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이제 구색이 갖춰졌다.
벌써 긴장된다.
”
두산 이승엽 감독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취임식에서 호기롭게 “포수가 필요하다”고 외쳤는데, 한 달 만에 국내 최고 포수를 품에 안았다.
이 감독은 “부담은 항상 있는 자리가 감독”이라며 “국내 최고 포수가 합류했으니, 함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겠다”고 자신했다.
두산은 22일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로 꼽힌 양의지와 4+2년 총액 152억원에 계약했다.
양의지가 계약서에 서명한 직후 스포츠서울과 통화한 이 감독은 “현역 때 양의지와 상대한 기억이 썩 좋지는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포수를 분석해 투수 성향을 파악하는 편이었는데, 양의지는 단순한 포수가 아니었다.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포수였다”고 말했다.
 |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가 구단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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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선수들끼리는 대화를 몇 번 나눠보면, 같은 팀이 아니어도 성향은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양의지는 파악이 안되더라. 솔직히 현역 때는 ‘얘는 왜이러나. 너무 얄밉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만큼 까다로운, 내가 상대한 포수 중 손에 꼽을 만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좋은 포수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봤다.
두산 감독이 되고, (양)의지가 FA자격을 얻고, FA자격을 얻은 (박)세혁이의 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으면서 ‘어쩌면’이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게 오늘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선수라는 얘기다.
 | | 두산 양의지. (스포츠서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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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야구는 투수가 공을 던진다.
하지만 투수가 구종이나 코스를 선택해 타자를 제압할 수 있도록 돕는 건 포수의 역할이다.
좋은 포수가 있는 팀은 성적을 낸다.
투수의 성격이나 성향을 파악해 때로는 진정시키고, 때로는 독려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조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서 유일하게 모든 야수를 바라보는 위치이기도 하다.
그래서 포수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취임식에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의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비치지만, 이 감독은 “영입하지 못했더라도 기존 포수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 풀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기존 선수들을 쓸어 안았다.
전력의 절반으로 분류된 양의지를 품에 안아 두산은 당장 5강 이상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으로 격상했다.
초보 감독으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이 감독은 “부담은 선수가 있든 없든 느끼는 자리다.
결과를 내야하는 자리여서 의지를 잡지 못했어도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은 있을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더니 “의지가 와서 부담이 더 커진 건 사실이다.
구색이 갖춰졌으니, 이제부터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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