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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토종주 후기 릴레이로 올리고 있는 푼짱입니다. 오늘은 3일차의 기록들입니다.
가장 지루하고 힘들었던 구간입니다. 일단 거리도 4일간의 종주 중 제일 길었고요. 날씨마저 도움을 저버린 날이었습니다.
낙단보부터 합천창녕보까지 단 한 순간도 순풍없이 오로지 역풍만 몰아쳤고요. 강정 고령보 지나서 대구 달성보까지
가는 동안 비가 내려 노면상태가 썩 좋지 못했습니다.
달성보까진 크게 헤맬 일 없이(구미보에서 칠곡보 가는 동안 잠깐의 알바) 무난했으나 달성보에서 무심사 우회길 찾는게
쉽질 않더라고요. 계속 네이버 지도 켜놓고 달렸습니다. 공도에 덤프트럭이 쌩쌩 달리는데다 비까지 내려 시야가 어두우니
매우 조심스러웠던 구간입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이날 함께 달린 많은 분들이 이 구간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더군요.
어쨌든 다람재, 무심사 모두 정상적으로 우회했고 해가 저물기 전에 합천 창녕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럭키~! ^^
무엇보다 130km가 넘는 역풍길을 로테도 거의 없이 혼자 저를 끌어준 미친맥스님께 감사한 마음 또 한번 전합니다.
그의 크고 아름다운 등이 이다지도 포근할 줄은 나는 정말 몰랐었네요. 아아아아아 진정 난 몰랐었네~
3. 국토종주 3일차 : 낙단보~구미보~칠곡보~강정 고령보~대구 달성보~합천 창녕보
(부제 : 폭주하는 미친열차에 브레이크는 없다)
새벽 5시. 6인용 게스트룸에서 조심조심 일어나 떠날 채비를 합니다. 제가 아침에 준비하는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남들보다
30~40분 일찍 일어나야 되거든요. 응아도 하고 테이핑도 하고 로션도 바르고 기타 등등. 아침 6시에 미리 차려둔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낙단보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전날 소조령~이화령 업힐에서 가루가 될뻔 했던 멘탈은 가까스로 수습이 됐습니다. 이제 창녕보까지 죽을 힘을 다해 달려서
해가 저물기 전에 숙소에 들어가야 합니다.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 늦으면 늦을수록 영 불안했으니까요. 잘 달리는 분들은 아예
창녕보 찍고 박진고개를 넘든 우회하든 남지까지 가시더라고요. 저희도 그럴려고 했으나 빗길+어두워지는 시간을 감안해
모험하지 않고 안전하게 적포삼거리에 잡아둔 숙소에서 예정대로 묵었습니다.
테이핑을 단디 했음에도 무릎이 달달달...패드크림을 발랐지만 아직 시동이 덜 걸린 탓인지 엉덩이가 욱씬거립니다. .
낙단보 가는 길에 멈춰서서 한컷 담고 갑니다. 오늘은 거리도 멀고 바쁘기땜시롱 사진을 많이 못찍을 것 같네요.
이틀새 얇고 예쁜 내 다리가 조금은 두꺼워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저만의 착각이련가요....
낙단보입니다. 이 시간에 음영이 살포시 배어들어간 낙단보 건물은 정말 멋지더군요. 밝은 한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있어요.
건물 모양도 전체 낙동강 유역의 모든 보 중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러니까 그게....화장실은 우측에 있습니다. 네...그렇습니다....ㅠㅠㅠㅠ (왜 저것만 보이는거야....;;)
여차저차해서 구미보까지 왔습니다. 이곳까지 오는데 줄기차게 역풍이 불더군요. 항속 24km/h 정도 유지하기가
벅찰 정도였습니다. 제가 끌어보려고 해도 영 버거워서 거의 전 구간을 미친맥스님 등 뒤에 두억시니처럼 붙어
달렸습니다. 편하더군요 ^^b
로드 처음 탈 때 미친맥스님이랑 라이딩 가면 항상 저보고 등 뒤에 바싹 붙으라고 윽박질렀거든요. 떨어지지 말고
최대한 붙으라고. (말이 쉽지 이사람아...ㅠㅠ)
근데 초짜가 그게 되나요? 괜히 바퀴끼리 쾅 부딪칠 것 같고 위험해보이고 그러잖아요. 근데 지금은 바퀴 하나 이상의
거리가 떨어지지 않고 촥촥 붙어서 가게 됩니다. 붙으면 붙을수록 편하다는걸 알게 됐거든요 ^^ 혼자 솔로잉할 때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안온함이랄까, 뭐 그런게 있어요 ㅎㅎ
칠곡보입니다. 구미보에서 칠곡보까지는 미친맥스님의 폭주모드가 폭발한 구간이기도 합니다.
