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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일찍 지쳤을까.
슬픈 결말이었다.
한국이 또 한 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3년, 2017년에 이어 3개 대회 연속이다.
2승2패로 B조 3위를 마크, 상위 2팀에게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바라만 봐야 했다.
아쉬움이 크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는 어쩔 수 없다 해도, 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기량마저도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다.
곳곳에서 컨디션 난조를 호소했다.
일례로 필승카드라 여겼던 고우석(25·LG)은 어깨 근육통으로 개점휴업 상태였다.
통렬한 반성의 시간, 준비 과정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대표팀은 합동훈련을 위해 지난달 미국 반대편인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날아갔다.
미국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선수들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두산(호주), 삼성(일본), 롯데(괌) 소속 선수들은 서울로 돌아왔다 다시 미국 LA를 거쳐 합류하는 강행군을 이겨내야 했다.
이후 일정도 빡빡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일본 오사카로 이동해 두 차례 평가전을 가졌다.
그리고 도쿄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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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먼 곳에 캠프를 차린 이유가 있었을까. 이상 기후로 인한 날씨는 둘째 치더라도, 이동거리가 많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호주가 한국보다 열흘 전 일본으로 이동해 현지 적응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비(非)전임감독 체제의 한계다.
이강철 감독은 대표팀과 소속팀인 KT, 두 집 살림을 챙겨야 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있는 만큼 대표팀에만 오롯이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훈련 장소만 하더라도 멀지만 KT 캠프지 근방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
좀 더 장기적 차원에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사무라이 재팬’이라 불리는 일본 야구대표팀은 긴 시간 차근차근 성장해 왔다.
전임감독제를 도입해 일관성 있게 나아가는 동시에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다른 나라 대표팀과의 만남도 꾸준히 추진했다.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 시켰다.
한국은 그때그때 임기응변 느낌이 강하다.
전임감독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에서 KBO리그 개막전을 하겠다는 보여주기 식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일본 도쿄=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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