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산 안승한이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경기 4회말 1사2,3루 우중간 2루타를 친 후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허경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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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억울함을 호소해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할도 치지 못하지만 출전 빈도가 높아졌고, 흐름을 잡으려면 뭐라도 해야했다.
공 하나를 골라낸 뒤 힘차게 배트를 돌렸고,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동점 적시타가 됐다.
발이 느려 주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동료들의 따뜻한 환대에 어깨를 폈다.
프로 유니폼을 입은지 8년이 지났지만 무명에 가까운 안승한(30)이 모처럼 휘파람을 불었다.
끌려가던 경기를 동점으로 만든 짜릿한 적시타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타점(5타점)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그 과정에 곡절이 있어 눈길이 쏠렸다.
안승한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 홈경기에 8번타자로 선발 마스크를 썼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상대가 왼손 투수이기도 하고, (박)세혁이가 지치기도 해 안승한에게 선발 마스크를 씌웠다.
수비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2014년 당시 신생팀인 KT에 2차 특별지명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대졸(동아대) 포수였던 안승한은 지난해 시즌 후 방출됐다.
백업 포수가 필요한 두산이 입단 테스트를 했고, 나쁘지 않은 미트질과 블로킹 능력 등을 높게 평가해 계약했다.
지난달 1군에 등록해 대수비로 출장하던 안승한은 후반기들어 선발출장 빈도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9경기에서 11타수 1안타 타율 0.091에 머물지만 나름 씩씩하게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강한 어깨로 2루를 훔치던 최지훈을 잡아내는 등 수비형 포수로 조금씩 자신의 영역을 확장 중이다.
2회 무사 1루에서 번트로 자신을 희생한 안승한은 4회말 1사 2, 3루 기회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1-3으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승호가 좌전안타로 물꼬를 트고, 김재호가 볼넷을 골라 1, 2루를 만들었다.
김인태가 1루 땅볼로 주자를 진루시킨 뒤 안승한에게 기회가 왔다.
초구, 2구에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지만 공에 닿지 않았다.
SSG 선발 숀 모리만도가 던진 3구째 컷패스트볼이 몸쪽 깊숙한 곳으로 휘어져 원바운드 됐다.
안승한은 “오른발 끝에 스쳤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2스트라이크로 수세에 몰렸으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면 상대를 핀치로 몰 기회이기는 했다.
김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원심을 뒤집을 근거가 보이지 않았다.
억울한 표정을 짓던 안승한은 공 하나를 지켜봐 2-2를 만든 뒤 바깥쪽 변화구를 밀어 우익수 키를 넘겼다.
두세발 전진수비하던 SSG 우익수 한유섬이 이를 악물고 쫓아갔지만 미치지 못할만큼 멀리 뻗어간 타구였다.
2019년 8월3일 키움전 이후 1년 만에 터트린 자신의 통산 2호 2루타였다.
끌려가던 경기를 3-3 동점으로 만든 의미있는 한방이기도 했다.
 | 두산 안승한이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경기 4회말 1사2,3루 우중간 2루타를 친 후 3루까지 뛰었지만 태그아웃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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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타구인데다 SSG 외야수들이 전진수비 중이라는 점을 고려한 안승한은 생애 첫 3루타를 향해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2루에서 3루로 뛸 때 스피드가 눈에 띄게 느려졌고, 아슬아슬하게 아웃됐다.
비로 경기가 중단된 탓에 그라운드가 푹신해진 점을 간과한 주루였다.
아쉬움 탓에 한동안 3루에 머물러 있었지만, 안승한은 환한 미소로 더그아웃으로 달려왔다.
안승한은 이제 봉우리를 맺기 시작했다.
늦게 핀 꽃이 아름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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