휘몰아치는 역풍을 뚫고 쭉쭉 달려나갔는데요. 중간중간 역풍에 힘들어하는 분들도 같이 태워가는
저력을 발휘해주셨습니다.
저만치 앞에서 프로펠 타고 달리던 청년이 추월해가는 우리 뒤에 조심스레 따라붙으면서 묻더군요.
- 어디까지 가세요?
- 칠곡보요
- 같이 좀 태워주실 수 있나요?
- 그럼요. 타세요!
승객이 탑승하자 촤라라랑 아우터 걸고 미친맥스님이 폭주기관차로 대변신해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홀!" "턱!" 외치면서 셋이 칙칙폭폭 역풍을 뚫고 달려갑니다. 27~28km/h로 슝슝 달렸던 것 같아요.
가다가 저 앞에 또 에몬다 타고 달리던 언니 둘이 추월하는 우리를 보고 불러세웁니다.
- 아저씨 칠곡보 가요?
- 네 갑니다. 타시게요?
- (언니 어떡해? 타 말아? 좀 거칠거 같애) (야 지금 승차감 따질 때야? 타 빨리) 아저씨 그럼 저희 탈게요!!
저를 포함 4명의 승객을 태운 미친열차가 또다시 기어를 한단 촤라라랑 무겁게 바꾸고 달리기 시작합니다.
속도계를 보니 히엑! 순식간에 32km/h가 찍히네요. 구미보에서 구미 시내로 올라가는 갈림길까지 거의
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계속 달렸습니다. 스트라바 보니 양호동 6.8km 구간의 평속이 29.3km/h 이군요.
하지만 이렇게 애써 긁어모은 시간을 남구미대교 넘으면서 한차례 알바 뛰느라 다 까먹었네요 ㅠㅠ
주유소 아저씨가 길을 잘못 알려주시는 바람에 남구미대교를 두 번이나 왔다갔다 으허헝;;
칠곡보에서 잠시 쉬었다가 이제 또 강진 고령보까지 달릴 차례입니다. 요 구간이 30km가 넘는데 중간 보급지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칠곡보 편의점에서 행동식이랑 간단한 끼니를 미리 사서 출발했습니다. 길은 좋아요. 예쁜 강변길이라 달릴 맛 납니다.
중간에 잠깐 쉴 때 낙차해서 다리 한쪽이 죄 긁힌 분 만나서 알콜솜이랑 밴드 나눠드렸고요. 오며가며 계속 인사나눴던 분들과도
서로 파이팅을 외쳐주면서 즐겁게 달렸습니다.
30km가 조금 넘게 달리고 또 달려 도착한 강진 고령보. 이 주변에 식당이 많습니다. 칠곡보에서 끼니 놓친 분은 여기서 드시면 됩니다.
근데 강진 고령보 빠져나가는 동안 보행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이들이 수시로 길 안쪽으로 튀어나오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저희는 오는 도중 편의점에서 산 밥버거를 먹었던 터라 고령보에선 인증만 마치고 바로 또 달성보로 향했습니다.
대구 달성보입니다. 거의 도착할 떄쯤 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달성보 편의점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니
본격적으로 비바람이 들이치더군요. 간발의 차로 우중라이딩은 피했네요. 달성보에서 꽤 오래 쉬었습니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다람재, 무심사 우회길도 꼼꼼하게 다시 확인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알바는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숙명 같은...ㅠㅠ
달성보 인증센터, 편의점 벽면에 이렇게 우회로 지도가 나와있습니다. 저것만 봐선 잘 몰라요. 헷갈립니다.
