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지난 22일 9시에 베트남야구협회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베트남 야구에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나왔다.
베트남야구협회(VBSF)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로부터 정식 멤버로 인정을 받았다.
5월22일자로 정식 공문이 나왔다.
지난 3월24일 펜데믹의 오랜 여파로 미뤄졌던 WBSC의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이 회의 전에 WBSC 한국 직원인 김빛샘 씨(현 롯데 김평호 주루코치의 아들)와 베트남야구협회가 부족한 서류를 보완하기 위해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았다.
짧은 시간에 정신없이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베트남 야구의 발전을 바라는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와 포기하지 않는 인내의 결과다.
벅찬 감정이 차오른다.
2021년 4월 베트남야구협회가 창립됐을 때 ‘이제 큰 산 하나를 넘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었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누비며 발전만 거듭할 것 같던 베트남 야구는 코로나에 발목이 잡히면 한 걸음을 나아가기조차 힘든 시간도 있었다.
베트남 야구가 이제 기지개를 켜고, 세계의 큰 무대에 ‘Vietnam’이라는 국가명을 새기게 됐다.
세계 랭킹은 꼴찌지만, 오히려 뒤가 없기에 발전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
나도 큰 용기를 갖게 된다.
올해 2월에 라오스에서 열린 DGB 동남아시아 대회에 당당하게 공식 대표팀을 창단하고 출전했던 베트남 야구. 물론 아직은 야구 자체에 더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고, 인프라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
너무 자명한 일이다.
또한 라오스 대표팀을 이끌고 4월에 태국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야구대회에서 경험한 다른 나라의 실력을 보며 베트남은 아직 갈 길이 아주 멀다는 것도 느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협회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협회만 만들어진다면…’이라 했다.
국가대표 야구팀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대표팀을 만들어 국제대회에만 참가할 수 있다면….’이라고도 했다.
그리고 ‘WBSC의 승인을 받고 당당히 구성원이 될 수 있다면….’이라 했다.
다 이뤄졌다.
될 것 같지 않았고, 모두 불가능이라 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이제 새로운 꿈을 꾼다.
아마도 그 꿈이 너무 터무니없다고 비웃는 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내 머릿속, 내 마음속 베트남 야구의 청사진은 곧 하나의 역사로 나타날 것이다.
이제 베트남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늘 베트남 야구가 세계로 나가는 관문에 당당하게 서게 됐음을 축하한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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