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품은 KIA, 우타 거포 찾아야 산다[SS 포커스]

KIA 나성범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무게 중심이 왼쪽으로 치우쳐있다.
알짜 보강으로 자신감은 생겼지만 KIA의 전력 구성 고민은 계속된다.
KIA는 27일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29)와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지난 23일에는 프리에이전트(FA) 나성범을 6년 총액 150억원에 끌어안았다.
SSG에서 방출된 고종욱까지 영입해 새 전력으로 가세한 타자가 모두 좌타자다.
‘기둥’ 최형우에 차세대 거포로 각광 받는 김석환, 오선우 등 힘있는 좌타자 외야수가 즐비해 보인다.
우타 거포의 희소가치가 높아진 KBO리그 트렌드에 KIA도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오른손 거포가 중심 타선에 포진해야 KIA의 고민도 덜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구성이어도 쏠림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면 KIA에는 믿을 만한 우타 거포가 없다.
그래서 올해 가능성을 보인 황대인(25)이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KIA 황대인.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황대인은 올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13개의 아치를 그려냈다.
특히 시즌 막판에는 무서운 몰아치기로 ‘차세대 거포’ 수식어를 따냈다.
2015년 신인 2차드래프트 1라운드로 KIA에 지명된 황대인은 ‘포스트 이범호’로 각광 받았다.
고교(경기고) 시절부터 남다른 펀치력을 과시해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프로입단 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3루수로 입단했지만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냈고, 자연스럽게 출전 기회도 줄었다.
야구는 무조건 수비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1루로 포지션을 바꾼 황대인은 지난 9월부터 치른 46경기에서 홈런 8개를 뽑아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간 탓에 왼무릎이 곧게 펴진 채 타격을 했고, 몸이 충분히 회전하지 못하니 배트와 공이 만나는 면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출장 기회가 많아지자 여유가 생겼고, 힘이 아닌 회전력으로 타격해야 정확성과 비거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평범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더라도 보여준 기간이 너무 짧다.
시즌 내 꾸준히 활약할 수 있다는 신뢰가 없는 상태에 수비도 평균 수준이라면, 또 벤치에 앉을 가능성이 있다.
통산 출루율 0.311로는 주전이라고 보기 어렵다.
경쟁자가 없는 것도 아니라 여유를 부릴 때도 아니다.
다행인 점은 황대인 스스로도 풀타임 주전이 되기 위해 비활동기간 중에도 몸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 나지완. 제공=KIA 타이거즈

나지완의 각성도 KIA로서는 필요하다.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될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20홈런 90타점 정도는 할 수 있는 타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등이 절실하다.
나지완도 가장 꾸준한 성적을 거둔 2016~2017년과 비교하면 2019년부터 출루율과 장타율이 모두 떨어졌다.
특히 올해는 타율 0.160으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그 역시 약한 수비 탓에 반쪽짜리 선수로 불리는데, 타격 지표를 끌어 올리지 못하면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황대인과 나지완의 각성과는 별개로 KIA는 꾸준히 우타 거포 확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오히려 구단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우타 거포들의 각성효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KIA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되는 셈이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