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사직=김민규기자]“내게 기회가 와서 해결했다.
”
프로야구 두산의 정수빈이 부진을 날려버리는 ‘신호탄’을 쐈다.
전날 패색이 짙던 경기를 동점타·결승타로 결국 승부를 뒤집으며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기회가 와서 해결했을 뿐이라는 담담한 모습이다.
두산 정수빈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회 초 회심의 결승타로 팀의 4-3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추격의 발판에 동점타, 결승타까지 모든 것이 정수빈의 손에서 만들어졌기 때문.
사실 그는 지난 시범경기부터 시즌 개막 초반 부진했다.
시범경기에선 26타수 4안타로 타율 0.154에 그쳤고, 개막 후 정규시즌에선 롯데와의 원정경기 전까지 8타수 무안타였다.
그러나 그는 롯데와 3연전을 치르면서 점점 타격시동을 걸었다.
그는 롯데와의 1차전 대타로 교체 출전해 1안타를, 2차전에선 1안타 1타점까지 기록하더니 3차전에선 아예 경기를 뒤집어 놓은 것.
경기 후 만난 정수빈은 “개막 시작 후 며칠간 타격 타이밍이 안 맞아서 경기도 많이 빠졌는데 이런 상황을 많이 겪어봤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다”며 “이번 롯데와 3연전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타격 타이밍도 조금씩 맞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전날 두산 공격의 시작과 끝을 그의 손으로 해냈다.
정수빈은 롯데에 0-3으로 지고 있던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서 2루타를 쳤고 롯데의 수비 실책으로 3루까지 갔고 이어진 허경민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리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두산은 김재환의 적시타로 1점을 더 쫓아가며 9회를 맞았다.
9회 초 정수빈은 1사 1·3루 상황에서 롯데의 필승카드인 최준용을 상대로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내 기어코 경기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의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갔고, 정수빈은 11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 역전 결승타를 치며 팀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정수빈은 “한 번 기회가 온 선수에게 기회가 자주 오더라. 오늘은 내게 왔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기회가 오면 내가 스스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해결해 다행”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올 시즌 두산이 FA(프리에이전트)로 외야수 박건우가 팀을 떠나면서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두산은 최근 몇 년간 FA로 지속적인 전력누수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전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는 것.
정수빈은 “매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빠지니깐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기존에 있는 선수들이 더 분발해야 하고 저 역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후배들은 잘하고 있으니깐 다 같이 잘하면 예전처럼 강팀의 면모를 똑같이 보여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처럼 한발 더 뛰고, 한 베이스라도 더 가려고 하는 것이 하나하나 모이면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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