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방향 타구 50.2%→39.2%로 줄인 페르난데스 어디에 쳐야할 지 먼저 생각해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가 지난 4월 6일 잠실 삼성 전에서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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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최민우 기자] 예년보다 분명 약해졌다.
KBO리그 3년차 시즌을 맞은 만큼, 상대도 대처법을 찾아냈다.
그러나 스스로 대응법을 마련했고,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금씩 타격 페이스도 회복하고 있다.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33)가 팀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동안 두산은 외인 타자에 골머리를 앓았다.
2016·2017 시즌 함께한 닉 에반스를 제외하면, 사실상 외인 타자 없이 시즌을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5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도 데이비슨 로메로의 활약은 미미했다.
2위와 14.5경기 차 정규 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2018년에도 지미 파레디스·스캇 반 슬라이크 등이 있었으나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가 합류하면서 두산은 외인 타자 잔혹사를 끊을 수 있었다.

데뷔 시즌부터 강력했다.
2019시즌 144경기에서 197안타 15홈런 타율 0.344를 기록하며 KBO 정규리그 안타 1위와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상을 거머쥐었다.
장타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두산은 이보다 좋은 외인 타자를 영입할 수 없다는 판단에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KBO리그에 완벽히 적응한 페르난데스는 2020 시즌 전경기에 출전해 199안타 21홈런 타율 0.340을 기록했다.
200안타 도전은 수포가 되었으나, 최다 안타를 때려내며 2년 연속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 스포츠서울DB

그러나 올해는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모습이다.
111경기에서 139안타 타율 0.319를 기록 중이다.
분명 뒤처지는 성적은 아니지만,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페르난데스는 저조한 기록의 원인으로 상대 ‘시프트’와 투수들의 달라진 ‘볼 배합’을 꼽았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시프트다.

페르난데스가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수비는 그라운드 오른쪽으로 수비 위치를 변경한다.
정상 수비를 펼쳤을 경우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가기 일쑤다.
그는 “올해 좋은 타구가 나와도 정면으로 나가는 경우가 있었다.
상대 시프트가 유효했다.
또 투수들의 볼배합이 달라졌다.
이전과 달라진 게 느껴진다.
매 타석 집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상대가 대처법에 변화를 준만큼, 페르난데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특히 시프트를 깨기 위한 방안을 세웠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계획을 갖는다.
계획이 틀어지기도 하지만, 어디에 쳐야겠다는 생각을 (먼저)한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의 노력은 실제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 시즌 페르난데스의 오른쪽 방향으로 향했던 타구는 50.2%, 무려 절반에 달했다.
그러나 올시즌 페르난데스의 타구 방향 비율은 왼쪽 38.4%, 중앙 22.4%, 오른쪽 39.2%다.
사실 타구 방향을 설정하고 배트를 내기란 쉽지 않다.
가능했다면 모든 타자들이 시프트를 뚫어냈을 거다.
페르난데스는 뛰어난 타격 기술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왼쪽)가 지난 2019년 10월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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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페르난데스와 함께 한 두산은 기적을 연출했다.
2019년 9경기 승차를 지워내며, 마지막 경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20시즌에도 최종전에서 3위로 점프해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낸 바 있다.

가을만 되면 강력해지는 두산을 몸소 체험한 페르난데스다.
올해도 어려울 거라 속단했던 가을야구가 눈 앞에 찾아왔다.
연승가도를 달리며 4위를 차지했고, 두산은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최근 팀 페이스가 좋다.
한국에 온 뒤 우리 팀이 가을에 강하다는 걸 느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며 가을야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팀 상승세와 더불어 페르난데스의 타격감도 무르익고 있다.
27일 현재 최근 10경기에서 페르난데스는 타율 0.405를 기록 중이다.
그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두산 타선은 더 강력해질 수 있다.
최민우기자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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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방향 타구 50.2%→39.2%로 줄인 페르난데스 "어디에 쳐야할 지 먼저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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