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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 INFP 의사의 하이퍼리얼리즘 음대도전기
분류: 출판정보
이름: 뽐뿌뉴스


등록일: 2022-07-06 08:36
조회수: 108 / 추천수: 0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의사이며, 문학상을 받은 작가이며, 100회의 헌혈을 한 사람. 경주의 병원장 김민섭 씨의 바이올린 도전기다.
취미 삼아 10여 년 바이올린을 배운 후 대구가톨릭대학교 관현악과 바이올린 전공에 편입해 학사 졸업장을 취득했다.
진정한 위안과 기쁨을 얻은 2년의 시간이었다고. 그는 의술로 남을 살리고, 바이올린으로 자신을 살리는 방법을 배웠다고 고백한다.



평일 어느 저녁, 나는 오랜만에 소나타 곡을 들고 그 교수님 댁으로 어머니와 함께 갔다.
대구 서구에 있는 삼익 뉴타운이라는 아파트였는데, 거실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머리가 참 꼬불꼬불하고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남자 교수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이 분은 상당히 까다로워서 어린 학생들을 자신의 레슨 제자로 받아주지 않는데, 내가 남자라는 말을 듣고 호기심을 가졌다고 했다.
아무 것이나 한 번 쳐보라고 해서 모차르트 소나타를 쳤다.
1분도 안 되는 내 연주를 듣더니, 곡 제일 앞부분에 있는 뭐라고 쓰인 음악 기호를 보고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내가 알 리가 없었다.
지금까지 다닌 피아노 학원의 어떤 선생님들도 그런 악상 기호에 대해서 한 번도 알려준 적이 없고, 게다가 내가 먼저 질문한 적도 없었으니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모른다고 하니, 그 뜻을 알려주면서 그런데 나는 그 뜻과는 정반대로 하고 있었다면서, 역시 음악은 혼자서 하는 것은 힘드니 옆에서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르치는 교수 입장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말이고, 사실 이게 맞다.
그런데 당시 이 말은 들은 나는 속으로 무척 반항심이 일었다.
아마 사춘기여서 그랬겠지) 짧은 레슨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는 나보고 꼭 레슨을 받고 음악으로 가야겠냐고 물었다.
그 질문의 의도는 하지 말라는 뜻이었고, 그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나의 음악 인생〉 중에서


모차르트 협주곡 5번은 느리기도 하고, 빠르기도 하면서, 모차르트 특유의 밝고 경쾌한 리듬이 시종일관 계속된다.
어떡하든 1년 동안 열심히 연습해서 이 악보를 내 것으로 만들고 또 왼손 놀리는 것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그 위에 나만의 감정을 실어내는 것이 목표다.
한 주에 한 번씩 제니퍼 선생님의 레슨을 받으며 한 줄씩 한 줄씩 그렇게 진도를 나가며 연습했다.
잘 안 되는 부분도 있고 잘되는 부분도 있지만 진도는 일정하게 계속 나갔다.
레슨 첫 주에는 고작 이 정도 속도라면 충분히 잘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웬걸 시간이 흐를수록 따라가야 할 양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충분히 잘 따라가지 못해 허덕이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렇지만 진도는 그래도 계속 나간다.
물론, 진도가 나간다고 처음 했던 부분들을 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처음부터, 다시 처음부터, 그렇게 하는 것이니 앞부분을 다른 부분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연습하고 레슨 받고 하는 건데, 썩 그렇게 만족스러운 소리가 내 귀로도 들리지 않는 것은 참으로 힘든 점이었다.


〈민섭아, 너 참 잘했어〉 중에서


닥터 바이올린 | 김민섭 지음 | 북크루 | 350쪽 | 1만7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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