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을 가져라.”
프로야구 KT 이강철(56) 감독은 지난 2019시즌을 6위로 마친 뒤 선수단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자부심을 가져라”라고 말했다.
당장 직전 시즌까지 하위권에만 머물던 팀이 틀을 깼다는 일에 의의를 두자는 것이었다.
이듬해 창단 첫 가을야구에 진출했을 때,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궜을 때도 메시지의 핵심은 프라이드였다.
선수단에 유일하게 부족했던 마인드를 심기 위한 의도였고, 이제 갓 초보 딱지를 뗀 이강철 감독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었다.
지휘봉을 잡은 약 4년 동안 팀 성적은 매년 상승가도였다.
그때마다 선수단은 물론 이 감독도 ‘팀 KT’에 자부심을 가졌다.
매번 똑같은 성적을 거둔다면 만족도도 떨어지는 법. 다행스럽게도 이 감독의 자부심을 곱절로 확장하는 장치가 있었다.
새롭게 등장한 토종 투수, 특히 두 자릿수 승리를 쌓는 선발투수의 존재는 늘 이 감독의 자랑거리였다.
현역 은퇴 후 코치 시절 동안 누적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현실로 드러나는 일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시작은 배제성이었다.
이 감독이 본격적으로 1군 선수단을 이끌기 전 마무리캠프에 참석했을 때다.
그때 발견한 투수 배제성이 창단 첫 토종 10승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듬해에는 고졸 신인 소형준이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고, 지난해에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에이스 고영표가 11승을 쌓았다.
100승을 넘어 200번째 승리를 챙기는 동안 강팀의 상징과도 같은 토종 10승 투수가 세 명이나 생겼다.
마운드의 성장은 곧 이 감독의 자부심 그 자체였다.
지난 25일 창원 NC전. KT가 통산 516번째 승리를 만든 날 이 감독이 개인 통산 300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해 8월 200승을 기록한 뒤 약 13개월 만에 또 100승을 추가했다.
기쁨은 곧장 두 배가 됐다.
선발 등판한 투수 엄상백이 시즌 10승째를 챙겼다.
지난 2015년 데뷔 이후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계투조를 오가던 그가 난생처음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이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기간 동안, 만 4년도 지나기 전에 벌써 네 번째 10승 투수를 품었다.
이 감독은 마운드 운영 능력, 선수들에 대한 뛰어난 분석 및 효율적인 기용 능력 등을 인정받아 대표팀 감독직에 선임됐다.
이 감독이 빚어낸 KT 마운드가 모두에게 인정받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네 번째 10승 투수와 300승, 이 감독이 그토록 강조하던 자부심이 다시 한 번 ‘울트라 스텝’이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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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몇년 꼴찌 하더니 선수단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자리잡아가는듯요 nc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