저희는 아예 십이정력각 이후부터 네이버 지도 켜놓고 달렸습니다. 둘 다 가민이 아니라서 ㅎㅎ
다른건 주의할 것이 없고 다람재 타실게 아니면 달성사업소 지나서 나오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틀어
구지, 대리 방면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가시다 보면 무슨 공장지대 같은 곳을 지나고 계속 가면 제법
길고 완만한 업힐 하나 넘으면 십이정령각 있는 삼거리가 나옵니다. 거기서 다시 우회전해서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관통합니다. 계속 달리다가 커다란 교차로에서 이방 방면으로 우회전 한번 하면 이제
무심사로 가는 길이 나오고 그 길 끝에서 정식우회로로 진입해 창녕보까지 갈 수 있습니다.
십이정령각 지나서 아파트단지 통과할 때 식당, 슈퍼, 약국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여기서 사가시는게 좋아요. 숙소가 있는 적포는 허허벌판입니다.
무심사 우회로를 찾아가는 길에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합니다. 한참 맞고 달리다가 잠시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해야 했죠.
그칠 기미가 보이자마자 다시 안장 위에 얼얼한 엉덩이를 올리고 페달 밟기 시작합니다. 중간중간 공도를 타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차들이 엄청 쎄게 달리더라고요.
날씨가 맑았어도 갈 일이 없었겠지만(^^) 비를 핑계로 무심사를 우회해서 창녕보까지 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또 비가 미친듯이 퍼붓네요.
그렇게 달고 시원할 수가 없다는 무심사 물맛을 못봐서 살짝 아쉽지만, 긴 하루를 끝내고 마시는 내 물통 속 미지근한 물맛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제 숙소에 전화해서 픽업차량을 요청하고 한숨 쉽니다.
너무너무 길었던 하루. 130km를 혼자 악전고투하며 동생 끌어주느라 고생했던 미친맥스님과 캔맥주 하나 시원하게 나눠마십니다.
어차피 픽업차량 타고 숙소까지 갈거라 핸들 잡을 일이 없으니 한잔 해도 괜찮죠 ^^
적포에서는 도일장에서 묵었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뒀는데요. 이날 갑작스레 많은 양의 비가 내려서 다수의 라이더들이 원래 일정을 접고
적포에서 쉬어가기로 했나 봅니다. 적포 근처 거의 대부분의 숙소가 만실이 됐더라고요. 숙소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박진고개를 넘어
남지로 향하는 분들을 보면서 좀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그랬습니다. 박진고개는 우회로가 더 짧다고 하는데 기왕 온거 넘어가려나 봅니다.
하지만 이런 궂은 날씨에 박진고개 다운힐에서 사고날 수도 있으니 되도록 안전하게 가는 것이 좋겠죠. 뭐 판단은 본인의 몫이지만.
픽업차량을 몰고 오신 기사님께 숙소 근처 맛집을 소개해달라고 하니 삼거리식당을 알려주시더군요.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옷만 갈아입고
바로 식사하러 갔습니다. 꿀꿀이죽이 나와도 그릇까지 퍼먹을 기세였거든요. 그런데요. 그런데 있죠.....
여기 돼지두루치기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꿀맛이 있었다니!! 잔차 타는 사람들이 맛있다는 말은 믿으면 안된다지만 이거 진짜
허기져서 맛있는게 아니라 순도 100퍼센트의 리얼꿀맛입니다. 둘이 2인분 시켜서 밥 세 공기, 소주 2병 말끔하게 비웠다는 ㅠㅠ
주인아주머니도 엄청 친절하고요. 직접 담근 짱아치, 김치, 밑반찬 모두 입에 착착 붙습니다.
