 제대로 못 하면서 남들은 그렇게 비판한다”는 SNS 댓글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두들겨 맞았다.
야구 기자가 시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과 비슷하다.
이스밀라 그레테롤, 부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시구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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