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계획이 다 있죠. 물론 제 생각이지만요.”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31·SSG)이 복귀 시동을 걸고 있다.
재활 막바지 단계다.
지난 19일엔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와의 연습경기에 나섰다.
13개월 11일 만에 다시 밟아보는 SSG랜더스필드 마운드였다.
4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감각을 조율했다.
총 투구 수는 72개. 직구(투심) 최고구속은 132㎞까지 찍혔다.
무엇보다 투구 후에도 팔 상태가 좋았다.
박종훈은 “지금 당장이라도 불러주시면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박종훈은 지난해 6월 8일 수술대에 올랐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낯선 경험이었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오랫동안 아파서 쉰 적도, 공을 안 던진 적도 처음이었다.
답답했다.
수술한 다음날부터 공을 만지작거렸을 정도다.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탈이 나기도 했다.
어깨 통증이 재발돼 잠시 쉼표를 그려야 했던 것. 예상보다 복귀 시기가 늦춰진 배경이다.
박종훈은 “욕심을 냈다.
아프지 않다는 게 행복한 것이라는 걸 잠깐 잊었다”고 말했다.
마음은 이미 인천(홈구장)에 있다.
강화(2군 훈련장) 숙소를 이용하고 있지만 짐도 어느 정도 싸 놓은 상태. 박종훈은 “콜업된다면 강화 쪽으로는 얼씬도 안할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재활 과정이 고되기도 했지만, 안주하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다짐이기도 했다.
박종훈은 “강화 퓨처스구장은 환경도, 시설도 좋다.
야구에만 집중하면 된다”면서도 “하지만 너무 평화롭다.
관중도 없고 치열한 승부도 없다.
그 분위기에 젖을까봐 걱정됐다”고 솔직한 심정을 표했다.
팬들 앞에 서는 그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종훈은 “들어갈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앓는 소리를 했다.
워낙 막강한 선발진을 자랑하는, 선두 SSG이기에 가능한 고민이다.
정확한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26일 한 번 더 실전감각을 점검한 뒤 결정될 예정이다.
박종훈은 “다음 주 경기에서 80구정도 던진 뒤 1군에 복귀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진 나만의 목표”라면서 “라커룸에 내 이름이 없다는 게 어색하다.
팀이 우승을 향해 가고 있다.
나 역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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