적포에서 묵게 되면 꼭! 삼거리식당 가셔서 돼지두루치기 드시고 가세요. 두 번 드세요!! 5월초에 왔었던 유난히 다리가 예뻤던 총각이 추천
했다고 하시면 뭐라도 하나 더 주실지도 몰라요. 제가 밥먹고 잠깐 커피마시면서 호객행위를 좀 했더니...ㅋㅋ
3일차의 기록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마지막 4일차가 남았습니다. 곧 컴백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3일차 숙소 및 식당 정보
구미보에서 나와 칠곡보로 가는 동안 마땅한 보급지가 없습니다. 남구미대교 공단방향으로 건너면 주유소가 있고 그 주유소 바로 옆에
편의점이 있어요. 거기서 카페인, 물 보충하셔야 됩니다. 간단한 자전거 용품도 판매하니 필요하면 구입하시고요.
칠곡보에서 강진 고령보까지도 허허벌판입니다. 식당은 몇 개 있는데 썩 미덥지 않고요. 되도록 칠곡보 편의점에서 끼니채우고
출발하세요. 고령보까지만 가면 식당 많습니다. 대부분 고령보에서 식사들 하시더군요.
달성보에서 창녕보까지 가는 무심사 우회로 찾기가 참 애매합니다. 미리미리 지도 보면서 코스 습득해놓으시는 편이 좋아요.
까딱하면 다람재 넘어야 하고 힘들어 죽겠는데 무심사 까마득한 입도길 업힐도 넘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무턱대고 앞사람 쫓아가지 마시고 우회로 표지판을 잘 보세요. 무심사는 정식 우회로가 표지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앞사람 꽁무니만 보고 달리다가 무심사 넘어온 분은 창녕보 도착하자마자 욕을 한바가지 하시더군요 ㅎㅎ;;
창녕보에서 일정을 끝낸 분들은 적포에서 주무셔야 됩니다. 도일장, 적교장, 강변모텔이 유명합니다. 대부분 이곳에서 주무시거든요.
만약 박진고개까지 넘고 또는 우회해서 남지까지 가시면 거기도 모텔들이 꽤 있습니다. 적포는 미리 예약 안하면 숙소 잡기가 애매해요.
최소 출발 하루 전에는 예약해서 방을 잡아놓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시설들은 다 거기서 거기 같아요. 큰 기대 안하시는게 좋을 듯.
팁 하나. 도일장에서 빨래 하면 빨래를 부엌이랑 같이 딸린 자전거 보관실에 널어두라고 하시는데요. 그러지마시고 옷걸이만 빼와서
방에 걸어두고 말리세요. 아침에 옷 가져와보니 저지랑 빕숏에 음식냄새가 아주 그냥......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도일장 사장어르신이 엄청 친절하고 좋더랍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일처리가 좀 느리고 그렇긴 한데요. 친절이 모든걸 상쇄합니다.
다른 분들 말씀들어보니 강변모텔, 적교장 모두 라이더들한테 친절하게 잘 대해주신다는 평입니다.
그리고 미리 숙소에 얘기하면 다음날 아침 창녕함안보까지 픽업차량을 수배해줍니다. 가격은 잔차 2대당 4~5만원 선입니다. 비싸요;;
되도록 4대정도 모아서 5.5만원 언더로 흥정해보세요. 공짜로 해주는 숙소는 없더랍니다. 거리가 왕복 100km 거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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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안내
적포교 도일장 ㅋ 저랑 같은 숙소 묵으셨네요 ㅎㅎ
전 원래 계획은 무심사에서 1박 해보자였는데, 다람재를 우회해서 가야지 하고 길을 찾든다는게,
합천창녕보에 도착하니 무심사도 같이 우회했더군요.; 할 수 없이 더 가보다가 적포교쯤에 있는
아무 모텔이나 들어간곳이 도일장이었습니다. 빨래도 해주시고, 정수기도 있고 방안에 생수 500짜리도 있고 좋더군요~ㅎ
무심사코스의 본 게임은 무심사를 지나 옆으로 올라가면서 시작되거든요 ㅋ
여유가 되면 무심사까지는 들려볼만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