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우리 수비는 진짜 최고다.
”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33)가 또 한번 위력투를 뽐냈다.
무시무시한 피칭을 펼쳤다.
스스로 호수비까지 뽐냈다.
이 정도로 잘했으면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켈리는 동료들을 앞에 내세웠다.
자신을 부각시키는 일이 없다.
심지어 상대한 삼성 타선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웠다.
이런 외국인 선수가 다 있다.
켈리는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11승(1패)째다.
LG도 4-1로 승리하며 2연승을 일궈냈다.
최고 시속 150㎞까지 나온 포심이 묵직했고, 최고 시속 149㎞ 투심도 좋았다.
커브는 폭포수였고, 슬라이더 또한 날카로웠다.
커브에 헛스윙을 하고, 하이 패스트볼에 다시 헛스윙을 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삼성 타선의 농락한 수준이다.
호수비도 나왔다.
7회말 2사 만루에서 김헌곤에게 중전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이때 켈리가 펄쩍 뛰어올랐고, 팔을 쭉 뻗었다.
공이 글러브 끝에 딱 걸렸다.
아이스크림 콘 캐치. 투수 직선타였다.
빠졌으면 안타가될 확률이 높았다.
스코어 3-1이었기에 동점을 허용할 뻔했다.
아웃 후 켈리는 환한 미소를 보였다.
경기 후 켈리는 “팀이 3위를 하고 있고, 1위를 위해 달리고 있다.
팀원들이 합심해서 노력하고 있다.
오늘도 한 팀이 됐다.
공격에서 점수를 냈고, 수비에서 막아냈다.
조화를 이루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 모습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자신의 투구에 대해서는 ‘1’도 언급하지 않는 모습.
 | LG 켈리가 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대구=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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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말 수비를 두고 운동능력이 좋다고 하자 “도움이 된다.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다.
고교 시절에는 미식축구도 했고, 야구를 하면서 유격수도 봤다.
풋워크 같은 기본기를 잘 닦게 된 것 같다.
경기 중 수비를 할 상황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다.
던질 때 밸런스도 잘 잡힌다.
내게 굉장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 대목에서 자기 자랑을 좀 한 모양새. 그러나 여기서 끝이었다.
동료들을 다시 언급했다.
“우리 야수진의 수비가 정말 좋다.
리그 최고다.
이런 수비수들을 뒤에 놓고 던지니 편할 수밖에 없다.
내가 그냥 치게 하면 다 잡아준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긴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렇게 던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팀에서 배려를 많이 해준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계속 몸 상태를 체크한다.
덕분에 좋은 퍼포먼스가 나온다.
올 시즌 180이닝을 달성할 수 있다면 굉장히 행복하고, 영광스러울 것 같다.
쉽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 이야기도 나왔다.
올 시즌 벌써 4번 붙었다.
결과는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03이다.
‘킬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하다.
그러나 켈리는 “상대 타자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야구는 쫓고 쫓기는 게임이다.
여러번 만나면 그만큼 익숙해진다.
상대가 나를 어떻게 공략하려고 할지 예측을 하고, 그에 맞춰서 준비해야 한다.
알아야 대응도 된다.
나와 동료들이 해야 할 일을 했고,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짚었다.
야수들을 챙겼고,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 고마움을 표했다.
심지어 피칭을 하면서 잘됐던 부분에 대한 언급도 없다.
야수들 덕분에 이겼고, 스태프 배려 덕분에 호투했단다.
이쯤 되면 무섭다.
괜히 에이스가 아니다.
‘품격’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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